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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국제인종차별철폐의 날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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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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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필 / 기자

   
 

1952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회가 '통행법(Pass Act)'을 제정했다. 만 16세 이상 흑인은 지정된 흑인구역을 벗어날 경우 '돔파스(dompas)'라 불리는 신분증을 의무적으로 지참해야 한다는, 인종차별정책의 대표적 악법 중 하나였다. 돔파스에는 신상 정보 외에 지문과 직장, 정부의 백인 구역 통행 허가증 등이 첨부돼 있었다. 백인구역 내 흑인 노동자들의 통제·관리 및 치안 유지 목적의 차별법 위반 혐의로 한 해 평균 25만여 명이 체포 투옥됐다.

1959년 12월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범아프리카회의(PAC)는 1960년을 '통행법 반대투쟁의 해'로 선포, 대대적인 저항운동에 나섰다. 집단적으로 법을 어김으로써 법을 무력화하자는 취지였다. 검문에 저항하고 경찰에게 끌려가는 일이 빈번해졌고, 피해가 늘어날수록 흑인 시민들의 반발, 저항도 커졌다.

1960년 3월 21일 양대 조직은 요하네스버그 인근 샤프빌(Sharpeville)에서 대대적인 저항시위를 조직했다. 당일 흑인 수천 명은 돔파스 없이 백인구역 내 샤프빌경찰서에 집결, 차별 철폐 등을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노래와 구호로 일관하던 평화 집회는 하지만 사소한 드잡이가 빌미가 돼 유혈 학살 사태로 비화했다. 기관총 장갑차까지 동원한 경찰의 2분여 총격으로 흑인 69명이 숨졌고, 18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다수는 등 뒤에서 총에 맞았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남아공 정부는 영연방 탈퇴까지 감행하며 통행법 등 차별정책을 지속했다. 샤프빌 학살 직후 ANC 등도 본격 무장투쟁에 나섰다. ANC 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투옥(1962년)돼 종신형을 선고(1964년)받은 것도 샤프빌 학살 직후였다.

유네스코는 1964년 샤프빌 학살 희생자 추모일을 '국제인종차별철폐의 날'로 지정했고, 2년 뒤 유엔총회가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다. 1994년 대통령 만델라는 이날을 남아공 인권일로 지정했고, 2년 뒤 새 헌법을 샤프빌에서 공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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