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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엽서에서 나를 만나다
정음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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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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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선 / 연변대학 사회학부 부교수

   
 

내가 한 지인으로부터 위챗으로 매일 아침엽서를 받아온지도 벌써 일년 반이 넘는다. 토요일인 오늘도 그분한테서 “좋은 아침입니다! 다시 오지 않는 소중한 오늘 행복하게 보내세요”라는 아침엽서를 기쁘게 받아보았다. 그러나 일년 반전에 나는 아침엽서를 몇번 받아보고는 마음속에서 ‘이상하다, 그분이 왜 나한테 매일 아침엽서를 보내지?’ 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마음속의 의문을 풀게 되였다. 나는 그 지인분이 나뿐만 아니라 내 주위의 많은 분들에게도 똑같이 아침엽서를 보내드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지인분이 아침엽서를 모멘트에 올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위챗 친구들에게 1대1로 보내주었기에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나만 받는 아침엽서로 간주되어 더 소중한 마음으로 읽어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같이 정성 담아 아침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을 견지해간다는 것이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닌데 그 분이 매일 해내고 있는 것에 대해 받는 우리의 입장에서 놀랍고 감탄하게 된다. 신종코로나페렴 전염병 상황발생 이후, 개인 커뮤니티 내에서 아침엽서를 주고받는 지인들이 늘어나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아침엽서는 대개 화려한 색상의 꽃을 밑바탕으로 한 디자인을 선호하고 있으며 그 위에 “좋은 아침”, “행복한 아침”, “상쾌한 아침”, “월요일 아침”, “3월의 첫 아침”, “꽃피는 4월의 첫 아침”등으로 시작한다.

“좋은 아침!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셋째도 건강, 오래오래 함께 해요.”

“좋은 아침! 따뜻한 마음으로 동행하는 길엔 나눔이 있고 행복이 있습니다. 인생은 우리가 함께 하는 여행입니다. 늘 건강과 사랑이 함께 하시길!!!”

“행복한 아침! 이왕에 사는 거 폼 나게 살아요, 언제 봐도 당신이 짱이야. 폼 나게 사는 지름길은 건강입니다. 늘 건강하세요.”

“상쾌한 아침! 희망과 꿈, 사랑과 행복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평화롭고 복된 멋진 날 되세요…”

아침엽서는 주로 건강과 행복, 사랑을 기원하는 밝은 메시지를 전해준다. 지인으로부터 매일 받는 아침엽서가 나에게 그토록 인상 깊게 남는 것은 그전에 경험해 본 적이 없는 기분 좋은 체험이기 때문이리라. 우리 민족은 일반적으로 새해를 맞으며 서로 덕담을 주고받거나, 결혼식 날 같은 특수한 기념일에 웃어른으로부터 미래가 밝기를 바라는 덕담을 듣는 등 덕담 문화는 있지만 매일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는 의식을 치르는 문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매일 아침 5시 경, 동북 변강의 날이 밝을 무렵에 건강, 행복, 사랑을 기원하는 예쁜 아침엽서를 받아 읽고 나면 마음속으로 저도 모르게 오늘 하루를 건강하게, 즐겁게, 의미 있게 보내야겠다는 의식을 갖게 된다.

건강, 행복, 사랑, 쾌락 등 사회의 보편적 가치는 우리가 매일을 살면서 마음으로, 언어로, 행동으로 손수 만들어가야 하는 것들이다. 평소에는 집과 직장 사이를 오가면서 늘 시간에 쫓기듯 살아오던 직장인들이, 지난 2개월 동안 신종코로나페렴 방역기간에 공간이동이 없이 집에만 폭 박혀 지내면서 마음의 여유, 시간적 여유를 찾게 되어 그동안 보고 들은 건강비결을 하나하나 실천해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를 전승할 수 있는 가장 주요한 방법은 사람이 갖고 있는 자체 면역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음식, 운동을 통한 건강 챙기기에 심혈을 몰 붓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다. 필자도 집안 청소를 구석구석 하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 저녁이면 더운 물에 발을 담가 몸을 덥혀주는 것, 생강대추홍탕 차를 만들어 마셔 몸의 습기를 빼는 것 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내 몸 건강을 챙기려고 노력해보았다.

개인의 건강과 행복은 가정의 건강과 행복과 갈라놓을 수 없다. 이번 신종코로나 전염병상황 발생 초기, 사람들은 이번 전염병상황이 결속되면 우리 사회에 임산부가 늘어날 것과 이혼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은 적이 있다. 사실 2018년에 우리나라 이혼율은 이미 38%에 달하였고 중경시, 료녕성, 길림성, 천진시, 흑룡강성의 이혼/결혼 비율은 50%를 넘어 전국에서 앞자리를 차지했으며 상해시와 북경시의 이혼/결혼 비율은 48%에 달하여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사회학자들이 놀랍게 이야기한 것처럼 “중국가정이 신속히 붕괴되고 혼인이 종결”되는 현상이 초래되었다. 당사자들이 혼인의 질이 낮다고 판단하여 이혼을 하고 재혼을 통해 혼인의 질을 높이려 한다면 그것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사람들은 혼인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사실 “말하는 방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즉 상대방의 약점만 골라 말하여 칼보다 더 상대방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하기 방식보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이해하고 배려하는 말로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말하기 방식이 부부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고 혼인이 행복하다고 느껴지게 한다고 한다. 말하기 방식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정서조절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정서에는 아주 화난 상태로부터 평온한 상태까지 약 4단계가 있는데 이 4단계의 정서를 잘 조절하여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라야 행복한 혼인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한다.

연길시에 소재한 《연변가정교육문화원》은 2003년에 설립된 민간사회조직으로서 지난 16년 동안 ‘행복한 가정과 건강한 사회 만들기’를 조직의 목표로 삼고 ‘어머니행복학교’, ‘부부행복학교’, ‘가정해부학학교’등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온 전문교육기관이다. 이 문화원에서 교육받은 수료생은 5000여명에 달하고 연변의 많은 가정들이 교육을 통해 행복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수료생 대부분이 여성이고 남성의 교육 참여율이 낮은 편이다. 중국의 2016년도-2017년도 이혼안건에서 73.4%는 아내가 먼저 이혼을 제기한다는 통계수치로 볼 때, 행복한 가정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남편들이 더 애써 배우고 노력을 할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 아픔을 겪고 있는 와중에 한국사회에서는 n방 사건이 터지고 우리나라에서는 대도시 모 상장회사의 법률을 전공한 고위직 간부가 미성년 양딸을 4년 동안 성폭행 했다는 혐의를 받는 사건이 불거져서 사회적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공안국에서는 조사조를 조직하여 조사 결과를 제때에 사회에 공포하겠다는 통보를 냈다. 미성년자를 보호하는 것은 문명사회와 법치사회의 최저선이다. 그런데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사건은 근절은 커녕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범죄혐의자들은 보통 문화수준이 높고 가정에서 훌륭한 아들이거나 아빠, 직장의 훌륭한 직원이기도 하다. 이들은 이중인격자로서 양의 가죽을 쓴 승냥이들이다. 미성년자 성폭력 사건의 발생은 사실 가해자와 피해자 두 가정 모두에게 큰 타격을 주는 범죄사건이다.

과연 우리는 건강한 사회를 무엇으로 진단하고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 이번 신종코로나페렴 전염병발생상황을 온 국민이 일심이 되어 통제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의 최저선을 넘어서는 미성년자 성폭력 범죄사건도 국민의 힘으로 철저하게 밀어붙여 철저한 조사결과를 얻어내고, 범죄자 처벌법을 완성해가고 성폭력방지 예방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한 다양한 조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생활은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라는 말이 있다. 행복을 얻으려면 넒은 마음으로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오는 많은 번뇌, 불쾌한 감정들은 치유하고 포용해야 한다. 매일 아침 5시경 내 핸드폰으로 어김없이 날아드는 아침엽서는 인생선배인 지인들이 나한테 내가 이 세상을 이 만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수많은 고마운 사람들과 사랑하는 순간들 덕분이라는 것을 깨우쳐주면서 내가 넓은 마음을 갖도록 격려하는 것만 같아 참으로 고맙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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