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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격차 ‘국가책임제’로 줄어들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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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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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정 /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학습연구년을 마치고 올해 학교에 복귀한 두 선생님을 만났다. 필자도 연구년을 마치고 대학 강단에 섰다. 일 년의 공백 후 마주한 세 학교의 상황은 엔데믹을 준비하는 교육 현실의 지표일 수 있다.

다소 열악한 사회경제적 배경을 가진 지역의 초등학교 4학년 교실. 절반이 넘는 학생들이 기초학력미달이다. 협동학습을 시도하지만 아직은 잘 안 된다. 수업을 방해하는 정서적 문제를 가진 학생도 있어 학습장애와 함께 정서장애도 대처해야 한다. 학력을 쌓기도, 사회적 관계를 맺기도 취약했던 시기를 보낸 아이들이다. 거리 두기로 단축되었던 수업 시간과 쉬는 시간이 이제서야 정상으로 돌아왔다. 올해가 정말 중요하다.

부유한 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6학년 교실. 기초학력미달 학생은 없다. 대부분 학력과 인성의 문제가 없고, 수업 진행도 원활하다. 그러나 주로 사교육을 통해 강화된 학력은 ‘미리 많이 아는 것’일 뿐, 기후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이해와 민감성은 다소 부족하다. 세계시민과 윤리적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머리와 함께 가슴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대학은 2년 만에 대면 수업을 재개했다. 아직은 마스크를 쓰기에 상호작용이 원활하지는 않지만 비대면 수업에 비할 수 없다. 조심스럽지만 전과 비교하면 읽기와 독해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이 늘었다는 느낌이 든다. 동영상 강의와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던 오랜 독학의 결과는 아닐까. 대학생의 학력은 측정할 만한 객관적 지표도 없다.

‘교육격차’ 현상과 그 해소의 과제가 코로나19로 크게 부상했다. 학습자의 개인적 특성과 노력은 교육적 성취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다. 교육에서 완벽한 격차 해소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학습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모든 학습자의 성과를 끌어올려 결과적으로 격차를 줄이는 것은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학교교육의 목표다. 특히 사회적으로 취약한 계층이 교육적으로도 취약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함에 따라 두드러진 교육격차는 사교육비 증가와 교육 불평등 및 양극화를 가져오기에 중요한 정책적 과제일 수밖에 없다.

교육격차 해소는 지난주 발표된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되었다. 110대 과제 중 교육과 관계되는 과제는 5개, 그중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로 교육격차 해소’가 국정과제 84로 제시되었다.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게 교육과 돌봄의 국가책임 강화, 소외계층 없는 맞춤형 교육과 전 국민 평생학습 지원 등으로 교육격차 해소’가 과제 목표다. 얼마나 멋진 목표인가! 게다가 ‘국가교육책임제’란다. ‘국가가 교육을 책임진다’고?

주요 내용은 유보통합, 초등전일제 교육, 교육 사각지대 해소, 교원 업무부담 경감 등이며 세부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과연 교육격차는 해소, 아니 완화될 수 있을 것인가. 최소한 기초학력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기초학력보장법이 작년에 제정되어 올해 시행되기 시작했는데,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나 새로운 방안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제정된 법률과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모두를 인재로 양성하는 학습혁명’(국정과제 82)에서 ‘AI 기반 학력진단시스템으로 맞춤형 진단·학습을 지원하고, 학생의 특성에 맞게 기초학력을 밀착지원한다’는 내용으로 온·오프라인 기초학력 보조인력 운영, 협력수업 운영학교 및 다중지원팀 확대가 제시되었으나 좀 더 구체적인 방안과 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

교육격차는 다른 교육정책과의 관련성이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관 학업성취도 평가(PISA)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들은 학생 선발, 학교 분리, 학교 민영화가 학업성취도 격차를 심화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중등교육 단계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정책, 학교 안에서 학생을 분리하거나 학교로 학생을 구분하는 정책, 비정부기관의 학교 진출은 대체로 교육격차 해소와 배치된다. 또 다른 국정과제인 ‘100만 디지털인재’와 ‘대학자율’도 중요하지만, 잃어버린 2년을 상쇄하고 새롭게 도약하려면 근본적인 학습 지원에 힘을 쏟아야 ‘모두를 인재로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격차 현상만 보더라도 학교에 따라 상황과 여건이 다르고 해법은 다양하다. 현장과 소통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적기에 투입하는 교육정책이 요구되며, 다른 정책들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교육의 수월성과 형평성, 그리고 학생의 행복까지 목표로 하는 ‘국가교육책임제’와 ‘학습혁명’이라는 국정과제가 그 이름에 걸맞게 추진될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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