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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폐렴 전염병상황과 속죄양
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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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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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호 / 절강대학 한국연구소

   
 

며칠전에 필자는 호북성이 봉쇄를 해제한 첫날 5000만 호북 사람들이 울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바이러스가 사라지고 있지만 편견이 사라지지 않아 외지로 향한 호북적사람들이 곳곳에서 차별대우를 받고 기피당하고 있는 서러운 사연들이었다. 하지만 이는 호북사람들만이 당하고 있는 일이 아니다.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신종코로나폐렴 전염병상황으로 인하여 우리는 수많은 사회현상들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있다. 한쪽으로는 “무한 힘내라, 중국 힘내라”는 응원소리를 듣고 방호물자 기부 등 감동적인 장면들을 목격하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심각한 기피, 차별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인 기피 현상,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심각한 기피, 차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신종코로나폐렴 발생국가에 대한 오명도 요즘 연일 관심사가 되고 있다. 신종코로나폐렴 발생국가에 대한 오명화 그리고 바이러스 유행지역 출신 사람들에 대한 기피, 차별 현상은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감과 타자에 대한 경직된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이번 신종코로나폐렴 전염병상황으로 인하여 처음 생겨난 현상이 아니다. 인류사회는 자연재해와 전염병 등 극복하기 어려운 재난이 들이닥칠 때마다 본인의 사회집단에 속하지 않는 타자를 속죄양으로서 악마화하여 배척 내지 징벌함으로서 재난을 극복하려 하였다. 즉 속죄양을 희생시킴으로서 본인이 속한 군체를 보호하려고 한다.

극단적인 실예가 1923년에 발생한 일본 관동대지진후 조선인 대학살이다. 1923년 9월 1일,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역에 진도 7.9급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하여 사망자, 행방불명자가 14만명, 이재민 340만명에 달하는 엄청난 재난이 발생하였다. 재난의 혼란과 사회 불안 속에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킨다’, ‘조선인이 방화하였다’, ‘우물에 조선인이 독을 넣었다’는 등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난무하면서 조선인과 조선인으로 의심받았던 중국인이나 일본인까지도 학살당하는 비극이 발생하였다. 6천명 이상이 유언비어에 의하여 일본 자경단에 학살당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 대만의 역사학자인 왕명가(王明珂)는 독약 고양이와 속죄양이라는 테마로 진행한 강좌에서 역사적으로 마을마다 보편적으로 존재하였던 챵족(羌族)사회의 독약 고양이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챵족 마을마다 독약 고양이가 존재하는데 마을에 어떤 부녀가 정기적으로 밤에 독약 고양이로 변신하여 사람고기를 먹는 등 끔찍한 나쁜 짓을 한다는 이야기들이다. 마을의 약소한 변두리에 위치한 부녀들이 늘 악의 상징인 독약 고양이로 지목되었다고 한다. 마을에 불상사가 일어날 때마다 이는 독약 고양이의 소행이라고 지목되어왔다고 한다. 전통적인 챵족사회에서는 불안정성과 외부로부터의 위협이 늘 존재하였다고 한다. 독약 고양이 사회현상의 존재는 사람들이 외부로부터 오는 위기와 공포심을 극복하고 마을 구성원들의 응집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이는 유럽 중세기 여성 무당에 대한 박해를 비롯하여 인류사회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현상으로 외계의 ‘악마’의 침입이 ‘우리’의 순결과 단결을 파괴하였으므로 ‘우리’가 집단적 폭력으로 이러한 공포를 없애고 하나의 사회집단을 응집시킨다는 것이다.

신종코로나폐렴이 무서운 전파력과 사망률로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인류사회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러한 공포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지켜내기 위하여 신종코로나폐렴 유행지역 출신 타자에 대한 공공연한 기시와 사회적인 박해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이러한 기시는 왕명가가 말한 사회집단이란 범주도 타파하여 보다 미시적인 자기 주변 가족 범주로 축소되고 있다. 즉 아무리 친한 친척, 지인이라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연관성이 고려될 때 무조선 기피와 기시의 대상이 되어버려 극단적으로는 아파트단지에서의 퇴출까지 강요하는 것이다.

미지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는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극성을 부릴 때 외출 자체를 꺼리게 되었고 돌아오면 열심히 소독하곤 하였다. 하지만 타자에 대한 지나친 기피와 차별은 우리가 꼭 극복해나가야 할 과제이다. 바이러스 발생국가에 대한 오명화와 바이러스 유행지역 출신자에 대한 차별현상은 바이러스 접촉자를 감추는 등 바이러스 확산에 부채질 할 수 있다. 자아중심주의 시각에서 타자에 대한 오명화와 기피는 사회적 배려를 저해하고 위기처리에 저해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자칫하면 지역주의와 민족주의, 공포주의로 번져나갈 위험이 있다. 근래에 유행하고 있는 자국중심주의와 민족주의강화 현상은 이미 인류사회 발전에 붉은 신호등을 켜고 있다. 이번 신종코로나폐렴 전염병 상황으로 인하여 더욱 심해지지 않을까 필자는 우려하고 있다.

2020년 3월24일에 진행된 도쿄대학 2020년 졸업식에서 고노카미 학장은 신종코로나폐렴의 세계적 확산에 대하여 근년에 자국제일 주장이 눈에 뜨이지만 한정된 지역의 이해관계에만 향한 행동이 얼마나 무력한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지적하였다. 의학원 학생대표 발언으로 무한출신 중국유학생이 선정되어 국가와 지역을 단절하고 의학을 논할 수 없다고 하였다. 지당한 지적들이다. 신종코로나폐렴 전염병상황 극복을 위하여 국가와 지역을 초월한 인류운명공동체의 협력과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과학적 인식과 환자에 대한 배려로부터 시작하여 신종코로나폐렴 발생국가에 대한 오명화와 지역출신 기피현상을 극복하여 보다 문명적이고 성숙된 사회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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