대한민국정부가 수립된 지 60년. 지난 역사는 수탈과 폐허와 가난 위에서 일궈낸 위대한 기적의 역사였다.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화·민주화 그리고 세계화의 주역으로 당당히 일어나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해외동포들의 공헌은 매우 컸다. 지난 광복절 경축식장에 모였던 수많은 참여인사들 중에 정부가 전 세계 해외동포 대표들을 초청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의 교민정책은 해외동포들이 모국발전에 기여한 공적에 비교하면 대단히 미약하기 짝이 없었다. 지금도 미흡한 점이 많다.

우선 예산 면에서 턱없이 부족하다. 글로벌 수준의 동포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중국과 CIS 그리고 일본지역의 민족학교 그리고 전 세계 2000여 개 한글학교를 집중적으로 지원·육성해야 한다. 민족의 100년 후를 내다보면서 민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동포정책이 실리보다는 동포애에 기초해야 한다.

또한 지난 해 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결로 재외국민들에게 투표권이 부여될 전망이다. 우리의 민족영토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것 역시 참정권행사 범위와 대상에 해외거주 영주권자를 포함하느냐 제한하느냐를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어느 것이 한민족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지를 매우 신중하게 그리고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해외동포들의 지나친 모국정치지향적인 태도가 자칫하면 해외동포를 민족자산화 하는데 방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외유태인들이 모국 이스라엘과의 유대관계를 깊게 하면서도 거주국에서의 정치력신장, 주류사회진출, 언론홍보매체 장악 등에 더욱 열을 올리는 이유를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한다.

중국 화교들이 대를 이어 현지화하면서도 상호간의 도움은 물론 모국문화 전파와 모국경제 기여에 남다른 열과 성의를 보이는 것도 우리가 참고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이제라도 해외동포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들을 선진일류국가 건설의 동반자로, 그리고 위대한 한민족웅비 시대의 주역으로 적극 포용해야 한다.

조만간 우리 눈앞에 1천만 해외동포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해외동포 관련 예산의 대폭 확충, 민족동질성교육의 강화, 고급인재들의 현지주류사회 진출 지원 등을 통해 해외동포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남의 나라 땅에 살고 있는 700만 우리 혈육과 후예들에게 모국 대한민국의 따뜻한 정(情)을 흠뻑 느끼게 하는 건국 60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