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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젊은이들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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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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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성 / 논설위원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면서 나타나고 있는 두드러진 현상 가운데 하나는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주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 주의 경우 15세에서 34세 사이 연령층의 코로나19 환자가 전체 케이스의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6월 세 번째 주에만도 이 연령대에서 8,000명 이상의 신규 환자가 발생했다. 반면 55~64세 사이 신규 환자는 2,000명이었다.

젊은이들 사이에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나이 든 사람들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젊고 건강한 사람들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되지 않으며 설사 감염된다 해도 죽을병은 아니라는 믿음이 퍼져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추세가 보여주듯 젊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 여기는 건 완전히 잘못된 믿음이다.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나이에 관계없이 비슷한 비율로 감염된다.

다만 젊은 환자들의 사망률이 나이 든 사람들보다 훨씬 낮은 것은 사실이다. 금년 2월부터 현재까지의 코로나19 사망자 연령별 비율을 보면 15~24세는 0.121%, 25~34세는 0.676%, 35~44세는 1.722%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85세 이상은 전체 사망자 가운데 무려 33.322%, 그리고 75~84세는 26.640%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일부 젊은이들은 정부와 보건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방종에 가까운 행태를 보였다. 모임 자제령을 무시한 채 같이 모여서 파티하고 클럽과 술집을 제집처럼 마구 드나들었다. 젊은이들의 이런 행태에 언론과 사회학자들은 “기성세대의 고도한 통제에 대한 반발”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병들어가는 자본주의의 모순 속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태에 놓인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심지어 SNS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베이비부머 세대를 제거해준다는 뜻의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 부르며 조롱한 젊은이들도 있었다. 그나마 강력한 봉쇄조치가 내려진 시기에는 조금 잦아드는듯하더니 단계적으로 봉쇄가 풀리면서 젊은이들의 활동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젊은이들이 코로나19에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느냐가 너무나도 중요한 이유는 다양한 연령층이 서로 긴밀하게 얽힌 채 상호접촉을 하며 굴러가는 사회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젊은이들의 무감각 혹은 근거 없는 자신감은 그들만의 희생과 비용지불로 끝나지 않는다. 젊은 코로나19 감염자들의 급증은 필연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위험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초래하게 돼있다.

전문가들이 밝혀냈듯 코로나바이러스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 초기 감염상태에서 가장 전파력이 높다. 그래서 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과 접촉하며 넓은 범위를 이동할 가능성이 높은 젊은 감염자들을 경계해야하는 것이다. “코로나19와의 싸움을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자유분방한 젊은이들”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와 젊은 세대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이런 지적은 크게 틀리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기성세대에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 들여다보고 따지는 것은 지금 시급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세대 간의 연대’라는 거창한 구호는 들먹이지 않더라도 세대 간의 존중과 배려가 필요한 시기임은 분명해 보인다. 오클라호마시티 데이빗 홀트 시장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젊은이들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품 속에서 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들이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자녀와 손자손녀들이라는 사실만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

건강을 자신하는 것은 좋지만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심초사하며 가슴 졸이는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사회적으로 권장되는 안전수칙을 잘 따라주는 것이 구성원으로서의 예의다. 게다가 젊고 건강하다고 해서 코로나바이러스 사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난 2월1일부터 6월 중순까지 4개월 반 동안 미국에서 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한 15~24세는 125명, 25~34세는 699명, 35~44세는 1,780명에 달한다. 고령층보다는 훨씬 적지만 이들을 합한 2,604명은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젊을수록 죽음은 자신과 상관없는 얘기라고 여기기 쉽다. 하지만 죽음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도둑처럼 닥칠 수 있다. 이것만 기억해도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은 물론 자신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철없는 행동은 자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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