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천/ 매스서부한인회장]

무용지유용(無用之有用) 쓸모없는 것이 가장 쓸모 있는 것. 이 말은 장자 인간세 편에 나오는 문장이다.

말인, 즉, 실체의 상(像)이 없는 것을 이르는 것 같지만 그 형상이나 무형인 언어나 생각은 모두 어떤 상황을 나열하기 위한 쓸모가 있어 유용하다. 이를테면 나쁜 것을 나쁘다 했을 때조차 그 나쁨을 표현하기 위한 사나운 행동과 느껴지는 기운을 전제로 그 쓰임이 있다. 또 빛에 비하여 그늘이 쓸모가 없고 낯과 비교해 밤이 쓸모가 없는가? 무용하다 말할 때 순간만 보는 것은 그 가치의 부분으로 쓸모가 없다 한것이나 번개가 번쩍하지 않고 계속되거나 홍수처럼 큰 피해를 주는 비나 태풍이 아무런 쓸모가 없다 할 수 없다. 하물며 만물이 용도를 다해 쓰레기를 태우며 나오는 것에서조차 에너지를 얻지 않는가? 쓰임의 용도를 모를 뿐 무용한 것은 없다.

따라서 장자의 쓸모없는 것이 가장 쓸모 있는 것의 비유는 절대 자연으로 인위적인 측량이 어려운 것 즉 삼라만상에 두루 영향을 주고 있는 무한의 크기나 가치를 지닌 것을 말한 것이다. 가령, 허공, 물, 바람, 구름, 빛과 어둠 등등의 것일 것이다.

이것들은 적은 가치(개별적인 것)에 비할 바 없이 소중하고 크며 그 가치는 논할 수 없음으로 장자는 무용(상이 없어 쓰임이 없을 것)하다는 것이야말로 무진장의 가치며 그것이 없으면 너와 나도 없다고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사람도 이와 같아서 다양한 분들이 천차의 재능과 타고난 성정으로 하여 세상살이를 달리하며 얼굴이나 언행이 다르다. 다르다는 것은 그 사람의 쓰임도 다르다는 것이니 지금, 이 순간의 쓰임만 보는 것은 내일이 보이지 않기에 없다 말하는 것과 같다. 산삼이 몸에 좋다 하여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것이 아니다. 하여 아둔하다는 이것은 아둔하나 힘이 세거나 모든 것이 균일하지 않기에 그 쓰임이나 가치가 다른 것이다. 고로 사람은 쓰임이 있을 때 부분이나마 최선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지혜가 현재의 유용한 가치일 것이다.

하여, 유 무용은 다르나 공존공생하며 나툼으로 하여 순간의 가치는 달리할 뿐이나 무진장의 시공으로 보면 공이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