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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죽이기 전에
강혜민 기자  |  oktim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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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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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이 나를 죽창으로 찔러 죽이지 전에 표지

일본 노마문예신인상 수상한 재일한국인 3세 / 극우가 장악한 ‘혐한 일본’ 설정

이용덕 작가가 재일 한국인이라는 테마를 본격적으로 다룬 첫 소설이다. 저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대가 쓰게 만들었다”고 소설의 집필 의도를 밝히고 있다. 이를테면 도쿄 극우단체의 데모에 사용된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다 죽이자’라는 플래카드나, 오사카에서 중학생 소녀가 마이크에 대고 “츠루하시 대학살을 일으킬 겁니다!”라고 외친 실제 사건들이 소설의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소설 속 ‘혐한’이라는 소재로 ‘혐일’을 이끌어내려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재일 한국인이 너무 미워서 차별하고 싶어 하는 일본인도 있었지만, 전력을 다해 그에 맞선 일본 분들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특정 집단이나 국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혐오’라는 현상 자체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작가는 오히려 그런 혐오들로부터 “이 세계를 재창조하기 위해서는 절망이나 염세에만 빠져 있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소설을 추천한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이 소설이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 가장 강렬한 작품”이라고 말한다. “세상에 만연한 분노와 혐오, 정치가 이를 이용하는 방식, 결국 무력하게 당할 수밖에 없는 소수자들의 삶의 고통과 무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한다”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우리가 꼭 읽고 깊이 생각해야 할 작품”이라고 한다. 소설을 옮긴 김지영 역자 또한 같은 맥락에서 작품을 읽었다고 한다. 그는 소설 속 일본이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디스토피아라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지금 일본의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당사자의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이 소설을 읽는 것이 그런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전한다.

소설을 읽는 우리들 역시 ‘오사카 혐한 문제’나 ‘도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벌어지는 일본 극우단체의 욱일기 시위’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물론, ‘혐오가 일상’이 되고 ‘혐오가 정치’가 되는 현상이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가 점점 번지고 있고,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증오 범죄가 보도된다. 한국 사회의 ‘젠더 간 혐오’나 ‘조선족 혐오’ 또한 마찬가지의 문제일지 모른다.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우리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소설은 묻는다. “날로 심해지는 혐오와 차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저항해야 할까?”라고. 

이용덕 지음 / 김지영 옮김

시월이월 발행 / 452쪽 1만 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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