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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비 수천만원 내고 온라인 강의 듣는 학생들잇따르는 외국계 국제학교 학부모들 수업료 환불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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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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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구 / 기자

   
 

많은 한인 교민과 주재원들은 베트남의 외국계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 다수의 외국계 국제학교 연간 학비는 2만~3만달러(USD) 수준으로 한국 대학교 등록금의 서너 배에 해당한다.

이런 비싼 학비를 부담하면서 자녀를 외국계 국제학교에 보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자녀의 영어실력 향상을 바라거나, 서구의 선진 교육 환경을 선호해 부담을 감수한다. 물론 한국국제학교의 부족한 수용능력 탓에 ‘울며 겨자 먹기’로 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외국계 국제학교들이 비싼 학비만큼의 효율성을 가졌는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제학교 학부모들의 답답함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수천만원의 학비를 내면서 아이들은 고작 집에서 온라인 수업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장점 사라진 국제학교들의 온라인 수업

외국계 국제학교의 장점은 여러가지다. 세계 각국에서 온 친구들과의 교류와 세계화 체험, 창의성을 높여주는 각종 액티비티(activity) 등이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든 학교가 ‘셧다운’되면서 이런 활동이 불가능해 졌다.

각 학교들은 부랴부랴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수업과는 질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호치민시 7군의 한 외국계 국제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A씨는 “학교장이 완벽한 온라인수업이라며 자화자찬하기에 한 번 자세히 지켜봤는데, 한국 EBS 강의보다 못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 등 기존 온라인 수업의 문제점도 그대로 안고 있었다. 특히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온라인 수업의 효과는 더 낮아진다. 국제학교 1학년생을 둔 학부모는 “강의는 형식적이고 숙제만 잔뜩 내주는 식이다. 결국 숙제는 엄마들이 다 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 입장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학사일정을 아예 중단할 수 없으니 온라인 수업 외에는 다른 선택지는 없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팬데믹으로 인해 새로운 시스템을 준비할 시간도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왜 온라인 수업을 하는가’가 아니다.

이어지는 학비 환불 요구

최근 호치민시 호주국제학교(AIS Saigon) 학부모 300여명은 시 교육부에 탄원서를 제출해 중재를 요청했다. 출석 없이 정상적인 수업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수업료 100%를 청구한 것에 대한 항의였다.

AIS는 지난 4월초, 학부모들에게 메일을 보내 스쿨버스비, 급식비, 방과후 활동비 등에 대한 조정을 약속하고, 5월 15일까지 학비를 전액 납부할 경우, 3%를 감면해 주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학교 측은 다시 유치원 20%, 초등학교 12%, 중고등학교 5%의 수업료(2월3일~4월20일 기간분)를 환불해 주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50~70% 가량의 환불과 다음 학기 학비 인하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다른 외국계 국제학교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학교 측은 처음에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은 스쿨버스비와 급식비 등 당연히 돌려줘야 할 비용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일부 학교는 여기에 해마다 인상하는 학비의 동결을 제시했다.

수업료 인하는 ‘찔끔’

학부모들의 동요가 나타난 이후에야 일부 학교 사이에서 수업료의 인하안이 나오기 시작했다. 호치민시 미국국제학교(ISHCMC)는 셧다운 기간 동안 15~25%의 수업료를 다음 학기 수업료로 이월해 주겠다는 안을 내놨다. 호치민시 남사이공국제학교(SSIS)도 수업료 일부를 할인해 주겠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치민시 르네상스국제학교(RISS)는 내부적으로 학비 인하 방침을 정하고 조만간 학부모들에게 이를 공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제학교들이 제시한 인하 안에 만족하는 학부모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 전, 학생들에게 발원지 중국을 쏙 빼놓고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국가를 묻는 퀴즈를 내 논란이 됐던 호치민시 영국국제학교(BIS) 학부모들도 WhatsApp을 통한 단체 청원에 나섰다. 그러나 학교는 다음 학기 학비 동결과 액티비티 비용 환불을 제외한 수업료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의 잇따른 환불 청원에 국제학교들도 할 말은 있다. 한 외국계 국제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님들의 입장은 이해하고 있다. 다만 셧다운 기간에도 교사들에 대한 인건비와 온라인 수업 시스템 확충을 비롯한 기본적인 운영비는 그대로 나가고 있어 우리도 어려움이 많다”고 항변했다.

물론 학교 셧다운과 부실한 온라인 수업을 국제학교 탓으로 돌릴 수 없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전 세계, 온 사회가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학교들이 자신들의 피해만 부각시키는 것은 공동체 의식을 가르쳐야 하는 교육기관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라 할 수 없다. 세계적 석학들은 ‘지금은 이익을 챙기기 보다는 아픔을 나눠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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