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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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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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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해 / 수필가

키에르케고르는 현대인이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이라고 했습니다. 희망이 없는 절망은 죽음일 것입니다. 아마 2차대전 이후 인간의 생명이 바퀴벌레 정도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던 전쟁에서 젊은이들은 고민을 했을 것입니다. 날라오는 대포 한방에 많은 사람들이 쓰러지고 페허로 남은 거리에서 동생들은 깡통을 들고 거리를 헤매고 순결했던 자기의 누나가 낙하산 천 한조가리에 몸을 파는 것을 보았을 때 절망하지 않은 소년이 있었을까요.

제가 중학생이었던 시절 대구에 주둔하고 있던 5 공군기지에서 하우스보이를 하면서 한국의 그 많은 여자들이 단돈 몇 달라에 흑인 병사에게 몸을 팔면서 얻어 맞는 장면을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는 절망을 했습니다. 우리에게 앞날은 있는 것일까. 요새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에 갇혀 있으면서 우울증에 빠진 친구들과 전화를 하며 “그래도 우리의 절망은 아주 캄캄한 것이 아니라 좀 어두운것 뿐이야”라고 위로를 합니다.

얼마전 뉴욕과 뉴저지에 폭풍이 있었고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뽑혀 나가고 전기가 나가 암흑천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친구들은 응급전지를 켜거나 촛불을 켜놓고 차거운 음식을 먹으면서 우울했었다고 합니다. 외부와의 연결을 할 수 있는 우일한 수단인 스마트폰의 배터리는 점점 낮아져가고 정전으로 TV에서 소식도 들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얼마 후 전기가 들어오자 제일 먼저 한 것이 휴대전화 충전이었다고 하며 쓴 읏음을 지었습니다.

나는 문득 카뮈의 페스트를 생각했습니다. 알제리의 오랑시, 바닷가의 평화로웠던 도시. 그저 일상생활이 지루하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먹고 자고 일하고 사랑을 했던 도시가 며칠새 고립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가족을 타 도시로 보내고 혼자 갇힌 의사 류는 그야말로 절망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외부와의 연락은 두절되고 아무도 나가지도 들어오지도 못합니다. 페스트에 걸린 환자들은 며칠을 앓다가 죽어 나갑니다. 의사 류는 무슨 인류애라던가 종교적인 사명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죽음과 대항해서 싸울 뿐입니다. 낮에는 밝고 뜨거운 햇빛이 모래 위에 비치고 목이 말라들어 오곤 했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추운 바람이 고독에 싸인 그를 엄습했지요. 그는 드디어 페스트에 걸리고 맙니다. 그는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희망이 있었을까요. 그러나 그는 회복이 되고 일 년이 지난 후 다시 봄이 왔을 때 페스트는 물러가고 그는 해방이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희망이 있었을까요. 우리는 코로나19 때문에 갇혀 있기는 하지만 TV를 틀면 24시간 뉴스가 방송이 됩니다. 꼭 맞지는 않지만 대통령이 나와서 환자가 줄어든다고도 하고 실업자들과 수입이 없는 사람에게 돈을 보내준다고도 합니다. 교회나 정부에서 지정한 곳에 가면 Free Food Bag도 나누어 줍니다. 전화를 들면 먼곳의 친구와 이야기도할 수 있고 차를 타고 나가 맥도날드나 식당에 가서 창문밖으로 내밀어 주는 음식을 받아 먹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주 말을 바꾸는 앤드류 파우치가 이제 치료약이 나오고 백신이 나온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오래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고 희망을 강조하던 김영삼 대통령처럼 내달이면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가 꺽이고 우리는 치료약을 만들어 쓰게 되고 백신을 맞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들어와도 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오랑시의 의사 류 보다는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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