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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한국에 질 수밖에 없는 이유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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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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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래 / 대전 유성구청장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30년 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빌 클린턴 후보가 내걸어 히트 친 구호다.

   
 

2022년 벽두부터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우리나라가 취해야 할 자세, 디플레이션에 빠진 일본의 암울한 미래와 교훈에 대한 분석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차이나타운에서 영업난을 견디지 못한 음식점들이 줄폐업을 하고 있단다. 표면적으로는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반중 정서에서 원인을 찾지만 그 뿌리를 찾아가면 트럼프 전대통령부터 촉발된 미·중 무역 갈등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불공정 무역 논란으로 인한 반중 감정이 불씨를 키우는 와중에 코로나19라는 휘발유를 끼얹은 것이다.

미·중 사이에서 눈치를 봐야 하는 우리나라는 설상가상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극복해야 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일본의 막무가내식 도발은 우리 국민 특유의 근성을 자극해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는 역사적 소명으로 단단히 무장하는 계기가 됐다.

일본 경제를 '잃어버린 30년'으로 표현한다. 30년 전 일본은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비싸고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부국이었다. 대부분 현금만 통용됐고 일본을 다녀온 관광객이면 청결과 질서, 선진문명을 부러워했다.

이후 20년 전, 10년 전, 최근까지 일본을 다녀온 관광객이라면 30년간 요지부동인 물가에 놀랐을 것이다. 소매점은 여전히 신용카드 통용이 쉽지 않다. 우리나라 작은 음식점 같으면 주인 혼자 또는 저임금 외국 종업원을 고용하는 게 일반화 됐지만 일본은 주인을 포함해 자국 직원을 1-2명 더 고용하는 여유를 보였다. 사실 영업이익은 그대로인데 뼈를 깎는 고통분담중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어느 덧 비싼 나라에서 값싼 나라로 전락한 것이다.

비전문가 눈에도 일본은 경제·고용시스템이 폐쇄적이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플레이션 압박에 골머리를 앓는데 유독 일본만 디플레이션에 빠져 있다.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또 다른 저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에서 일본의 위기요인으로 △정부부채 △성차별 △저출산 △고령화와 인구감소 △폐쇄적 이민정책 등을 꼽았다.

폐쇄적 이민정책의 경우, 저자는 '총인구 대비 이민자와 그 자녀의 비율이 오스트레일리아 28%, 캐나다 21%, 스웨덴 16%, 미국 14%이지만 일본은 1.9%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난민 망명도 스웨덴은 92%를 인정하지만 일본은 0.2%만 받아들였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젊은 납세자의 급감, 연금수령자 폭증을 초래해 결국 경제 선순환과 산업구조개편을 가로막는다. 호주와 유럽 각국은 젊은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여 이를 타개하고 있지만 일본은 시기를 놓친듯하다. 고용의 경직성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고 불확실한 미래는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수십년째 동결상태인 월급봉투는 젊은 직장인들을 상대적 빈곤과 의욕상실의 늪으로 밀어넣고 있다. 일본에서 한국에 추월당하고 있다는 비탄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혹자는 초고령사회 문턱에 선 우리나라도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걱정한다. 다행히 우리 국민은 일본에 비해 외국인 포용에 융통성을 발휘하고 IMF 경험 등 난세를 헤쳐나갈 줄 아는 DNA가 있다.

더 노력해야 하지만 유성구에 거주하는 6천여 명의 외국인이 비교적 잘 융합하고 소통하면서 지내는 걸 보면 일본의 전철 운운은 기우에 불과한 듯하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세계 각국은 경제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한국은 코로나 19 팬데믹 와중에도 몇몇 산업과 문화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일본을 향해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고 따끔하게 한 수 가르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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