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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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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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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천 /미주 MA 서부 한인회장]

   
 

한국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던 북한의 산간 마을에 국군과 인민군이 조석으로 번갈아 들이닥쳤다. 당시만 해도 문맹률이 높고 정보가 없던 터라 사람들은 인민군과 국군의 분간이 잘 가지 않아 오른손에는 태극기를 왼손에는 인공기를 들고 어느 편이냐고 물으면 어찌할 줄 몰라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들었다 한다. 정체성을 밝히라는 총구가 가슴팍에 겨누어진 절체절명의 순간을 백기완 선생은 아프게 이야기하신 적이 있다.

정체성(identity/正體性)은 존재의 본질을 규명하는 성질이지만, 한국에서는 사상적 용어로 변질된 듯하다. 하여튼 위의 경우처럼 본인이 누구인지 인식하기도 전에 타인이 정의하려드는 경우, 당사자는 황망할 수밖에 없다.

만약에 정체성이 불변하는 것이라면, 세상은 발전을 멈추게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발전하는 속도에 맞추어 자신의 존재 양식을 바꾸며 살 수밖에 없다. 자연도 마찬가지다. 계절의 변화에 맞추지 못하면 생이 불가능하다. 하여, 삼라만상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봐야 한다. 가끔 언론에서 묵수(墨守)처럼 신념을 지킨 이를 칭찬 하는 걸 보게 되는데, 이는 사람을 두고 변함이 없다는 말은 비루하기 짝이 없는 말이다.

결국, 정체성을 밝히라는 것은 복종하라는 뜻이다. 이런 말은 인격 말살 이후의 편협한 요구이다. 하나의 생각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는 당사자가 이익을 볼모로 할 때와 그곳 아니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때이다. 이를 제외하면 인간의 가치관과 판단 기준은 언제든 변하고 달라질 수 있다. 네 편 내 편을 가를 때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용어이기는 하나, 이 이념성을 띈 단어는 남북이 하나 되면, 사라지려나? 정치적 여야 관계도 또 같은 집단 속에서도 사라져야 할 듯 하다. 이처럼 한반도의 냉전이 만든 건 철조망만이 아니다. 가르마처럼 나누고 구분하려는 비표(祕標)가 곳곳에 널려 있다는 말이다.

위 상황은 과거였으나 인식하면 오늘 이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의 깃발을 주며 대한민국에 내미는 정체성(identity)이며, 좁이고 보면 여야가 같은 선상에서 상반된 모습으로 국민에게 요구하는 모습으로 반추된다. 미국의 안보냐 중국의 경제냐를 택일 하라는 압박이다. 둘 중 하나를 택하기 어려운 것이 작금의 한반도. 하여 아슬아슬하게 디딤돌을 건너야 하는 상황이다. 8.15 해방직전 한반도의 분단을 획책한 일본의 간악한 계산에 의한 남과 북의 분단. 우리의 적은 북이 아니라 일본이다. 남북이 합치는 것을 가장 두려워 하기에 친일분자를 양산해 대한민국을 분열케하며 사회를 혼란시켜 왔다.

이제 이 오랜 고통에서 벗어 나려면 통일이 답이다. 둘이 하나 되면 나라는 부강하고 국민은 행복하며 경제와 안보 모두를 스스로 취하게 된다. 단일 민족인 한반도는 이물질이 끼이면 불편하다. 이제는 정치든 이념이든 하나로 대동단결할 때이다. 반목이 아닌 상생하는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은 행복할 자격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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