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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부, 융복합 외교정책 기대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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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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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률 / 동덕여대 교수·중국학과

   
 

혼돈의 선거를 거쳐 정권이 교체됐다. 10년 주기로 정권이 교체됐을 때도 외교정책과 대북정책의 반복적 차별화는 논란이 됐다. 이번에는 5년 만에 정권이 바뀌면서 정책 변화 주기가 더 빨라졌다. 신정부는 한·미동맹 재건을 최우선 외교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한·미동맹이 훼손, 약화했다는 판단에 따라 바로 잡고 차별화하려는 것이다.

한국에 외교는 사활적 요소다. 한국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에 분단 상황에서 북핵 위협에 직면하고 있으며 수출이 국가 성장의 핵심인 까닭이다. 그런데 정작 대통령 선거에서 외교정책은 주 관심사가 아니었고, 오히려 자극적이고 무책임한 구호만 주목받고 진지한 공약 검증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한·미동맹을 재건하겠다는 신정부의 정책에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미·중 간 전략 경쟁은 치열해지고 북한은 연일 도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장기화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정세는 복잡하고 불확실하다. 이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해 안보를 굳건히 하는 것은 보수 정부가 취할 당연한 수순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한국 대선 직후 곧바로 당선자와 전화 통화할 정도로 한·미 관계 발전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바이든 정부 역시 러시아 중국과 사실상 두 개의 대립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어려운 국면에서 동맹국 지지와 협력이 긴요하다. 신정부에서 한·미동맹은 순탄하게 재건되고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신정부가 정작 직면하게 되는 외교 과제는 오히려 한·미동맹 강화라는 상수가 야기할 수 있는 새로운 변수의 등장일 수 있다. 예컨대 집권 초기부터 한반도를 둘러싸고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신냉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은 신정부에 큰 외교 부담이 될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이 신정부의 ‘당당한 외교’ 구상의 복병이 될 우려가 있다. 벌써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이 예고되고 있다. 수교 30년을 맞이한 한·중 관계는 다양한 난제에 직면해 있고 언제든 갈등이 재연될 개연성을 내재하고 있다. 반면에 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사드 갈등 이후 여전히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노무현정부에서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 이명박정부에서 중국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격상을 추진했던 사례에서 신정부는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도 치열한 미·중 경쟁 상황에서 미·중 양국 모두와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데는 최소한의 합의가 자리하고 있다. 정권교체가 미·중 사이에서 이분법적 정책 선택을 고착화하는 동기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 신정부는 최소한 외교정책에서는 기계적 차별화와 단절의 악순환을 마감하고 보수와 진보 정책의 융복합을 통해 진화된 새로운 외교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기를 기대해 본다. 신정부는 한·미동맹 재건과 함께 대중국, 대북한 전략을 한 묶음으로 상정하고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고차 방정식을 세밀하고 복합적인 전략을 준비해 대응해야 한다.

향후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주요국과의 정상회담이 조기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정상회담 일정을 서두르기보다는 철저한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 정상회담에서 서로 상충하는 기대와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 신정부는 사전에 치열한 전략적 고민을 통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할 것이다. 그 어느 시기보다 유동적이고 불가측한 국제 정세에 직면해 있다. 아무쪼록 신정부가 융복합의 진화된 외교를 통해 당당하고 통합된 국가 건설 기회를 포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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