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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이후를 준비하는 일본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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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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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식 / 도쿄 특파원

중·러 밀착에 위협 느끼는 日
한미일 협력강화 적극 추진중
새 정부와도 대화재개 가능성

경제 신냉전엔 대응전략 고심
전력공급 위해 원전가동 논의

韓도 자원시장 변화 등 대비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 민감하게 반응한다. 세계 역사에 '암흑의 2월'로 새겨질 수 있는 이번 사태가 안보, 기업 활동과 경제, 에너지 전략 등 전방위에 끼칠 영향에 대해 분석·대응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주시하는 일본의 움직임은 한국에 적지 않은 시사점·영향을 준다. 우선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안보이다. 특히 중국·러시아의 위협에 대한 일본의 우려이다. 중국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고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빚고 있는 일본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은 단순히 먼 유럽에서 벌어진 전쟁이 아니라 현실적 위협이다. 여론조사에서 일본 국민의 80% 이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일본 안보 위협에 불안을 느낀다'와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고 답하는 게 이를 보여준다.

중국·러시아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 카드는 미·일 동맹과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이다. 일본은 안보 면에서 한일의 협력이 좀 더 중요해진 상황과 우리의 새 정권 출범을 대화의 모멘텀으로 생각할 수 있다. 최근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한일 관계 발언 등이 다소 유화적이라는 게 이런 예측을 뒷받침할 수 있는데, 우리 새 정부도 이를 활용할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일본이 경제적 측면에서 주목하는 것 중 하나는 기업 활동 등에서 '세계의 분열'에 대한 대비이다. 골드만삭스가 2003년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던 때를 전후로 일본 기업들은 투자금을 들고 이들 4개국뿐아니라 신흥국으로 몰려갔다. 큰 전쟁이나 냉전 같은 리스크는 사라진 것 같았고 '하나의 세계'에서 기업들은 값싼 노동력과 자원이 제공되는 곳을 찾아 제품을 만들고 세계로 팔면 됐다. 한국 기업도 이런 비즈니스 공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며 성장해왔다.

하지만 세계 역사는 되돌려져 중국·러시아를 축으로 하는 세력과 미국 중심의 라인이 힘을 겨루는 '신냉전'을 맞을 수 있게 됐고 이런 세계에서는 외교·안보 이슈가 언제 기업 활동의 제약으로 다가올지 모를 일이다. 세계의 분열에 대비하는 것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 기업에도 중요한 과제이다.

일본의 에너지 전략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천연가스 수요의 55%가량을 러시아로부터 수입해온 독일의 사례처럼 '편중은 위험하다'는 건 기본이고, 일본은 여기에 더해 '원자력발전'의 아쉬움을 느낀다. 원유·천연가스 가격이 오른 가운데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원전의 재가동이 필요한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의 영향으로 일본 원전 33기 가운데 가동 중인 것은 10개에 그친다. 이에 따라 최근 원전 재가동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여론도 늘고 있다.

지난 5년간 '탈원전'의 길을 걸어온 한국에도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자원 시장의 변화는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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