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너드 김(Lenard Kim·46) 서드베리법원 판사 [온타리오주 법무부 홈페이지 캡처]

온타리오주에서 첫 한인판사가 탄생했다. 전국에선 두 번째다.

한인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캐나다 1호 한인판사는 2015년 브리티시컬럼비아주 고등법원 판사로 부임한 그레이스 최씨다.

아시아계라는 이유로 반복된 인종차별에 분노했던 소년은 나중에 검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뜻한 대로 법대를 졸업한 뒤 16년이 넘도록 법조계에 몸담으며 온 열정을 바쳤다. 그 보상이 이번에 '온주 제1호'라는 영예로 돌아왔다.

지난 5일 캐나다한국일보는 더그 다우니(Doug Downey) 법무장관은 레너드 김(Lenard Kim·46) 검사를 온타리오주 북부지역의 중심지 서드버리Sudbury 지방법원의 판사로 임명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온타리오주에서 한인판사라고 부른 사람은 홍중표 시민권판사(Citizenship Judge)가 있었다. 미국서는 한인 판사도 한 둘이 아니고 심지어 항소법원(고등법원) 판사도 있지만 캐나다서는 한인 이민역사가 짧은 탓인지 판사 불모지였다.

김 판사는 9일 본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솔직히 판사직은 처음 도전한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며 "지난 4일 법무장관으로부터 합격 전화를 받은 순간에도 아내와 나는 전혀 실감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살 때 가족들이 밴쿠버로 이주했는데 편의점에서, 길가에서, 나에게 소리치거나 침을 뱉는 등 수많은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그런 일을 겪어서인지 어느 순간 검사가 돼 사회 정의를 바로 잡겠다는 결심이 자연스레 들어선 것 같다"고 청소년 시절을 회상했다.

1975년 토론토에서 태어나 오타와대학교에서 범죄학을 전공한 뒤 윈저대학교 법대를 졸업, 2005년 검사로서 바로 법조인의 삶을 시작했다.

선박 수리기술자였던 그의 부친은 파독간호사 출신 부인을 만나 1970년 토론토에 정착, 김 판사를 낳았다.

2004년 피아니스트 박유영씨와 결혼, 슬하에 세 자녀(아들 2, 딸 1)를 두었다. 서드버리에 사는 이들 부부는 2010년부터 지역교회에서 새이민자들의 정착을 돕기위해 함께 봉사 중이다.

서드버리 검찰청에서 16년 간 베테랑 검사로 활동하면서 특히 음주운전과 혐오범죄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