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0.21 수 18:38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본국지논단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조선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10.06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최재천 / 이화여대 석좌교수·사회생물학

   
 

드디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그동안 의학계의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얼마 전 첫 TV 토론에서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성실한 마스크 착용을 조롱하더니 드디어 감염되고 말았다.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선거운동에도 차질이 불가피하고 국정 운영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현직 대통령이자 대선 후보로서 그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정말 참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서양인이 마스크 쓰기를 꺼리는 경향을 두고 너무 쉽게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들먹인다. 동양인은 상대방 눈에서 감정을 읽어내는 데 반해 서양인은 주로 입 모양을 본다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의료용 마스크를 처음 발명하고 사용한 곳은 동양이 아니라 서양이다.

올해 7월 4일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1861년 파스퇴르가 공기 중에 박테리아가 떠다닌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 1897년 폴란드의 의사 미쿨리치(Johann Mikulicz)와 프랑스의 버거(Paul Berger)가 처음으로 코와 입을 천으로 가린 채 환자를 대하기 시작했다. 1863~1969년에 찍은 미국과 유럽의 수술실 사진을 분석해보니 1935년부터는 의료진 모두 일상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독감 때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반인도 마스크를 쓰고 생활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생각이 바뀐 것일까? 나는 2001년 9‧11 사건이 촉발한 이슬람 혐오가 의식 변화에 크게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눈만 내놓고 얼굴 상당 부분을 가리는 이슬람 풍속이 불행하게도 의료용 마스크 착용과 겹치며 코로나19 방역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듯싶다. 9‧11 사건의 여파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깊고 강력할지 모른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 110-888 서울시 종로구 종로 19 B동 1118호 (종로1가, 르메이에르종로타운)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 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유정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