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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차기 한국 대통령의 이름은?
안드레이 란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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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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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이 란코프 / 국민대 교수]

   
 

한국의 보수진영이나 진보진영은 거의 동일하게 친미 정책 방향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측은 여권이 충분할 정도로 친미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상황은 일정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전반적으로 볼 때 러시아 편에서는 차기 한국 대통령의 이름이 이재명이 되는 것이 어느 정도 더 낫다고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가 분석, 설파하고 있다.

올해 3월 초 한국에서는 대선이 예정되어 있다. 그런데 예상할 수 있는 바에 따르면 공식적으로는 약 10명의 후보자들이 입후보할 예정이지만 실제적인 대선 경쟁은 주요 정치 진영인 여야 대선 후보 2명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이 두 사람은 현재 야당인 우익보수 진영의 윤석열과 2017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중도좌파 민족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이재명이다. 누구도 대선결과를 장담하여 예측하려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종종 그런 것처럼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이 두 명의 주요 후보는 사실상 거의 동일한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거의 막바지에 이른 선거 직전에서야 모든 것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약간의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30년 이상 상당히 탄탄한 양당제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이 한국식 양당제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다. 한국의 정당들은 수년에 한 번씩 통상 대선을 앞두고 마케팅에서 “리브렌딩”이라고 부르는 작업을 거친다는 것이다. 두 정치 진영 각각은 때때로 그 당시까지 자신들의 정치적인 면모를 대변하던 정당 해산과 그 대신 새로운 정당 설립을 발표하곤 한다. 그런데 실상은 새로운 정당의 핵심 당직은 지금 막 해산된 정당의 대표들이 다시 맡고 새로운 정당의 프로그램도 그 전신이던 정당의 프로그램과 다를 바가 없다. 크게 보면 정기적으로 정당들이 간판을 바꿔다는 것일 뿐이어서 한국 내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혼동하지도 않는다.

최근 15-20년간 두 정치 진영 간의 차이는(정당이라는 말 대신 이 용어를 사용할 예정) 현저히 줄어들었다. 이는 독자들이 관심을 갖는 외교정책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 관계된다.

현재 야당인 우익보수 세력은 전반적으로 1961-1987년간 한국을 통치했던 군사정권의 정치적 전통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외교정책에서 이들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친미 지향적이다.

   
▲ 중소기업 관련 의견을 발표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모습.

한국의 좌파 민족주의자들, 또는 그들이 자신들을 부를 때 더 선호하는 용어인 “진보주의자”들은 상당수가 1980년대의 급진적이고 민족주의적이며 좌파혁명 학생 운동 출신이다. 그들 중 다수의 지도급은 낭만적인 혁명을 꿈꾸던 청년시절 정치권과 투쟁하며 모택동, 김일성, 체게바라(때로는 마르크스와 그람시)의 글을 읽고 물론 성조기를 태우며 반미투쟁을 했다.

그러나 이미 1990년대에 이르러서 이들은 이전의 급진적인 성향을 상당히 상실하기 시작했다. 학생시절 그들의 특징이던 한국 땅에 사회주의 혁명을 일으키려는 꿈은 점차로 사라졌다. 일차적으로 반미, 반일 성향을 지녔던 민족주의도 역시 점차적으로 약화되었다. 물론 민족주의의 약화는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대한 꿈이 사그라지듯 빨리 일어나지는 않았다.

현재 양 진영의 외교정책 현안에 대한 차이는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더 깊지 않다. 그리고 한국에서 외교정책문제는 일반적으로 선거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한국 유권자들의 관심에서 주변에 머물러 있다. 다가오는 2022년 대선도 이런 점에서는 예외가 아닐 것 같다.

최근 수년간 한국 내에서는 1980년대 말까지 존재했지만 이후 일정 기간 동안 급진적 학생운동으로 흔들렸던 대미관계에 대한 공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친미적인 국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현재는 이러한 상태로 복귀하고 있는 것 같다.

보수우파 진영의 대표자들은(윤석열과 그의 참모들) 무조건적으로 친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재명을 필두로 하는 “진보주의자”들도 한미 동맹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외교정책에서 친미 성향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변화하고 있는 대중 관계로 여기에 일정 역할을 하고 있다. 2016-2017년간 한국인들 중에는 이 거대한 아시아의 인접국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약간은 내려다보는 점도 있었음을 인정해야 하지만) 태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4-5년간 중국에 대한 일반 대중의 태도는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여론 조사를 보아도 그렇고 필자가 한국인들과 직접 교류한 경험을 보아도 그렇다. Pew Research Center 자료를 보면 2002년에는 여론조사 응답자의 31%만이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고 대답한데 반해 2020년에는 이미 71%의 한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그런 반감을 느꼈다. 중국에 대해 반감을 느끼는 정도가 연령에 따라 많이 좌우된다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한국인 중 나이가 젊을수록 중국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우파나 진보진영이나 모두 거의 똑같이 친미 성향을 강조하고 나오는 것에는 조금도 놀랄만한 점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측은 여권이 충분할 정도로 친미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비난은 대선 전에 이루어지는 모든 선전들이 그렇듯이 상당한 과장이다. 그러나 크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다.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상황은 일정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전체적으로 러시아에게는 차기 한국 대통령의 이름이 이재명인 것이 어느 정도 더 좋을 것이다.

이재명은 대미관계에서 약간이라고 해도 일정한 자주권을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이는 향후 미-러 간 관계가 악화될 경우 이재명 정부는 미국의 반러 구상을 지지하는 일에서 일정한 조심성을 드러낼 것임을 의미할 수 있다. 윤석열과 그 측근들의 경우는 이런 자세를 기대할 수 없다. 윤석열 자신과 그 측근들에게는 한미동맹 유지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필수적인 판면 러시아는 그들이 세계를 보는 그림 속에서는 미미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재명의 외교정책 수석 보좌관이 러시아와 동유럽 전문가이며, 2011-2015년간 러시아 대사였던 직업 외교관 위성락이라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위성락은 실용주의 노선 지지자이다, 한국적인 상황에서 실용주의란 물론 친미노선을 의미한다. 그러나 위성락은 러시아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으며 미중대립에서도 일정한 자율권을 유지하는 것을 찬성하고 있다. 한편 윤석열의 외교정책 담당은 미국 중심주의자인 김성한이다. 김성한은 물론 박학다식한 사람이지만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을 무조건적으로 지향하는 인물이다.

이 두 명의 후보자들간에 외교정책에서 확실한 이견이 있는 유일한 문제는 대일 및 대북 정책이다. 전통적으로 한국의 “진보주의자”들은 남북교류의 지지자들이며 특히 무역 경제적 교류를 지지한다. 그들은 이 교역이 한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이 있는 만큼만 가능하다는 것을 매우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런 보조금을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 “진보주의자”들의 반대자들에게 진보진영이 예전과 마찬가지로 “친북”적이라고 비난할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진보진영의 다수는 30년 전에는 친북적이었다. 그렇지만 이런 비난은 이제 와서는 매우 심하게 과장된 것이 되었다. 물론 진보주의자들은 북한을 자동적으로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보수주의자들은 이와 반대로 북한과의 관계에서 강경한 입장을 지지할 뿐 아니라 한반도에 다른 국가가 존재한다는 사실 조차 최대한 무시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사실상 모든 북한과의 경제적 무역교류가 결과적으로 한국에 손해이며(그런데 이것은 순수한 사실이다) 결과적으로는 북한이 핵미사일 전력을 증강시키는데 기여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따라서 보수주의자들은 북한과 아예 아무런 관계도 맺지 않는 것을 선호한다.

이재명 정권과 윤석열 정권이 가질 수 있는 국제정책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는 다른 분야는 대일 정책이다. 전통적으로 일본은 한국 민족주의자들의 주적이었다. 우익이나 좌익이나 민족주의자는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한국 우파 중의 기조는 일본과 화해하는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이와 반대로 우파보다 민족주의 성향이 더 강한 진보주의자들 중에서는 반일 기조가 여전히 강하다. 이재명은 바로 이점에서 때로 정치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명은 일본으로부터 과거 식민지배 관련 문제에서 양보를 얻어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 대통령 선거의 의미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두 후보자 모두 현재의 정치 상황으로 인해 주어진 엄격한 틀 속에서 처신하고 있으며 그들의 운신의 폭은 제한되어 있고 어떤 선거 결과라 해도 한국의 외교정책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흔히 말하듯이 이런 상황에는 외국인 옵저버들이 주의를 기울여야할 “뉘앙스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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