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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홀로코스트 이해하기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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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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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 ‘국경을 초월하는 수다’ 저자·독일 베를린자유대 박사

   
▲ 2014년 1월27일 독일 나치 정권의 유대인 대학살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국제 홀로코스트 기념일을 맞아 독일 베를린의 연방하원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가우크(왼쪽) 당시 독일 대통령과 메르켈(사진 뒤쪽) 총리 등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었던 러시아 작가 다닐 그라닌(가운데)과 함께 하원에 도착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인들은 독일이라는 나라를 참 좋아한다. 2차 대전 후 독일이 이룩한 경제발전을 한국의 모델로 삼았을 뿐 아니라, 우리의 간호사와 광부들을 받아들여 삶의 터전을 제공해 준 것에 고마움도 느낀다. 장인정신으로 만들어진다는 독일 자동차 등은 품질이 보장된 듯했고, 그들의 복지정책은 우리가 사회문제를 논의할 때 본보기가 되었다. 하물며 같은 분단국가였던, 그리고 통일을 먼저 이룩한 독일은 우리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는 나라인 것이다.

그런데 다른 서양국가 사람들은 독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골적인 적대심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미국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독일인이 단골 악당으로 등장하고, 미국 내 독일인들(German-Americans)이 최대 단일민족그룹(biggest single ethnic group)이라지만 독일어도 안 쓰고 조용히 산다고 한다(The Economist, 2015. 2. 7). 사람들이 독일을 싫어 하고 독일인들이 뿌리를 숨기는 이유는 바로 독일의 과거 때문이고 그 최고봉에는 홀로코스트(Holocaust)가 자리 잡고 있다.

홀로코스트의 원인이 반유대주의(Antisemitism)라고 하는 것은 너무 단순한 논리적인 비약이다. 반유대주의는 과거 기독교인들의 유대교에 대한 반감이었는데, 19세기에 와서는 인종주의와 결부되었다. 특히 독일에서는 1차 대전 패배 후 나치들이 유대인들을 희생양으로 삼기 시작했다. 홀로코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은, 1) 나치들의 유태인 증오가 어떻게 학살이라는 실제 정부 정책으로 되었으며, 2) 히틀러의 역할은 무엇인가이다. 히틀러가 홀로코스트를 지시했다는 기록이 없는 상황에서 두 가지의 연구 부류가 있어 왔다.

‘의도주의자(intentionalist)’들은 홀로코스트가 히틀러의 의도와 지시로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구조주의자(structuralist)’들은 나치의 정부 조직 속에서 경쟁적으로 극단적 정책을 추구하다가 그 상승작용으로 홀로코스트가 생겨났다고 본다. 이 둘을 종합하여 홀로코스트를 이해해 보자면, 히틀러의 유태인 증오가 극단적 정책을 추구하게 하는 무대와 사후 승인을 제공해 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2차 대전이 한창인 1942년 1월 베를린 교외 반제(Wannsee)에서 회의가 열리고, 같은 해 봄에 아우슈비츠 등의 수용소가 세워진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큰 죄의식을 느끼고, 정부 차원의 사과와 보상정책도 끊임없다. 독일인들과의 대화에서 그런 주제들은 엄청난 치부를 건드리는 것으로 되도록 꺼내서는 안 된다. 또한 공공장소에서 나치의 상징(swastika) 등을 보여주는 것은 불법이고, 관광객들이 재미로 나치식 인사를 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한다. 독일의 과거에 대한 교육은 철저히 이루어지고 그 장소가 학교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유대인 박물관 등).

최근 독일정부의 관대한 난민정책으로 극우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의 나치 과거와 홀로코스트의 교훈은 단지 독일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가르침인 것이다. 인간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인간은 단지 동물이 아닌, 동물보다도 더 잔인한 짐승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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