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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교의 '코로나19' 글로벌 이니셔티브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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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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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호 /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임상 치료 경험 공유와 방역 당국 협력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 첫 행보가 지난 13일 국장급 '한중 방역협력 대화' 화상회의였다. 20일엔 한ㆍ중ㆍ일 외교장관 화상회의가 열렸으며 26일 문 대통령이 제안한 주요 20개국(G20) 특별화상정상회의가 개최될 예정이다. 그동안 '사면초가'였던 한국 외교가 이번 글로벌 방역 논의를 주도함으로써 양자ㆍ다자 외교적으로 여러 유의미한 성과를 낼 듯하다.

먼저 한중 양국 차원에서 북핵 외 협력의 영역을 넓힐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는 가운데 한중 양국의 방역 모델은 국제사회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중국 모델은 강력한 통제와 격리이고 한국 모델은 대규모 신속 검사, 투명한 정보 제공 및 사회적 거리두기다.

한ㆍ중ㆍ일 3국 차원에서 협력의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이다. 일본은 처음엔 소극적이었으나 지난 17일 '한ㆍ중ㆍ일 외교부 국장 협의'에 참여했다. 3국 모두 공전의 전염병이라 초동 대처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제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됐다.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한ㆍ중ㆍ일 정상회의 때 3국 관계의 회복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G20 차원에서 비전통 안보 협력 필요성의 공감대가 확산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로 전 세계 1만8000명 이상 사망자가 나왔는데 웬만한 현대 전쟁의 사상자 수보다 많다. 전염병, 기후 변화 같은 초국경 재난ㆍ재해 사안에 효율적으로, 통합적으로 상시ㆍ수시 대응할 수 있는 공동 협력 체계 논의의 시작점이 될 것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G20 공동선언문은 명칭이 무엇이든 코리아 이니셔티브로 기록될 것이다. 중국도 코로나19 외교 행보에 적극적이다. 인류 운명 공동체의 한 축으로서 인류 방역 공동체나 '일대일로(一帶一路ㆍ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참여 국가들과 방역 실크로드를 건설할 의지와 여력이 있다. 그러나 용이하지 않다. 미국을 위시한 서방 국가들의 반감과 경계심 때문이다. 이에 비해 한국 모델은 국제사회의 호응도가 높다. 미국과 이란도 한국의 지원을 요청했다. 한국은 미ㆍ중을 포함해 G20과 개발도상국 모두로부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국은 국제사회적 거리두기 아닌 좁히기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무엇보다 한국 외교는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자국 이익만 우선하는 추세임에도 글로벌 이타주의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은 현재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매력 외교를 실행하고 있다. 뒷북 외교가 아닌 선제적 외교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근 전화 통화에서는 처음으로 북핵이 주요 이슈가 아니었다. 국제사회가 원인 모를 전염병 공포에 빠졌을 때 빠져나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코로나19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은 G20 회의 제안 배경 설명에서 "우리의 감염병 대응 방법을 공유하는 것과 함께 더 근본적으로는 각국의 경제 회생과 위기 관리를 위한 국제 공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反)세계화' 같은 또 다른 의미의 전염병은 국제사회에 더 위협적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우려되지만 고립주의의 팬데믹도 우려된다. 이 때문에 기업인 등 필수적 인적 이동을 허용하자는 제안은 세계경제 회생에 꼭 필요한 조치로 환영받을 만하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G20 회의에서 세계화ㆍ개방화라는 국제 질서의 가치와 미래가 여전히 중시된다면 또 다른 '전염병'을 치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번 성과에 따라 현 정부의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외교도 나름 지구 공동체에 기여했다고 평가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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