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9기 민주평통 일본 동부협의회 자문위원 위촉 및 출범회의 ⓒ 민주평통 사무처

자의반 타의반이란 말은 김종필 전 총리가 당시 문제되었던 소위 4대 의혹사건과 관련해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외유를 떠다니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사용되고 있다.

지난 6일 민주평통 일본 동부협의회 위촉장 전수식을 참관했던 필자가 이날 행사의 진행을 보고 느낀 소감은 재일민단의 평통 협의회 분위기는 자의반 타의반이라는 말이 가장 적절한 표현 일 것 같다.

우선 회의 개최 전 필자는 일부 재일민단 추천 자문위원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 중 전임 민단 집행부 간부를 역임한 A씨는 청년들과 여성 등 새로운 평통 위원을 선임하는 것도 좋지만 그로 인해 일생을 바쳐 조직과 통일 운동을 해온 분들을 배제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이해 할 수 없다며 이미 일부에서 제기되어 온 인선과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였다. 또한 현재 민단산하 단체의 단체장을 맞고 있는 B씨는 직전 통일일보의 「재일민단의 사고 정지와 무기력 : 근원은 민단중앙본부 (12월 4일, 4면) 」기사 속 실무자의 실명까지 거론한 기사를 거론하는 등 이날 행사를 둘러싼 재일민단 관계자들의 심기를 엿볼수 있었다.

출범회의를 앞두고 자문위원간의 의사소통을 위해 설치된 단체 카톡방 참석자 명단을 보면 1번 협의회장, 2번 지역부의장 그리고 8번에 민단 중앙단장의 이름이 올라있다. 그러나 이날 행사는 단장이 아닌 부단장의 축사 대독으로 진행 되었다. 축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단시설을 빌려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 ‘민단추천 자문위원들이 많이 줄었지만 앞으로 함께 잘해나가자’ 는 미사구를 던졌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현판도 떼고 사무국 역할도 넘겨줬지만 결국은 민단 장소를 빌려 회의를 진행한다는 점과 많은 민단 단원들을 배제시켰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자리로 읽혀진다.

더욱이 이날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남북평화에 대한 기조강연에 앞서 한일관계의 현상에 대해서 긴 시간을 할애하였는데 주된 내용은 일본 정치 지도자에 대한 실랄한 비판과 한국정부 결정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또한 GSOMIA를 둘러싼 문제에 있어 한국이 미국의 요청을 국익에 따라서는 거절할 수 있는 정도의 나라가 되었다는 등 소위 「한국 대국론」을 강하게 주장하였다. 필자는 사무처장의 강연을 들으며 흡사 일부 한국 정치인들의 ‘죽창론’이 연상 되기도 했다.

출범회의 후 일본 동부협의회 협의회장은 민주평통 자문위원은 의장인 대통령의 통일정책을 지지하고 그 지지 세력을 확대하는데 있으며 특히 해외자문위원은 거주 지역에서 정부의 통일 정책을 알리고 공공외교를 하는 책무를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협의회 소속 자문위원에게 감사 인사를 건냈다.

필자가 지켜 본 일본은 개인간의 관계에 있어서 경제력도 중요하지만 오랜 유대감을 특히 중요시하는 나라라고 믿는다. 그런데 과연 재일민단의 그동안의 역사와 일본에서의 역할을 축소하고 일본지역에서 어떠한 공공외교가 가능한지에 대해서 크나큰 의구심마저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