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홍구 / 법무법인 안민 사무국장 ‧ 본지 회장

한국은 이슈가 많은 나라다. 현재는 코로나19의 확산 때문에 수많은 보도자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제 곧 도래될 4월 총선을 앞두고서 여야간의 다양한 이슈들이 스크린을 장식하고 있다. 언론의 힘이 막강한 이 나라에는 그 언론들에 동조를 하거나 반대를 하거나, 또는 나름대로 자기 주장을 펼치고 있는 시민들의 참여하에 더욱 복잡한 언론 플레이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현재 한국은 SNS나 유티뷰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시민 참여도 높기에 우리 동포들의 눈에는 정말 “하루도 잠 잘새가 없는 이상한 나라”로 비칠 것이다.

문제는 가끔 안 좋은 이슈가 터질 때면 항상 그 중심에 중국동포들이 혐오의 대상으로 낙인 찍히게 돼 있다는 현실이다.

최근에 영화 ‘청년경찰’을 상영을 하자 영등포구 대림동은 단번에 대한민국에서 ‘범죄의 소굴’처럼 부정적으로 알려졌었다. 그 전에의 예를 봐도 그랬다. 조선족 살인사건이 터질 때면 한국 언론들이 집중 폭격에 나서서 내국인들로 하여금 중국동포들이 마치 “가슴에 칼을 품고 다니는 무시무시한 존재”와 같은 뉘앙스를 풍기며 언론 플레이들을 했었다.

이번에도 코로나19가 사태가 터지자 이번에도 언론들이 가만있지 않았다. 먼저 대림동을 취재하며 중국동포집거지들을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를 했고, 마치 조선족들이 중국을 오가며 ‘슈퍼전파자’가 된 것처럼 보도를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선족 코로나19 확진자는 불과 몇 나타나지 않았다.

대구 경북지역 코로나19 감염 상태를 보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터졌겠는가를 짐작할 수가 있다.

내국인들이 코로나19를 극복해 가는 과정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집회를 하지 말고 종교행사를 하지 말고 모이지 말라고 하면 기어코 그 반대로 행하는 일부 종교단체와 시민들을 보면서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점에서 중국동포들은 방역에 철저히 임해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문제도 있다. 여기서 특별히 지적하고 싶은 것은 ‘조선족 혐오’ 발언에 대한 대처방법의 문제이다. 지난해 9월초 탈북 출신 ‘한송이’가 유트뷰를 통해 조선족을 비하하는 동영상을 올렸었는데 일부 조선족들은 광화문 “동아일보”앞에서 소위 “조선족 차별, 혐오 반대” 시위를 강행했었다. 많은 조선족 단체장들이 시위 자제를 외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는 잘못하면 내국인들의 눈에 북한출신 자와 조선족 간의 내홍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에 절대 바람직한 시위가 아니었다고 본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자 요즘 유트뷰에는 ‘조선족 혐오’ 발언으로 플레이하는 동영상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이제 SNS나 그런 동영상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을 동포들도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 동포들이 그런 것 하나하나에 대응하고 떠들고 언론플레이를 한다면 결국 어떤 국면이 벌어지겠는가를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카톡이나 위챗으로 그런 동영상을 퍼나르다 보면 제작자의 클릭수나 올려줘서 돈만 벌게 하고, 또 스스로의 이미지도 깎아내리는 부작용이 더 많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그런 부작용을 알면서도 기어코 자신이 마치 동포사회의 대변인 것처럼 나서는 인물들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더 엄중한 것은, 그런 개인성향을 대표하는 동영상에 대해 마치 모든 한국인이, 또는 한국 사회가 그러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고 있기에 그런 것들이 금방 중국의 위챗 등을 통해 현지 중국동포사회나 중국인들에게 급속히 전해진다는 점이다. 그러게 되면 결국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 또는 한국과 중국 사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조선족 혐오’에 대한 개인 성향의 플레이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자세를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조선족 혐오’ 현상에 착실히 대응을 하고자 하면 나는 무엇보다 우리 동포사회가 단단히 뭉쳐서 주류 매체나 주류 사회에서 발생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인권위를 통한 제소나, 주류 언론매체 등을 통해 가끔씩 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마음이 좀 불편하겠지만, 그런데 자지굴레한 사사건건에 너무 괘념하지 말고 스스로 좋은 이미지를 착실히 가꾸어 나간다면 한국사회는 기필코 우리 동포들을 따뜻이 포용하리라는 것을 믿어주었으면 좋겠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우리 동포단체장들도 이제는 생각의 방향을 틀 필요가 있다. 우선 동포들의 노동환경이나 자녀교육문제, 또는 생활복지 같은 실효성이 있는 정책 제정 등에 더 중심을 두고 여야 정치인들과 얼굴을 맞대고 대안을 제시하면 어떻겠냐 싶다. 또 중국동포 언론인이나 학식이 있는 지식인들을 통해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전문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우리 동포들의 권익향상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