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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해, 2022년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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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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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 논설위원

   
 

새 해다. 임인년(壬寅年)이 밝았다. 그런데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월에 그저 정신없이 쫓겨 오다가 어느 날 눈을 떠보니 해가 바뀌었다고 할까. 암울한 현실은 그대로이고.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는다. 그 때마다 쏟아지는 것이 새해 전망이다. 코비드 팬데믹에 짓눌려온 지 2년이다. 그래서인가. 이제 막 펼쳐진 2022년을 바라보는 미국의 주요 언론들의 시선 어딘가에서 피로감마저 느껴진다.

“팬데믹은 죽지 않는다. 사라질 뿐이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지적이다. 2022년도 코비드 팬데믹 위기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마치 메뚜기 떼처럼 휩쓸고 있다. 상황을 더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은 개발도상 국가들의 극히 낮은 백신 접종 율이다. 아프리카지역 국가들의 경우 백신 접종 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맹위를 떨칠 위험이 여전한 것이다.

지속적인 코비드 19 만연사태. 거기에다가 악성 인플레이션. 이는 경제난에, 기근 등으로 이어지면서 ‘허약국가’로 분류되는 아이티, 수단, 콩고 민주공화국,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등 일부 제 3세계 국가들은 ‘실패국가’리스트에 오를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43개국 4,500여만 명이 아사직전의 상황에 내몰리는 등 인도주의적 대참사까지 예상되고 있다. “흑암이 깊게 드리우고 있다.(Darkness Deepens)” 중국, 러시아 등 권위주의 독재체재가 발호하고 있는 2021년의 상황에 빗댄 내셔널 리뷰지의 지적이다.

1인 독재의 공산당 체제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없다. 티베트를 짓밟은 데 이어 홍콩을 강제로 합병했다. 난폭한 ‘늑대 외교’에다가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인종청소 등의 반인륜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한 마디로 반문명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그것이 시진핑 체제의 중국이다. 푸틴의 러시아도 별로 다를 게 없다.

유라시아대륙의 양 끝에서 형성된 흑암전선이 동과 서로 번져가면서 2022년은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의 기류가 지배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게 애틀랜틱 카운슬의 전망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국제질서,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 민주적 거버넌스(governance), 열린 시장, 인권의 존엄성. 이런 것들이 모두 뒤흔들리는 일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말이 아니다. 서방의 이해에 중차대한 두 곳, 또 지정학적으로, 전략적으로 요충지대인 인도태평양 지역과 동^중부유럽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적 분쟁이 분출될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거다. 대만과 우크라이나가 그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상황은 나치 독일과 군국주의 일본이 도덕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도전을 해온 1930년대와 흡사하다. 나치 히틀러의 역할을 러시아의 푸틴이 맡고 있다면 시진핑은 21세기의 일본군국주의의 도조로 보아야 할 것이다.”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의 지적이다.

시진핑과 푸틴이 내세우는 주장이라는 것도 한 세기 전 침략자들과 다를 게 없다. 저항적 내셔널리즘에 불을 지펴 국민에게 집단적으로 피해의식을 주입시킨다. 역사 사실을 날조해가면서 외국 영토에 대해 영유권을 일방적으로 주장한다. 침공의 구실을 만들어가는 거다.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시진핑의 주장이 그렇다. 그뿐만이 아니다. 남중국해는 중국의 영해라는 역사조작과 함께 군사화를 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토라는 푸틴의 주장도 마찬가지다.

중국의 대만과 남중국해에서의 도발, 돈바스지역을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분쟁. 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왜 전쟁 위험지역으로 올 들어 새삼 클로즈업되고 있을까.

카불이 함락됐다. 2021년 8월15일의 일이다. 쫓기다 시피 허겁지겁 철수하는 미군. ‘그 상황을 시진핑과 푸틴은 즐기면서 미국의 의지를 시험하려 들 것이다.’ 당시 애틀랜틱 카운슬의 진단이다. 위기는 이미 조성돼 있었다. 그러던 것이 이제 비등점을 향해 나가고 있다고 할까. ‘강한 중국보다 약한 중국이 더 위험하다’- 올해를 ‘위기의 해’로 보는 또 다른 이유다.

지난 2021년 한 해 동안 계속해 드러난 것은 중국 공산당체제의 취약점이다. 대대적인 반체제인사 탄압. 에너지대란. 식량부족.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회사 헝다 디폴트상태. 국가부채 급증…. 지난해 베이징 발로 전해진 뉴스들이다.

그런 상황에서 시진핑은 공동부유를 내걸고 빅 테크 업체 등 중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옥죄기에 여념이 없다. ‘경제 기적을 가져온 판다’를 스스로 죽이고 있다고 할까.

이 뉴스들의 뒤로 한 암울한 그림이 어른거린다. 중국의 경제시스템은 허약하고 중국은 더 이상 부상하는 세력이 아니라 피크에 올랐다가 쇠퇴하는 세력이란 것이다.

인구는 줄고, 성장 동력은 멈췄다. 장기적 불황상황에서 불안지수는 높아간다. 사회적 불만이 쌓여가면서 당내 분위기마저 불온하다. 이러다가는…. 국내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 대대적인 중화민족주의 선전선동과 함께 대만을 향해 포문을 연다. 푸틴도 비슷한 입장이다.

시진핑과 푸틴이 합력해 악을 저지르는 경우 더 심각한 사태가 올 수도 있다. 과거 나치와 일본군국주의 시절보다 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패션’형식으로 자유 민주주의 세계에 대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제 막 시작된 2022년. 썩 밝은 느낌은 아니다. 대선을 앞둔 대한민국의 사정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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