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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의혹이 한국 사회에 던진 과제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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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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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창수 /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으로 시작된 윤미향 의혹 사건은 우리 사회의 성역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과거 몇 차례 윤미향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기억연대 전신)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누구 하나 제대로 파헤치지 못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시민단체나 활동가의 행동이 지나치더라도 반성과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을 탓해야 한다`는 정서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윤미향과 정의연대에 대한 이용수 할머니의 문제 제기는 그동안 쉬쉬했던 의혹이 현실화된 것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우선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 중심주의` 실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최근 윤미향 사건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는 것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의 폭로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피해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정부 당국이나 시민단체조차 진상 규명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피해자 중심주의`는 실종되었다. 심지어 이용수 할머니에 대해 나쁜 소문을 퍼뜨리거나 윤미향과 정의연대를 비판하는 것을 친일로 몰고 가는 분위기조차 있다. 도덕적 우위를 전제로 일본에 정당한 비판과 요구를 해 온 한국으로서는 피해자의 인권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피해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한국사회 모습이야말로 일본 제국주의 비판에 도덕적 정당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응원의 박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미향 개인의 의혹은 물론 정의연대의 문제점까지 철저하게 검증하는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대일 외교의 취약성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최근 윤미향 사건을 계기로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교섭 내용을 알렸는지에 대한 공방이 재현되고 있다. 진실 공방은 차치하더라도 정대협이라는 시민단체가 대일정책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윤미향의 의향에 따라 정부 간 교섭의 성패에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것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 당시 정부 당국은 대일 강경론자인 정대협의 기세에 눌려 위안부 피해자들과의 소통마저 정작 진행할 수 없었다. 맨커 올슨의 주장대로 조직되지 않은 다수의 피해자보다 목소리 큰 소수의 조직자가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하더라도 정부 당국이 피해자와의 소통을 게을리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면할 수 없지만, 권력으로 남아 있는 시민단체의 잘잘못도 검증해 보아야 한다.

셋째, 이용수 할머니의 피맺힌 호소는 위안부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 위안부 문제는 2011년 헌법재판소가 `국가의 부작위 위헌 결정(국가가 분쟁해결절차의 이행이라는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을 내면서 정부가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생겼다. 이명박정부는 독도를 방문했고, 박근혜정부는 무리하게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를 했다.

문재인정부는 2015년 위안부 합의에 불만을 표시해 `화해치유재단`을 해체하면서도 위안부 해결을 위한 외교적 재교섭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 정부의 이 방침은 2011년 헌재의 위헌 결정을 도외시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윤미향이 위안부 문제의 상징성으로 국회의원이 되는, 납득할 수 없는 결말이 맺어졌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일본의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도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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