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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개발과 역사 보존 사이에서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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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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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 / 칼럼니스트

   
 

일전 고향에 갔다가 연변 역사에 의미가 짙은 유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요량으로 원 연변조선족자치주 정부 청사를 찾았다. 그런데 유감천만하게도 맘속에 애장(爱藏)했던 건물은 이미 철거되고 그 자리에 매우 으리으리한 연길시 정부 청사가 우뚝 솟은 것이다. 고향 수부의 발전을 표방하는 공공건물을 바라보며 사회의 급속한 발전 변화라는 감동이 앞서지만 고향의 극히 중요한 사회 전환의 현장이었고 연변 발자취의 새 장을 상징하는 역사부호가 운산무소(云散雾消)같이 사라졌다는 아쉬움과 유감을 떨칠 수 없었다.

이 귀중한 건축물을 철거하고 새 구조물로 대체하면서 아마 왈가왈부의 시시비비가 수없이 오갔을 것이고 최후의 취사선택 결정을 내리면서 뼈아프게 심난한 과정도 있었을 것으로 짐작이 간다. 그러나 연변조선족자치주 역사의 원천지였고 연변 발전의 지휘봉을 휘두르며 중차대한 결책을 수없이 내린 책원지었고 우리 민족 자치주의 참신한 기점이 되는 옛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연 부식으로 인한 붕괴나 불가항력적 안전 위험이나 사세부득이(事势不得已)한 원인이 아니라면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보류하고 보존해야 될 것이 아닌가! 애석한 마음이 물결처럼 일어났다. 물론 지역의 개발과 발전을 위하여 도시 건물의 끊임없는 존페신축(存废新筑)이 진행될 것은 불가피할 것이나 현대 도시의 건설에서 지역적, 역사적, 인문적 특성을 살려야만 비로소 문명사회의 수요에 부합되고 오직 그래야만 그 건설이 비로소 올바르고 참된 발전이란 철칙을 명기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개발만이 사회 발전의 수요와 법칙에 부응하는 긍정적인 변화인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볼 때 역사 문화를 완벽히 보호하고 민족 특색을 살려야만 연변을 개혁개방의 튼튼한 전초기지와 세계화 교류의 생동감 있는 활발한 지역으로 조성한다는 취지에 부합되는 것이다.

역사 문화재는 한 민족의 발전을 증명하는 문화 담체(担体)이고 그 민족문화와 민족정신의 정수를 육성하는 배양기(培养基)로서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가치는 가파르게 상승한다. 한민족의 발자취와 영혼이 깃들어 있는 유물에 대하여 우리는 엄격한 법률에 기초하여 행정적 민간적 등 수단으로 다각적인 차원에서 보호 전략을 우선 실시해야 한다. 특히 200년의 짧디 짧은 조선족 역사라는 현실을 보면 보호의 절박성이 더 매섭게 제기되어야 한다. 우리는 중화민족 수림 속의 조선족 문명이라는 차원에서 기존의 역사 유물을 최대한 보호하고 후손에게 전승해야 한다. 오늘날 조선족 문화가 중국과 세계 문명의 바다에서 무게가 날로 커지고 그 발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하는 점을 본다면 우리 민족문화의 보호는 세계 문명에 대한 기여로 봐야 한다. 이리하여 역사가 짧고 실존 량이 적은 이 문화 자원을 민족사회의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을 추진하는 동력원으로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역사 유산에 대한 보호 정도는 그 사회의 발전 수준을 반영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경제 목적을 위하여 역사 유적을 분별없이 제거하였다면 이것은 발전이 아니라 발전에 대한 역행이거나 심지어 퇴보였다는 교훈을 심각히 받아들여야 한다. 즉 개발에는 역사와 문화 보호가 시종일관되어야 하는 것이다. 오늘 조선족사회가 인구 격감, 공동체 해체, 문화 쇠락, 교육 위축이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을 때 문화재 보호는 전례 없이 절박해 지고 있다. 오늘의 이 터전은 우리의 것만이 아니고 차세대에게 넘어가야 할 유산이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보호 우선의 원칙이 무력화 된다면 원래 희소한 문화 자원이 잊혀진 기억과 어느 책더미의 기록으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역사 유산은 지역의 이미지를 급속히 높여주어 결국 경제 발전에 거대한 추동 작용을 하게 된다. 문화 자원을 홀대하는 문화 빈곤 자체는 사회 경제 발전의 상당한 제한적 요소로 작용하는 것이다. 우리는 오늘의 역사 유산은 차세대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사회적 화폭이고 민족의 미래 청사진을 실현하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문화재 보호를 외면하는 경제 개발은 결국 인간의 기본 수요를 이탈하는 것이므로 진정한 문명 발전의 목표에 위배되는 것이다.문화 유산의 가치는 무한량이고 그 가치의 증식도 무한대이다. 그러므로 민족의 끝없는 발전을 위하여 역사 유적들을 눈동자 같이 지켜가야 한다.

문화유산은 파괴되면 돌이킬 수 없는 비가역적 특성을 가진다. 그러므로 개발의 정당성을 들먹이며 불도저를 들이밀기 직전까지 나의 행위가 역사 후대에 어떤 손실을 남기지 않는가 고민해야 한다. 우리 고향민들은 자기 유적 보호가 민족사회 발전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불변칙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고향에서 고고학 연구, 박물관 및 기념관 건립, 고건축과 역사유적의 보호 사업에서 끊임없는 진보를 이룩한다는 정보가 부단히 입수되고 있다. 역사 문화 자원에 대해서 조사, 발굴, 연구, 보호 등 일체화 방침을 실시하여 새 성과를 이룩한다는 소식도 끊임없이 전해 온다. 향후에도 상황의 여하를 불구하고 시대의 전환과 발전을 상징하는 가동적 혹은 불가동적 그리고 유형적 혹은 무형적 유산에 대하여 보호한다는 철칙을 무조건 무턱대고 앞세워야 한다고 주장해도 과분하지 않다.

우리 민족은 기존의 유물을 보호하는 동시에 새로운 유산들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엄밀한 보호를 진행하면서 질적 및 양적 쌍방향 확충을 도모해야 한다. 이리하여 우리 고향이 문화부자(文化富者)의 반열에 가입하려 한다면 ‘생각만 꿀떡’인 비망(非望)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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