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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향한 K-Classic의 꿈
매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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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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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안 / 대구합창연합회 회장

   
 

문화는 선진국의 척도다. 일찍이 열강들은 자국 문화의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세계를 정복했다. 문화패권의 속성은 지배집단의 문화를 피지배집단이 수용하도록 강요한다.

한때 우리는 일제에 의해 우리의 소중한 문화가 말살된 적이 있다. 해방 후 일본문화를 걷어내고 서양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과오를 범했다. 서구문화의 무분별한 유입으로 그것에 대한 자정 능력을 상실하고 우리 스스로 자국의 문화를 폄훼했다.

인구 비율로 보면 우리나라 서양음악 전공자는 클래식 음악 종주국보다 훨씬 더 많다. 음악대학에서는 서양음악 전공자를 양산하고 학생들은 선진음악을 터득하기 위해 앞다투어 서양음악 종주국에 유학한다.

귀국한 후 그들은 연마한 서양음악을 이 땅에 실현하고 전파자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민주국가에서 서양음악을 전공하든 전파하든 자유다. 하지만 공적 매체와 주요 연주회마다 서양음악 작곡가들의 작품 일변도로 방송하거나 연주하는 형태에 대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미 이 땅에 서양음악이 범람해 있다. 일반적인 연주회장에서 한국인의 작품 연주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러한 현상은 기악곡의 경우 더 심하다. 연말연시가 되면 TV에서 오스트리아 빈의 요한 슈트라우스 왈츠를 중계하고 큰 연주회장에서는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연주한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게 되면 서양 음악문화에 서서히 침식당하게 된다.

모름지기 우리는 우리 땅에서,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음악을 표방해야 한다. 먼저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과 소중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오랜 세월 동안 발달돼 온 서양음악의 우수성을 세계는 익히 알고 있다. 우리의 음악은 그들의 음악과 같지 않고 같아질 수도 없다. 우리는 우리의 혼이 담긴 클래식을 만들어 그것을 즐기고 누리자는 것이다. 이제는 서양음악을 열심히 수입해 전파하는 단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일고 있는 클래식 음악계의 'K-Classic 운동'은 우리가 우리 작품을 연주하자는 대의의 발로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세계화해야 할 명분이 있다. 이것을 실현할 때 비로소 음악문화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우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어느덧 우리 영화는 세계와 나란히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되었다. 국가 차원에서 우리의 음악문화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서양음악 패권에 식음지(植音地)로 전락하고 만다.

은퇴하신 모 음악대학 교수님의 말씀이 의미심장하게 들려 온다. 언젠가 우리나라 가야금 연주자가 유럽에서 개량된 가야금으로 비발디의 바이올린 협주곡 '사계'를 자랑스럽게 연주했다고 한다. 연주를 듣고 난 사람들은 박수를 보내더니 그 악기로 당신네 음악을 연주해 달라고 요청하더란다.

우리가 서양음악을 흉내내어봐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볼 뿐이다. 지금까지의 시각을 바꾸어보련다. 세계의 음악인들이 우리나라 정서가 담긴 기악곡을 연주하고 우리의 가곡을 즐겨 부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이 기대가 허황된 꿈에 불과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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