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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빚의 역습에 대비하라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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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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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 산업부장 겸 지식부장(부국장)

빚으로 버텨온 한국경제
금융경색, 증시·내수붕괴
연말께 한꺼번에 닥칠수도
퍼펙트스톰 대비해야

   
 

"요즘 달라진 건 돈 빌리기가 확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연말도 아닌데 다들 난리네요."

모 대기업 협력업체 대표가 전하는 요즘 분위기다. 그는 임계점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했다.

주식시장에 `강아지 이론`이란 게 있다. 산책을 나간 강아지는 주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뛰어놀지만 주인 곁을 떠나지는 못한다. 강아지 목에 줄이 매달려 있다면 더욱 그렇다. 주인이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강아지는 주가이고, 주인은 시장의 펀더멘털(경제기초체력)이다. 사실 `강아지 이론`은 증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거시경제도 마찬가지다. 펀더멘털의 뒷받침이 없는 미봉책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지금 한국 경제의 온도는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을까.

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와 항공, 정유 등 일부 업종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체감경기는 딴판이다. `코로나 쇼크`를 남의 일로 여기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공무원, 대기업 종사자를 비롯한 고정급 근로자들이 대표적이다. 회사 수익이 줄었어도 월급을 깎았다는 얘기는 거의 없다. 대규모 구조조정도 마찬가지다. 한국 경제의 주동력인 수출이 죽을 쑤고 있고, 내수시장이 붕괴 수준의 위기를 맞으며, 청년 실업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지만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는 사람들이다.

필자는 펀터멘털과 체감경기가 따로 놀게 된 핵심 원인이 `빚`이라고 본다. 정부, 기업, 가계·개인 할 것 없이 모두 빚을 늘려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빚이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 관련 통계는 차고 넘친다. 며칠 전 야당 국회의원은 국가, 가계, 기업이 진 빚을 합하면 5000조원에 육박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부채규모와 증가속도 모두 불길하지만 더 심각한 건 빚의 질(質)이다. 빚도 자산이란 말이 있지만 그건 생산적인 경제활동에 쓰여 부가가치가 발생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냥 써서 없어지는 빚은 경제를 망치는 `나쁜 빚`일 따름이다.

한국 경제는 이런 `나쁜 빚`으로 그럴싸하게 포장돼왔다. 코로나발(發) 경제위기뿐만 아니라 기존에 안고 있던 정책실패, 구조조정 지연 등의 부작용을 빚으로 틀어막아 왔다. 정부는 국채를 찍고, 기업은 회사채나 은행대출을 얻고, 가계·개인은 하다못해 마이너스 통장으로 빚을 내 버티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당연히 한계가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올겨울이 고비가 될 것이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금융사의 건전성 강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를 내년 3월 말까지 연장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은행 등 금융사가 내년 3월 말까지 넋 놓고 기다려줄 거라고 믿는다면 너무 순진하다. 어차피 올 금융경색이라면 내년 3월 이전이 될 것이다.

둘째, 내수 붕괴 가속화다. 빚으로 간신히 버텨왔던 자영업자들이 집단적으로 몰락할 수 있다. 애시당초 100만~200만원 재난지원금으로 때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더 이상 빚 내기가 어려워지면 달리 방법이 없다. 출혈은 불가피해 보인다.

셋째, 증시 등 자산시장 거품 붕괴 가능성이다. 이미 증시는 지난달 고점을 찍고 오락가락 행보에 진입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꺾이면 청년·서민층 돈줄부터 마를 것이다.

해법이나 탈출구는 없을까. 답을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이론적으로는 채무조정 등을 통한 카드도 있지만 지금 정부나 정치권의 실력으로는 요원해보인다. 지금이라도 대책마련에 나서주면 좋으련만. 일단은 각자도생(各自圖生), 제각기 살길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도 당신을 지켜주지 않는다. 코로나시대 한국의 뉴노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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