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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미 대사 사임설 이면…인종차별적 시각 되돌아봐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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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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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 정치부 기자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사임설 보도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해리스 대사가 한국에서 일하면서 ‘좌절감’을 느꼈다고 말한 것이 논란을 불렀다.

사실 해리스 대사가 2018년 7월 부임한 이후 좌절감을 느낀 쪽은 한국민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는 공개적으로 수차례 방위비 분담금의 무리한 인상을 압박했고, 대통령이 신년 구상으로 피력한 남북 협력사업을 두고는 “제재를 촉발할 수 있다(trigger sanctions)”고 말했다. 외교관답지 않은 그의 직설적인 언행은 한국민을 당황시켰고, 한·미관계에도 불필요한 긴장을 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해리스 대사의 사임설 보도에서 한국 사회가 돌아봐야 할 부분도 분명 있다. 해리스 대사는 콧수염이나 일본계라는 배경을 지목해 비난하는 국내 일각의 시선이 견디기 힘들었다고 심적 부담을 토로했다고 한다. 여당 중진 송영길 의원은 지난 1월 방송에 나와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말한 적도 있다.

해리스 대사를 향한 비판 여론의 상당수는 대사 자신의 말에서 비롯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혈통이나 출신을 문제 삼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 정부는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로이터통신은 다섯 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해리스 대사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까지 한국에 머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가 정말로 한국을 떠난다면 재임 기간 그의 공과(功過)가 냉정하게 평가받기를 바란다. 그가 한국의 차별적 시선에 밀려난 희생자 이미지를 얻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해리스 대사의 여러 발언이 도마에 올랐던 까닭은 주재국을 배려하기보다 일방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설파하는 듯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 풍조’로 내달린 미국의 현주소를 충실히 반영한 인물이었다. 역사가 해리스 대사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게 하려면, 한국 사회도 인종적 배경을 이유로 온당하지 못한 비판을 가하는 일은 거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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