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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토버 서프라이즈와 한국 경제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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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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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현 / 산업부장

지구촌 판세 흔든 트럼프 확진
각 분야 위험요소 관리할 필요
위기, 기회로 바꾼 우리의 경험
‘옥토버 미러클’로 거듭날 수도

   
 

10월 들어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놀라움)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이 표현은 예상과 다른 데서 돌출했다. 국내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애초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표현이 언급됐다. 정작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세계 최강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이었다.

옥토버 서프라이즈 용어는 대선을 즈음해 4년마다 미국에서 자주 소환된다. 대선을 코앞에 둔 10월쯤 돌발변수 등으로 판이 흔들릴 경우를 빗댄 말이다. 4년 전에도 그랬다. 당시 10월 말 연방수사국(FBI)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선 판도는 흔들렸다. 트럼프는 대세론을 뚫고 대선 당일 지구촌에 서프라이즈를 선사했다. 집권당 민주당은 두고두고 FBI의 역할과 개입에 불만을 표시했다.

올해 서프라이즈의 주인공 트럼프는 매시간 단위로 세계 뉴스를 장식했다. 그의 양성 판정과 외출, 백악관 복귀의 곡예는 일단 나흘 동안 혼란스럽게 진행됐다. 어쩌면 많은 사람이 몇 년 뒤에 2020년 추석 연휴의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코로나19와 트럼프 확진을 꼽지 않을까 싶다. 우리만 하더라도 국내 보수 세력의 광화문 집회 방침과 정부의 원천 차단, 코로나19와 비대면 차례보다도 기억은 강렬할 수 있다.

트럼프발 서프라이즈는 미국 대선은 물론 지구촌 판세를 흔들었다. 당장 미·중 갈등 파고에 놓인 중국은 사태 이후 미국의 ‘중국 때리기’ 강도가 거세질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의 대중 강경노선 굉음은 고스란히 한반도 상공에 울리게 된다.

한국의 정치와 경제를 향한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뉴욕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주식시장은 요동을 쳤다. 한국은 추석 연휴여서 매서운 충격파에서 벗어나 있었다. 급등락은 피했다.

다행이었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지금은 트럼프가 퇴원했지만, 향후 상황이 악화할 수도 있다. 이후 점차 원기를 회복해 일어나서 대선 판도를 순식간에 바꿀 수도 있다. 그동안 경험했던 이전의 서프라이즈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로서는 그저 놀라서 흠칫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정치·외교·경제 등 각 분야의 위험 요소를 치밀하게 예측하고 관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에만 이 상황을 맡길 수도 없다. 우리에게는 코로나19 사태 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는 기업과 국민이 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기업들은 초유의 사태에 노련하게 대응하고 있다. 자체의 위기 극복뿐만 아니라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삼성과 LG, 현대차 등은 기업의 연수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했다. 바이오기업들은 코로나19 종식을 향한 미증유의 역사를 경험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의료진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구성원 다수도 방역과 경제살리기의 ‘제로섬 게임’을 펼치는 정부의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참으로 훌륭한 국민들이다. 동참만 한 게 아니다. 적극적으로 산업계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동학개미가 대표적이다. 미국의 로빈후드, 일본의 닌자개미, 중국의 청양부추처럼 동학개미들은 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동학개미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시야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기업들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병원에서 퇴원 방침을 천명한 당일에도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도전에 응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령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에서 8월까지 미국 시장 점유율을 8.9%로 늘리며 9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했다.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기업들도 있다. ‘제2반도체’로 불리는 세계 전기차 시장을 주도해 온 ‘K배터리 아성’이 중국과 유럽 업체의 추격에 노출됐다는 소식도 들렸다. 어려움이 클 것이다.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경험이다. 거센 도전에 응전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 말이다. 여기에다가 국민들 사이엔 과학적 합리성과 새로운 기업관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상상해 본다. 2020년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어느 순간 ‘옥토버 미러클’(10월의 기적)로 거듭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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