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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을 찾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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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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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훈 / 베이징특파원

   
 

지난 22일 베이징에 있는 모 한국 기업 직원이 서울에 들어갔다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무증상 확진. 한국 거주지 보건소의 진단 결과였다. 기업 측은 주중 베이징대사관에 알렸다. 다른 도리가 없었다. 대사관이 대책회의를 열었다. “베이징 방역당국에 신고하고 절차대로 하시죠”. 베이징시에 알리자마자 회사가 폐쇄됐다.

중국 내 지점만 20곳, 베이징 본부가 문을 닫자 급여 지급 등 모든 업무가 중단됐다. 해당 기업만이 아니었다. 회사가 있던 33층짜리 건물 두 동 전체가 폐쇄됐다. 한국인과 중국인 등 건물로 출근하던 직원 1만여 명의 출근이 막혔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수만 명이 격리 대상이었다. 베이징 한인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국인 첫 확진자. 그가 다녔다는 한국 식당, 건물 이름이 적힌 정체불명의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한국인이 베이징에 바이러스를 퍼뜨린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베이징 위생 당국의 추적 조사가 시작됐다. 회사 직원은 물론 밀접접촉자, 가족, 건물을 오간 사람들 전부 검사 대상이었다. 결과는 모두 음성. 건물의 채취 검체에서도 바이러스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베이징 당국은 기업 측에 확진 직원의 재검을 요청했다. 해당 직원이 직접 한국 거주지 보건소에 부탁했지만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재검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 측은 대사관에 호소했다. 한국 질병관리청에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사관은 “질병관리청의 엄격한 재검 원칙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현지 상황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지난달 29일 충칭 하이닉스 SK공장에서 한국에 들어간 직원 1명이 고향 병원에서 검사를 했다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공장이 폐쇄되고 직원 2700명과 일반 접촉자 8217명이 검사를 받았는데 전부 음성이었다. 결국 이 직원에 대한 재검이 이뤄졌고 결과는 음성. 공장은 이틀 만에 재가동됐다.

베이징 내 한국인이든 중국인이든 수만 명의 업무 지속 여부가 달려있는 상황에서 직원의 재검을 해보자는 것이 단지 개인 민원인가. 이 때문에 불안해하는 한국 교민들이 한둘이 아니다. 우리 보건당국의 검사 능력을 의심하는 게 아니다. 바이러스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는 상황에 재검을 요구하는 건 중국이건 한국이건 지극히 합리적인 제안이다. 원칙만 내세워 안 된다고 하면 국민은 언제 무슨 일이 벌어져야 대사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일 처리 방식을 알고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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