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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교포 이야기아름다운 우리의 교포들
문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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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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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정현 (홍익대 졸) ]

   
▲ 영화 '박치기'의 한 장면
당신은 재일교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또 해외 교포들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가슴이 저려온다. 우리나라도 이젠 반공과 독재의 시대를 넘어 민주화를 이룬 만큼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해외교포들에 대해서 알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의 재일교포 사업에 대한 기무사 사찰이 다시 부활한 점은 매우 유감스럽지만 말이다. 식민지 시절의 가슴 아픈 얼굴들, 재일교포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고 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 관심은커녕 아직도 많은 오해와 차별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가슴이 아프다.

나 역시 솔직히 고백하자면 재일교포에 대해 그다지 관심 있는 편은 아니었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일본에서 치마저고리를 입은 재일교포 여학생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얼핏 들은 것이 재일교포에 대한 이미지였다. 대학 시절에 과 동기 중에 일본에서 온 재일교포 2.5세 누나가 있었다. 이름은 정구미로 '한국, 일본 이야기'라는 만화를 연재하고 출판하여 꽤나 사회적 인지도가 생긴 동기 누나인데 사실 그때도 재일교포에 대한 별다른 관심은 없었다.

재일교포에 대한 진정한 관심이 생긴 것은 바로 일본으로 건너가서 그들이 사는 것을 직접 보고 느끼고 나서였고 그 뒤 해외교포들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재일교포에 대한 책들을 서점에서 모조리 구입해 읽고, 또 그들을 다룬 영화나 다큐들을 찾아보면서 재일교포 문제에 대해선 어느 정도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재일교포의 역사와 아직까지 그들이 받는 상처들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 특히 가장 가슴 아픈 것은 바로 그들이 조국으로 돌아와서 오히려 더 받게 되는 역차별들이다. 전에 몇몇 아는 지인들에게 재일교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넌지시 물어본 적이 있는데, 그 중에 몇몇은 재일교포란 애국심을 버리고 일본으로 간 사람들이 아니냐고 별 생각 없이 쉽게 대답하여서 정말 아연실색하고 얼굴이 새파래진 적이 있었다. 아직도 조국에서 이렇게 큰 오해를 받고 있고, 한때 조국의 기민정책으로 인한 버림까지 받았지만 끝까지 조국 한국을 잊지 못하고 사랑하는 그들 재일교포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 재일교포 2.5세 정구미의
    한국·일본 이야기
물론 난 리포트를 쓰려는 것이 아니기에 좀 가볍고 흥미로운 소재들로 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재일교포에 대한 역사적인 자료들이나 사건들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스스로 찾아서 공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굉장히 잘못하고 있는 부분이다. 적어도 학교에서 역사 교과서 혹은 사회 교과서에서 재일교포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그들이 왜 일본으로 건너가서 돌아올 수 없게 되었는지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쳐야 하는데 그동안 잘못된 반공의 역사로 인해서 우리나라 교과서에 한 번도 실리지 못하지 않았나. 꽤나 통탄할 일이다. 대체로 재일교포 1세들은 조선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강제징용으로 일본에 끌려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고 그 뒤의 2,3세들은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교포들이다. 그리고 3,4세대로 넘어올수록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느끼기 시작한다. (암튼 재일교포에 대한 역사는 책들을 구입해서 읽어보라.)

현재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교포들의 수는 200만 명 정도이다.
그리고 일본에 있는 재일교포들이 모두 커밍아웃을 하면 일본 열도는 발칵 뒤집힐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사회 각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 중에 재일교포들이 많기 때문이다. 재일 1,2세대들은 조국을 잃은 설움, 그리고 나라가 반으로 갈라진 이후의 이념의 싸움으로 인해 갖은 차별과 피해를 일본과 조국 양쪽에서 모두 받으며 힘겹게 산 듯하다. 그런 그들이 일본사회에서 유일하게 성공할 수 있는 부분들은 바로 예체능계였다. 미국의 예체능계에서 흑인들이 많은 활약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당시는 조선인이 일본 예능계로 나아간다고 하면 차별에 대한 공포에 두려워하였지만 지금은 재일교포나 한국인들이 일본 연예계에 진출한다고 하면 재일교포들이 많이 도와줄 것이라고 적극 추천한다고 하니 일본 예능계 속에 자리 잡은 재일교포들의 파워를 실로 실감할 수 있다. 일본의 홍백가합전은 재일교포들이 없으면 운영될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역사를 보면 꽤나 웃기고 아이러니한 부분들이 많다고 느낄 때가 있다. 한국인들이 가장 싫어하고 증오하는 나라 일본, 그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던 영웅들은 항상 한국인이었기 때문이다. 1945년 일본의 패전 후, 상실감에 젖어있던 일본인들의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과 희망을 준 두 명의 국민적인 영웅이 나온다. 그 두 인물이 바로 리키도산(역도산)과 미소라 히바리이다. 역도산은 우리나라에서도 설경구 주연의 영화로 개봉되어 흥행한 적이 있다. 미소라 히바리는 일본의 전설적인 가수로 여성최초로 국민영예상을 받기도 하고 그녀가 죽을 때는 일본 전 사회가 국장 분위기였다고 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재일교포로 생선가게를 운영하였다고 하고, 그녀는 죽기 전까지 아버지의 고국 한국으로 가서 공연을 하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었다고 하니 참 아이러니하다. 역도산과 미소라 히바리는 전후 일본의 영웅이 된 대표적인 재일한국인 1세대이고 그 후 재일교포들의 활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 몇 년 전에 중앙선데이 스포츠신문에서 다룬 재일교포 한국인 야구 선수들
일본 야구계의 대다수 유명 선수들 역시 재일한국인이었다고 하는데 나는 사실 야구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어서 잘 모르겠다. 대표적으로 이야기 되는 선수가 예전에 활약했던 하리모토 이사오(장훈)란 선수인데 일본프로야구계의 최고안타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선수라고 한다. 당시로 치면 지금의 이치로 같은 선수였으니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간다.

현재 야구선수들을 보면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뉴욕 양키즈의 4번 타자 마쓰이 히데키, 리틀 마쓰이 등이 모두 재일한국인이다. 마쓰이 히데키가 재일동포라는 것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리틀 마쓰이로 불리는 마쓰이 가즈오 역시 작년에 재일한국인으로 밝혀졌는데 이 사건이 꽤나 흥미로웠다. 나도 일본에 있을 적에 뉴스로 본 적이 있는데 당시 그의 조부 집에 화재가 났는데 그때 조부의 국적이 한국으로 돼 있는 여권 서류가 발견되면서 언론에 알려진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최근의 WBC대회에 일본 5번 타자로 참가한 오가사와라 역시 북한국적을 가졌다가 일본으로 귀화한 재일동포이다. 그의 경우는 일본대표팀의 전력강화를 위해서 그 복잡한 귀화절차가 다 생략되고 이틀 만에 국적이 바뀌었다고 한다. 재일동포 2세 김성근 감독은 일본클럽의 감독을 맡을 당시 재일교포들로만 구성된 가상의 라인업 팀을 짜본 적이 있는데 이 정도면 세계 최강팀이라며 감탄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문학계에서는 소설 'go'로 나오키 문학상을 수상한 가네시로 가즈키, 격투기 쪽에서는 재일교포 최초로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추성훈 등등의 재일교포들이 있다. 축구 쪽에서는 나카타와 이나모토 준이치가 재일한국인이라고 하고 음악 쪽에서는 엑스재팬의 요시키가 북한국적의 재일동포라고 일본 지인에게 들은 적이 있다. 연예계에도 재일동포는 굉장히 많은데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마츠다 료헤이, 그리고 전설적인 배우였던 그의 아버지 마츠다 유우사쿠, 조폭누님 와다 아키코, 다운타운의 하마다 등이 모두 재일동포이다.

아무튼 하려던 이야기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재일교포 출신의 유명인사들 나열은 그만하겠다.
네이버에 치거나 좀 조사해보면 알겠지만 정말 너무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들 대다수는 일본사회의 차별을 두려워하기도 하고 소속사의 강요에 의해서 재일교포 출신을 감춰왔으나 최근에는 한류의 열풍으로 재일한국인 출신을 밝히는 연예인들도 많이 늘었다고 하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비주얼가수 미야비가 있고...(자신의 성이 이소룡과 같은 이씨라서 꽤 기뻤다고 한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한국인의 핏줄이 잘나서 일본의 유명인 중에 재일동포가 많다는 것이 아닌, 그들이 수많은 차별로 인해서 예체능 쪽으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자신들의 출신을 감출 수밖에 없었던 현실 그리고 그 차별을 이겨내기 위해서 힘겹게 싸워 이긴 동포들의 삶이다. 나 역시 젊었을 때 한때는 한국의 이런 훌륭한 인재들을 일본에 빼앗기는 것이 분해서 극우적인 생각을 한 적도 있곤 했다.

가령 스포츠 쪽에서는 프리미어 리그의 최초의 한국인 진출자는 맨유의 박지성이 아닌 아스날의 이나모토 준이치였지만, 불행했던 식민지 시절 강제징용의 재일교포 이주 역사로 인해서 일본인의 이름을 가진 인물이 먼저 진출했다고 서술하는 식의 생각들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꽤나 유치한 생각이지만 말이다. 암튼 우리나라 사람들이 대표적으로 욕하는 또 다른 교포들이 중국의 조선족인데 우린 왜 그들이 중국에서 중국인 행색을 낼 수밖에 없는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가 볼 때 조선족들은 최대한 현명하게 행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우리들은 해외동포들, 특히 재일교포에 대해서는 애국심을 버렸다, 반쪽바리다 뭐다 하면서 욕할 자격이 없다. 대한민국이 그들을 버렸다는 사실을 안다면 말이다.

이번에 박재범 사건으로도 교포 문제에 대해 다시 많은 생각을 했는데 나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이 조국으로부터 버림을 받았어도 당신은 조국을 끝까지 사랑할 수 있냐고 말이다. 재일교포들은 그랬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가 누구를 욕해야 하는 건가. 여담으로 90년대까지 재일교포들 중에 북한국적이 많았던 가장 큰 이유 역시 남한에서는 재일교포들에 대한 기민정책을 펼쳤지만 북조선에서는 그들을 최대한 지원해주고 수많은 교포학교들을 지어주며 민족적 자긍심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 재일교포 2세 손정의 softbank 사장
내가 가장 존경하는 재일교포로 손정의가 있다. 손정의야 워낙 유명한 인물이니 모두 알 것이다. 직원 3명으로 softbank 회사를 차려서 현재 일본 최고의 부자가 된 재일교포이자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와 함께 인터넷계의 삼대 인물로 뽑히는 인물이다. 재산이 7조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이 사람의 귀화과정이 감동적이다. (귀화과정이 감동적이라는 어감 또한 웃기지만.) 바쁜 사업 등의 일로 일본을 입출국할 때마다 비자갱신 등의 복잡한 서류 문제들로 인해 일본으로 귀화를 하는데, 끝까지 자신의 한국 성을 지키고 싶었던 그는 일본 아내의 성을 손으로 바꾸고 일본세관으로 가서 일본 성에 손이라는 성이 하나라도 있으면 자신의 일본 성을 손으로 바꿔달라고 하여 손 마사요시로 귀화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재일교포가 일본최고의 부자가 된 것이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 결국 일본에 좋은 일 아니냐 하며 많은 비판들을 하는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를 보면 그렇지도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물론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미국-이스라엘의 경우와는 다르지만 미국의 수많은 주요자리들을 차지하고 있는 유태인들에 의해서 이스라엘이 얼마나 많은 보호와 국익들을 챙기고 있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이 IMF가 터졌을 때, 그리고 88올핌픽이나 2002월드컵을 열 때 재일교포 사회의 막대한 자금들이 후원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은 거의 모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재일교포들의 어마어마한 자금들이 필요할 때만 일본으로 달려가서 당신들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고 생색을 내던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모두 반성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재일교포들에게 잘했다면, 일본 파칭코 사업을 이끄는 재일교포들의 수많은 돈이 북조선 대신 우리나라에 투자되었을 것이다. 김대중이 당선되고 나서 과학기술부가 생겨난 것은 손정의의 강력한 추천 때문이었고 손정의의 많은 투자로 인해서 우리나라의 인프라 기반이 탄탄해지기도 하지 않았나. 교포들이 잘되면 우리도 잘되는 것이다.

또 한명 언급하고 싶은 존경하는 재일교포가 있는데 바로 쿠와타 케이스케이다.
쿠와타는 일본인들이 지금까지 30년 동안 가장 사랑하는 밴드 Southern All Stars의 리더이자 보컬이다. Southern All Stars는 일본에서 영국의 queen같은 존재이고 쿠와타 또한 퀸의 프레디 머큐리 같은 존재이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예술인협회의 고문이었다고 한다. 쿠와타는 간간이 한국에 대한 사랑을 드러낸 적이 있는데 결혼식을 앞두고 난데없이 결혼은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하여 주위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하고, 90년대 초에 일본에서 아직 한국이란 나라가 어디에 붙어있는지조차 모르는 시절에 love korea라는 노래를 작곡하여 부르기도 하며, 임진강이나 아리랑 역시 공개 석상에서 여러 번 부른 적이 있다.

특히 러브 코리아라는 가사가 매우 애절하고 슬픈데 이건 재일교포가 아닌 이상 작사할 수가 없는 가사라고 생각한다. 아버지도 우셨던 언젠가의 러브코리아 또는 한글로도 읽히는 성모 마리아라는 가사 등은 꽤나 당시의 재일교포 사회상을 암시하는 가사라고 느껴졌다. 쿠와타가 러브 코리아를 부른 것은 우리나라로 치면 서태지가 공중방송에 나와서 러브 재팬 혹은 러브 차이나를 부른 격이다.

이런 일들이 일본연예계에서 적지 않게 일어나고 그럴 때마다 일본 사회는 긴장한다. 일본 연예계에서의 재일교포 출신 발언은 불문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일교포 출신들은 그들의 한국출신을 암시하는 요소들을 몰래 드러내기도 하고 일본 성을 사용할 때도 한국의 성으로 쓰인 한문을 집어넣어서 혼용하기도 한다. 솔직히 쿠와타 정도의 위치에 오르면 재일교포 출신을 밝히고 싶어도 밝히지 못할 것 같다...

   
▲ 일본의 방송에서 love korea를 부르는
    재일교포 3세 쿠와타 케이스케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에서 재일교포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존재한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에는 그렇게 그리워하던 고국으로 돌아와서 한국말을 배워보려 하던 재일교포들을 빨갱이들이라고 잡아 족치고 고문하고 쫒아냈고 지금의 철없는 아이들은 애국심 없는 반쪽바리들이라고 차별한다. 한국인인데 왜 한국말을 못하냐며 차별한다. 우리는 일본의 조총련은 모두 빨갱이들이라는 말도 안 되는 반공교육을 받고만 자랐지 그들이 같은 조선인들이라는 것은 배울 수 없는 시대를 살았다 (일본의 교포 중에는 아직도 무국적, 조선 국적으로 남아있는 교포들이 적지 않게 있다.).

난 주위 친구들을 볼 때마다 재일동포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제발 좀 잘해주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우리가 우리 형제들한테 오히려 차별을 해대고 잘해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위안을 얻는단 말인가. 일본에서 한류의 열풍이 터지고 한국의 이미지가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재일교포에 대한 일본인들의 이중적인 시선은 여전하다. 한국이 좋다고 유학 온 일본인들과 얘기 해봐도 알겠지만 재일교포 이야기가 나오면 그들의 얼굴이 순간 일그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일본 어학교를 다닐 때 일본 선생님과 재일교포 이야기가 나오다가 손정의 이야기를 하며 자랑스러워하자 얼굴이 살짝 일그러지는 이중적인 표정을 보이는데 그들의 차별이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일본에서 숱한 차별을 받으며 조국을 그리워하며 오늘도 힘겹게 살아가는 재일교포들에게 우리가 또 다른 차별을 가해서야 될 말인가.

통일이나 교포 인권 문제에서나 난 우리나라 대한민국 인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다. 우리나라 인간들은 모두 잘못은 다른 곳에 있고 자신들은 항상 정당하다고 이야기한다. 가장 못나고 가장 변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나라이고 우리들이라는 것은 절대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우리나라가 하나의 국가로 통일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먼저 대한민국, 우리 자신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나로 합쳐질 일은 없다는 것을 좀 심각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그것이 독일이 대한민국은 통일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비웃는 이유 중 하나이다. 스스로는 변할 생각을 안 하면서 단지 남들이 변하기만을 기대하는 개한민국의 모습인 것이다.

앞으로는 누가 뭐래도 동아시아의 시대이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도쿄대 교수가 된 강익중의 책들을 보면서 공감을 한 부분들이 많았다. 앞으로 한국은 새로운 세기로 접어들면서 무엇보다도 교포들의 활약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시 될 것이다. 재일동포, 재중동포 혹은 재미동포들이야말로 한국이 새로운 시대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가장 효율적인 로드맵과 비전을 보여줄 존재들이다. 또한 교포들이야말로 대한민국 안의 케케묵은 국수적인 애국심이 아닌, 무엇이 나라를 위한 진정한 애국인지 알고 몸소 실천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경고 하나 하자면 교포들에 대한 실없고 철없는 차별들이 계속 되는 한 우리나라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속된말로 정대세나 이충성 같은 재일교포 축구선수들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한국이 아닌 북조선의 국적을 취득했는지 한번이라도 생각하고 반성해본 적은 있나. 그 못사는 북조선에서도 같은 민족, 형제들을 감싸 안을 때 도대체 대한민국은 우리의 교포들에게 무엇을 한 게 있나. 대한민국에는 배부른 돼지들이 너무 많이 살고 있다.

엄밀히 말한다면 이명박 역시 재일교포 출신의 대통령이라고 해야 정확할 것이다. 이제 반공시대는 끝났다. 재일교포 출신의 인물이 대통령이 되는 시대이다. 내가 희망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으로 탈북 하는 많은 북한 주민들, 즉 새터민들 역시 한국 사회에서 일본의 재일교포들이 일본에서 자리를 잡았던 것처럼 기반을 닦고 닦아서 사회 주요 계층 곳곳에 진출하는 것이다. 연예계에도 북한 출신의 유명인이나 아이돌 가수가 나타날 수도 있고 스포츠나 정치 재계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북한 출신의 인물이 대통령이 될 날도 머지않아서 오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럴 때 우리나라, 우리 민족은 더욱 단단해지고 하나가 되어 통일에 가까워질 것이다. 한 민족끼리의 불신과 증오는 이제 그만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또 한 번쯤 무엇이 교포들을 조국에 실망하게 만들었는지 스스로 반성해보고 교포들에 대해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보자.

난 이런 대한민국의 현실에 굴하지 않고 조국에 대한 사랑을 계속 품으며 한국의 발전과 브랜드 이미지를 위해서 쉴 새 없이 노력하는 우리의 교포들을 볼 때 숙연해지는 마음이 든다. 재미교포들 역시 한국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안다면 그들의 3,4세 자식들이 설령 어렸을 적 한때 한국을 비방하거나 그래도 “니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쉽게 뻔뻔하게 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좀 많이 성숙해지고 변할 필요가 있다.

박치기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부르던 노래 임진강이 떠오른다. 월북시인 박세영이 남쪽 땅을 그리워하며 작곡한 임진강. 하루빨리 통일이 되서 해외의 모든 교포들과 함께 행복해하고 나라를 잃었던 많은 교포들이 통일 한국으로, 자신들의 고국으로 자유롭게 돌아오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임진강 (작곡 박세영, 노래-임형주)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물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임진강 하늘높이 무지개 서는 날 옛 친구 들판에서 내 이름 부를 때
메마른 고향모습 추억 속에 사라져도 임진강 흐름을 가르지는 못하리라
임진강 맑은 물은 흘러 흘러내리고 물새들 자유로이 넘나들며 날건만
내 고향 남쪽 땅 가고파도 못가니 임진강 흐름아 원한 싣고 흐르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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