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천/ MA 서부 한인회장

필삭 포폄(筆削 褒貶) 쓰고 삭제하고 칭찬하고 나무란다. 즉 첨삭(添削)이다.

풀면 글의 수정을 뜻한다. 쓴 글에 대해 추가할 것과 지울 것 칭찬할 것과 나무랄 것을 구분한다는 뜻이다.

공자의 춘추필법(春秋筆法)의 대의명분(大義名分)인 선후를 밝혀 세우려는 사필(史筆)의 준엄한 논법(論法)이다.

작금, 팬데믹으로 비대면이 장기화하면서 만남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단체방이나 화상채팅을 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종종 시비(是非)가 벌어진다. 불특정 다수가 이삼백 혹은 사오백에 이르면 견해차로 인한 대립과 정보의 부정확함이나 사족 같은 풍경을 보게 된다. 더 마주하기 어려운 것이 또 있다.

밤송이로 이빨을 닦은 듯 험악한 뉘앙스가 물씬 풍기는 비난이 난무 할 때도 있다.

이래서 어렵다. 불특정 다수인 민중이 각각의 생각으로 다양하게 쏟아내는 말속에는 유불리와 피아식별, 존재감, 주제 파악 등이 난무하게 되고 숨기고 들어내며 아첨하고 편드는 술수가 꼭 춘추전국 술사들의 책략을 보는 듯하다.

혼탁한 세상에 다른 종 코로나 19 바이러스처럼 말이다.

문제는 여태까지는 특별한 분들이 위정을 하고 사회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였으나 지금은 본인이 원하면 그가 누구이든 어디에 있던 얼마든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참여할 수 있어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구분이 희미해졌다.

다르게 말하면 대중이 원하는 바를 위정하는 분들이 크게 앞서가지 못하면서 그들이 내놓은 정책에 공감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위정자의 삼욕(三慾)인 부와 명예 권력 때문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 식(識)이다. 누가 얼마나 아는가?

안다는 것은 정보며 정보는 지식이며 여기서 지혜가 나오지만 자유롭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 하여 마음대로 언표 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에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때로는 법적인 책임도 져야 한다.

한인회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삶 속에는 세상의 온갖 것을 다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한인회의 활동은 모든 좋고 나쁜 것의 대명사인 정당의 정치와 종교를 다 포함 하고 있다. 지역 주민이 불특정한 다수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나 특정 정당뿐 아니라 한인 동포사회에 이로운 일이고 필요한 정보면 공유하여 전체의 이로움에 우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분들이 모인 곳에서 정치나 종교적인 대화를 삼가는 이유는 서로 비난이나 편 가르기 하지 말라는 차원에서이다.

한인회는 어느 정당이나 대한민국의 소유물이 아니라 여기 거주하는 한인 동포인 우리의 공동 자산이다.

이 지역의 동포인 우리가 이로우면 대한민국의 정당 단체와 미국의 다양한 단체들과 토론하고 재외 동포의 권익을 발전시켜야 한다.

단체장이면 누구나 지역사회를 위해 할 일이라 생각한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특정한 것이 되고 안되고가 아니라 다양한 다수의 이로움에 근거해야 한다.

보스턴만 해도 수많은 단체장이 있다.

이 다양성에 기반 한 불특정 다수를 위해 단체의 장들은 음으로 양으로 미국과 모국인 대한민국 정당이나 정부에 단체의 연합을 결성하여 재외동포의 권익을 위해서 연대하고 그와 직결된 법안 하나 처리하는데 지루한 수고로 결과를 얻어낸다.

우리가 가만있는데 미국 정부나 모국인 대한민국이 우리의 소원을 수리해 주지 않는다.

재외동포법은 선배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땀의 결실이다.

따라서 단체에 속한 분들은 그 단체의 장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 하고 단체의 장은 사명감으로 공익을 위해서 선공후사해야 한다. 해서 상생이니 협치니, 연대가 필요한 것이다. 여기 있는 공관도 예외가 아니다.

공관이 자리한 이유는 대한민국 국민의 재산과 이익을 보호할 목적이지만 동포사회를 무시할 입장이 아니다.

공직자가 특정 단체의 개인과 결탁하거나 공론 없이 취사선택해 버리면 한인사회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가져온다.

공관장은 여러 단체의 장들과 원활하게 소통해야 하며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지엽적으로 보면 여야가 있고 그 속에는 극진보 극보수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분의 필삭 포폄하는 생각으로 민족의 앞날이 열린다.

그래야 모국인 대한민국 정부와 한민족이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고 두루 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