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2.5.17 화 16:15
재외선거, 의료보험
> 오피니언 > 본국지논단
해 넘기는 주한美대사 인선
세계일보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1.12.22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박영준 / 워싱턴 특파원

바이든 취임 후 11개월째 공석
日·中 대사는 임명… 해석 분분
美, 국내경제·대중견제 등 집중
우선순위 밀려… 공백 장기화될 듯

“혈통을 문제 삼는 사람들 때문에 놀랐다.”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 1월 대사직에서 물러나기 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사 재임 중 자신을 향한 ‘인종차별’을 주장하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해리스 전 대사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에 따라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남북협력 문제 등을 두고 문재인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그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총독을 연상시킨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그의 혈통에 그가 기른 콧수염까지 트집이 잡혔다. 해리스 전 대사는 ‘대사(大使)’의 한국어 어원을 설명해가며 “미국 대통령의 사절로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임무”라고 억울함을 내비치는 등 두고두고 자신에 대한 공격에 아쉬움을 표했다.

2018년 7월, 트럼프 행정부의 첫 대사로 해리스가 임명되기까지 주한 미 대사는 무려 1년6개월 동안 공석이었다. 광복 이후 가장 긴 공백이다. 주한 미국대사관 홈페이지를 보면 1949년 4월 초대 주한 미 대사로 존 조셉 무초 대사가 임명된 이후 22명의 대사가 거쳐가는 사이 1년 이상 공백이 있던 적은 없었다. 해리스 임명 전에는 애초 내정자가 낙마하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대북정책 등을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의 이견이 낙마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의 전임 마크 리퍼트 대사 피습사건의 충격도 여전했다. 주한 미 대사 자리가 만만치 않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한 미 대사 공백이 11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대사 인선이 올해를 넘길 것이란 전망이 확실시된다.

이수혁 주미 대사는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주한 미 대사 임명이 늦어진다는 지적에 “한·미동맹 관계를 생각해 조속히 임명해 달라는 얘기를 만날 때마다 하고 있다”면서 “언론에 났던 후보들은 알고는 있지만, 신뢰성 없어서 안갯속”이라고 했다. 국정감사 이후 2개월이 지난 지금도 한국 정부가 수시로 미 국무부 등에 대사 인선 상황을 묻고 이렇다할 답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사 인선 전반이 늦기도 하다. 미국외교관협회(AFSA)에 따르면 17일 현재 189개 대사직 가운데 93개가 공석이고 한국을 포함한 44개국은 지명자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주변국 및 다른 동맹국 대사 인선과 비교해 한국 대사 인선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8월 중국 대사와 일본 대사로 각각 니컬러스 번스 국무부 정무차관과 람 이매뉴얼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명했다. 미 상원은 16일과 18일 차례로 번스 대사, 이매뉴얼 대사 인준안을 처리했다. 지난 15일에는 일본 대사를 지낸 바이든의 측근 인사 캐럴라인 케네디를 호주 대사에 지명했다.

NBC방송은 16일 주중, 주일 대사 임명을 비교해 가며 “주한 미 대사에 아무도 지명되지 않고 소문이 도는 대사의 이름조차 없다는 점에서 한국인들은 모욕당했다”는 미 의회 관계자의 발언을 보도했다. 내년 3월 대선이 대사 인선이 늦어지는 데 영향을 미친다고도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대사 인선이 늦어지는 것을 두고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한국이 일본, 호주와는 다르다는 점을 들었다. 일본이나 호주는 누구를 대사로 보내더라도 양국 관계를 포함한 외교관계가 어렵지 않겠지만, 한국은 북·미, 미·중관계 등을 둘러싼 민감한 현안이 있고 그 사이 미국과 한국의 입장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국내 정치와 경제, 대중 견제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도 대사 인선이 늦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사태와 그에 따른 공급망 차질,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등이 바이든 행정부의 최대 숙제다. 대중 견제를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도 하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매달리고 있는 한국의 대사 인선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지금 같은 분위기로는 주한 미 대사 임명까지 1년6개월 최장 공백 기록이 깨지는 것도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회사소개광고문의기사제보구독신청찾아오시는길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종로19(르메이에르 종로타운) B동 1118호 | Tel 02)2075-7141~3 | Fax 02)2075-7144
등록번호 : 아01003 | 등록일자 : 2009. 10. 24 | 발행인 : 이구홍 | 편집인 : 이구홍
개인정보취급담당자 : 최유정 |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혜민
Copyright 2008 세계한인신문. All Rights Reserved.mail to oktim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