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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식과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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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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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 한미헤리티지소사이어티 회장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8살에 미국으로 온 유발레빈이라는 사람이 2014년 37세의 나이에 위대한 논쟁(‘The Great Debate’)라는 책을 발간했는데, 2016년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다. 원서의 제목은 ‘위대한 논쟁: 에드먼드 버크, 토마스 페인, 그리고 좌파와 우파의 탄생’이라고 했는데 한국어로 번역될 때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진보와 보수의 탄생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그가 두사람을 들어 미국인들의 정치적 사고의 토대가 되는 보수와 진보의 기본틀을 밝혀내는 노력이 놀라웠고, 더욱 놀라운 것은 이민자의 신분으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미국정치의 근원을 파헤치는 시도를 했다는 것이다.

유대계 미국인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정치평론와 언론에 관계되는 인사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벤자민 스피로(Benjamin Spiro)는 약관도 안되는 17세의 나이에 미국내 최연소 정치 칼럼리스트에 등재되고, 질 에이브람슨(Jill Abramson)은 여성으로 뉴욕타임스의 편집장으로 활약했고, 서독에서 태어나 부모의 손을 잡고 이민 온 볼프 블리처(Wolf Blitzer)는 CNN 수석앵커로 일하며 많은 유대인들에게 길을 열어준다. 뉴욕시장을 역임했던 마이클 블룸버그도 경제전문 언론사를 운영하는 등, 수많은 유대인들이 이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정치분석과 시사문제들에 잣대를 들이댈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의 철학적 바탕이 단단해야 하는데 유대인들에게 그러한 특징이 있는 것은 몇가지 이유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로, 자신들의 역사와 철학이 분명하기 때문에 다른 역사와 철학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 둘째로 국제적으로 오랫동안 유랑하며 생존과 관련하여 그 나라의 정세와 현황을 잘 파악할 수 있는 경험, 셋째, 세상을 큰 그림으로 때론 작은 그림으로 그리며 그것들을 자신들의 사상의 틀에 넣어 비교하고 분석하는 습관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그들의 국제관은 비교적 유동적이며 현실적이다. 러시아에 살던 유대인들이 추방되어 미국으로 왔어도 러시아를 대놓고 나무라지 않고,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철저하게 증오하지만 독일 국민들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고 있다. 일단 부정적인 관점을 멀리하는 것은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야기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고, 이는 객관적인 정책 분석과 공정한 시사전달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계 유대인들의 삶을 우리가 답습할 필요는 없지만, 그들이 미국 땅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가 미국에서 자녀들을 키울 때 아이들이 어떠한 인물들로 이 땅을 살아가게 해야 하는지, 어떠한 역할을 하며 살 것이고, 그 후손의 후손들이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부모로서 고민을 한다. 당장은 물질적인 안정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인 유산을 어떻게 남길 것인가는 더 중요한 일이 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정체성을 강조하고, 한국어와 문화를 전하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얼과 정신이 살아나는 역사를 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애석한 일이다. 기존의 역사책은 사실의 기술과 그 시대의 시대상이 편린으로 기술되어 전체 역사를 통하여 이어지는 사상의 흐름을 정리하지 못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인의 얼을 없애려한 조선사편수회가 작성한 조선역사가 해방 후 강단에서 계속 이어져왔다는 것이다.

민족사학자들의 노력으로 홍익인간의 사상이 동학으로 3.1운동으로 이어져온 국통의 맥이 재확인되고 있다. 배달국의 홍익인간 사상이 단군의 고조선, 삼국, 고려, 조선과 동학, 삼일운동과 독립운동, 대한민국으로, 그리고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에게 이어져갈 수 있도록 이민 1세들이 스스로 교육하고 이를 후손들에게 전해야 후대들에게 직무유기의 세대로 지적되지 아니할 것이라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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