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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고려인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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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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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규 / 논설위원

   
 

디아스포라(Diaspora)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너머’를 뜻하는 디아(dia)와 ‘씨를 뿌리다’를 뜻하는 스페로(spero)가 합성된 단어로, 이산(離散)을 뜻한다. 처음에는 팔레스타인을 떠나 흩어져 사는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타국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이나 그들의 거주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한민족도 세계 각지에 수많은 디아스포라가 있다.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옛 소련지역으로 이주한 이들과 그 후손을 고려인이라 부른다. 이들은 기근을 피하거나 항일독립운동에 뛰어들기 위해 러시아 극동지방 연해주 등으로 들어가 살았지만, 1937년 스탈린 정권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으로 17만여명이 화물열차에 실려 중앙아시아 각지로 흩어져야 했다. 살아남은 이들은 허허벌판에 땅굴을 파고 살면서 빈손으로 척박한 땅을 개척해 끈질긴 생명력을 온 세상에 알렸다. 청산리·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끈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도 카자흐스탄으로 끌려가 조국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1956년 이주 제한이 풀리자 고려인들은 땅이 비옥한 우크라이나 등 소련 각지로 새 터전을 찾아 나섰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신생 독립국들에서 배타적 민족주의가 성행해 고려인들의 입지가 약화됨에 따라 상당수는 연해주로 재이주했고 일부는 한국으로 귀환했다. 광주 광산구 월곡동 일대 고려인마을과 경기 안산시 땟골마을,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 등에 집단거주지가 생겼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3만여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이 또다시 피란길에 오르고 있다. 고려인 7000여명이 모여 사는 광주 고려인마을이 이들의 한국행을 돕는 모금운동을 펼쳐 오는 30일과 4월1일에 아동·여성·노약자 등 31명이 입국한다. 지난 13일 엄마가 데려온 최마르크 군과 22일 단신 탈출한 남아니따 양에 이어 세 번째다.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 고려인은 3000여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남은 가족을 데려오려고 하지만, 전쟁통에 여권 등 입국에 필요한 서류조차 만들기 어려운 형편이다. 이들을 돕는 방안을 다각도로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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