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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도 최저 혼인율에 위기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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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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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 베이징 특파원

   
 

중국에서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국 민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국의 혼인신고 건수는 763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1986년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중국에서는 2013년 한 해 혼인 건수가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매년 평균 84만건 이상 혼인 건수가 감소해 10년도 안 되는 사이 결혼 인구가 거의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은 2013년 9.88건에서 지난해 5.41건으로 감소했다.

인구 감소를 우려하는 중국으로서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문제다. 혼인 감소는 출생률 저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의 신생아 수는 1062만명으로 1961년 이후 60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를 나타내는 출생률은 0.752%로 건국 이래 최저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출산과 양육 관념의 변화, 결혼과 육아 연령이 높아지는 경향, 젊은층의 출산과 양육 의욕 하락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중국 인구가 이르면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감소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노동인구 감소와 내수시장 약화로 이어져 중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해 지난해 40여년간 유지해 온 산아제한 정책을 사실상 폐지했지만 젊은층이 결혼 자체를 꺼리는 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다. 혼인 감소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과거 산아제한 정책이 부메랑이 됐다. 1980년대 이후 출생아 수 자체가 줄었고, 성비 불균형도 심화됐다. 산아제한기에 태어난 세대들이 결혼 적령기에 접어들면서 혼인 건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여기에 여성들의 교육 수준과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지면서 결혼에 대한 관념이 바뀌고, 결혼 시기가 늦어졌으며 비혼 인구가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는다. 둥위정 광둥성 인구발전연구원장은 “도시화 과정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대도시로 몰려들었지만 생활비 부담과 취업·업무 스트레스가 커져 쉽게 결혼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상수라 할 수 있는 결혼 적령기 인구 감소를 제외하면 주된 원인은 사회적인 문제다. 중국에서는 고등교육 확대로 해마다 대학 졸업자가 크게 늘면서 취업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대도시 집값은 웬만한 선진국보다 높다. 교육열도 한국 못지않기 때문에 사교육비 부담 역시 만만치 않다. 대도시에서 취업을 해도 친구와 함께 방을 얻어 겨우 살아가는 청년들이 집을 사고 결혼해 애를 낳는다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열심히 살아도 달라지지 않는 현실 때문에 취업과 결혼을 회피하고 평평하게 드러눕는다는 의미를 가진 ‘탕핑’이라는 단어가 젊은층에서 유행어처럼 번진 것은 이런 세태를 반영한다.

한국의 현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19만3000건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나타냈다. 10년 전인 2011년 32만9000건과 비교하면 58.7% 수준이다. 굳이 원인을 분석할 필요도 없어 보인다. 청년들이 겪는 현실은 한국이나 중국이나 매한가지다. 두 나라의 역대 최저 혼인율은 취업난과 치솟는 집값, 양육비 부담 같은 팍팍한 현실들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수치로 드러난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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