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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베트남의 한인상권 “외환위기 때보다 힘들다”
배한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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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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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베트남의 한인상권이 뿌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영세 소상공인들은 물론, 대다수 한국기업들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고 있다. 특히 식당, 숙박업 등을 중심으로 지난 2월 이후로 매출이 절반 이상 감소한 곳이 대부분이다.

호치민시 빈탄군에 있던 한국식당 한 곳은 얼마 전 휴업을 결정했다. 평소 베트남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맛집으로 통하던 곳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손님이 거의 오지 않았다. 베트남인들은 물론, 한국인 입국 제한으로 여행객들까지 줄어들어 설상가상이 됐다. 식당 주인 A씨는 “처음에는 직원을 줄이며 어떻게든 운영해봤지만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결국 식당은 셔터를 내리고 휴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월 5000달러에 달하는 임대료는 그대로 나가고 있어 A씨의 고민은 크다.

호치민시 최대의 한인 밀집 상권 지역인 푸미흥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한인이 운영하는 호텔 몇 곳은 문을 닫았다. 다른 대다수 업종 관계자들은 외환위기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KBIZ 푸미흥 소상공인지회 이재근 회장은 “베트남인들이 어지간해서는 푸미흥에 오지 않는 것 같다. 코로나19가 처음 중국 우한에서 퍼졌을 때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호치민시 5군 상권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그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식당의 경우, 소규모 식당보다 대형 식당들이 더 힘들다.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운영비 및 인건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푸미흥에서 대형 한식당 ‘백년’을 운영하는 문경효 대표는 “매출이 절반까지 감소했고, 어쩔 수 없이 감원도 했다. 하지만 임대료 조정이 없다보니 운영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 및 유통업계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호치민시에서 영업 중인 한국계 물류회사 관계자는 “한국-베트남간 수출, 수입이 모두 줄어들어 일이 없을 정도”라고 밝혔다.

한국식품 수입업을 하는 B씨는 “급하게 수입해야 하는 경우 화물기로 들어와야 하는데 하늘길이 막혀있어 일정 잡는 일도 어렵고 부킹도 잘 안된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이 특수 상황이긴 하지만 거래처와 관계가 모두 끊겨 생계까지 곤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피현상까지 겹치며 설상가상

문제는 베트남에서 ‘코리아’라는 이미지가 영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후 베트남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한국 기피 현상이 퍼졌다. 불과 얼마 전까지 불었던 한류 열풍은 무색해 졌다. 여기에 일부 언론들의 부적절한 보도까지 겹치며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주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피해 규모는 작다고 할 수 없다. 어렵게 쌓아온 ‘메이드인코리아’의 가치가 모두 사라져 버릴 위기”라며 “현지인을 상대로 하는 한국 마케팅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며 이를 다시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며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한인상권을 되살릴 뾰족한 대책은 많지 않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게 전부다.

다만 일부 한국 회사들은 온라인 및 모바일을 활용한 배송 서비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에 집밖으로 잘 나가지 않고 집에서 주문하는 트랜드가 자리 잡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군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교민 C씨는 “매장을 찾는 손님은 줄었지만 배달 주문은 30% 정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실제로 매장 운영을 중단한 일부 식당들은 배달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도 있다. 유통업의 경우에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 한국 회사들의 어려움을 듣고 임대료를 감면해준 일부 베트남 임차인들의 이야기는 한인사회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호치민시 7군 힘람 신도시에서 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 회사에 따르면, 건물을 임대해주고 있는 힘람그룹 자회사 Vietopia가 임대료 30%를 감면해 줬다. 이밖에도 푸미흥의 몇몇 점포 임차인들이 한국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임대료를 줄여주는 사례가 속속 들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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