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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원장의 재난관리 리더십과 남북협력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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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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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홍 /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올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태풍·홍수 등 재난대응에 올인하고 있다. 연초 ‘정면돌파전’을 선언하고 자력갱생을 통해 공세적으로 대북제재 국면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구상이 뜻밖의 재난으로 차질을 빚으면서 국정운영에 위기를 맞고 있다. 사실 김 위원장은 작년 연말 신년사를 대신한 당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재난 위기 상황을 예견했는지도 모른다. 동 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난 극복을 강조하는 가운데 ‘보건과 환경 개선 및 자연재해에 대비할 것’을 특별히 지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최근 김 위원장은 재난위기 대응에서 몇 가지 특징적 모습을 보여준다.

첫째는, 과거 선대들과 달리 본인이 직접 나서 상황을 주도한다는 점이다. 2월28일 코로나19 관련 정치국 확대회의를 시작으로 9월8일 군사위원회에 이르기까지 8개월간 당 최고지도기구 회의를 9차례나 개최하면서 대책을 독려하고 있다.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하고 현장에서 정무국 회의를 개최해 책임자를 문책하기도 한다. 그만큼 상황이 위중하다는 방증일 수도 있으나, 현장을 중시하고 사안을 직접 챙기는 통치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다.

둘째는, 신속한 초동 조치와 고강도 대책이다.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중국과 국경을 맞댄 14개국 중 가장 먼저 국경을 폐쇄했다. 태풍 ‘바비’ 상륙 직전인 8월25일 정치국 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해 대비책을 구체적으로 지시했으며, 전염병 유입을 우려해 대외지원도 허용치 말 것을 강조했다. 사상 처음으로 지방 수해복구를 위해 평양시 ‘수도 당원사단’ 수십만 명을 동원했다.

세 번째 특징은 재난관리에 있어 중장기적 계획과 시스템에 의한 대응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지난해 김 위원장의 지시로 ‘중장기 국가재해위험감소전략’을 수립했는데, 2030년까지 재해로 인한 사망률을 대폭 삭감한다는 목표 하에 다양한 대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기상자료 데이터베이스와 네트워크 구축 및 장비의 과학화·현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적극적 행보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염병과 재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현실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이로 볼 때 북한이 내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하게 될 ‘국가경제발전5개년계획’에는 전염병과 재난 등 새로운 안보적 위협에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전염병과 자연재해 및 재난은 그 특성상 북한이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필요하며, 특히 국경을 맞댄 남북 간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동서독이 통일 전 전염병과 재난 대응 공동협력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한 사례와 같이 우리도 인간의 생명과 안전 문제에는 정치·군사적 상황과 무관하게 조건 없이 협력해야 한다. 상호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고 신속한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중장기 협력방안을 수립하는 일이야말로 지금 남북 간에 가장 필요하고 또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김정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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