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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중국인 만들기’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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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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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원 / 논설위원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시인 윤동주의 ‘서시’다. 1941년 11월에 지었다. 무엇을 생각하며 쓴 시일까. 찬 서리 내린 만주 북간도 용정(龍井). 시베리아의 찬바람이 대지에 내려앉는다. 하늘은 투명하다. 밤을 덮은 하얀 별들. 그가 나고 자란 용정의 하늘과 바람과 별은 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청년 윤동주. 그는 다짐을 한다. ‘오늘밤에도 바람에 스치우는 별’을 품고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어떤 길을 걸었을까. 일본 도시샤(同志社)대학에 다니던 1943년 항일운동을 한 혐의로 체포된다.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감옥에서도 하늘을 우러러봤을까. 그의 시는 지금도 한국인의 가슴을 저리게 한다.

그런 윤동주가 중국인이 되게 생겼다. 중국 백과사전 사이트 ‘바이두’는 그를 중국인으로 만들었다. 국적은 ‘중국’, 민족은 ‘조선족’으로. 중국 언론까지 나섰다. 중국의 중국청년망과 환구시보. “정율성이 중국인인 것처럼 윤동주도 중국인”이라고 했다. 독립운동가 정율성은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인 ‘팔로군 행진곡’을 만든 작곡가다. 광복 후 북한에 귀환했다가 1951년 중국에 귀화했다.

중국인이 될 서러운 운명에 처한 것은 윤동주뿐일까. 윤봉길·이봉창 의사도 똑같은 운명에 처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정체성을 잃은 정부. 중국에 “윤동주는 한국인”이라고 시원한 말 한마디 하지 않는다. 역사 인식도 문제투성이다. 북간도는 어떤 곳일까. 원래 중국 땅이 아니다. 멸만흥한(滅滿興漢: 만주족을 멸하고 한족을 부흥시키자). 현대 중국의 뿌리를 이루는 구호다. 만주족은 여진, 말갈로도 불린다. “말갈은 예족”(이병도)이라고도 한다. 우리 종족을 일컫는 예맥족의 한 줄기다. 고구려와 발해, 고대 북방 제국의 일부를 이룬 그들을 오랑캐라며 배척을 한다. 그러니 중국은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지방정권이라고 한다.

이젠 패권적인 ‘중화민족’ 개념까지 만들어 윤동주를 중국인이라고 한다. 우리가 깨어나지 않으면 어떤 운명이 기다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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