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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이 있는 이민생활
미주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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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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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김 / 뉴저지

토요일 이른 오후, 극장 안에 띄엄띄엄 두세 사람이 옆 뒤쪽으로 앉아있다. 같이 앉아 영화를 보던 남편은 시작하고 약 20분 지나 밖에서 기다리겠다 하고 나가고… 조금은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게 서로의 다름이 아니겠는가 밀어붙이고, 빠르게 지나가는 스크린 쫓기에 바쁘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스타워즈에서 봄직한 그린 전등이 왔다갔다, 현재와 과거가 분주하게, 레즈비언 딸이 나오는가 싶더니 휠체어에 의지하는 아버지, 남편과 남다른 성격, 국세청 감사로 분장한 우스꽝스런 제이미 리 커티스, 공상과학 대 다중우주적인 (Multiverse) 액션 판타지 영화다. 미국에 이민 온 중년 중국 여성 에블린 왕(한국이름 양자경)이 코인 런드리를 운영하면서 전개되는 삼세대의 이야기. 이민생활하면서 겪는 공통점이 그 안에 있었다.

아들과 딸이 아시안 몇 명 안 되는 백인학교에서 중고등학교 다니던 시절, 아들은 자기를 귀찮게 하는 아이와 몇 번인가를 싸우고, 나는 부모의 자격으로 학교에 불려가고… 딸아이는 고등학교 때였던 거 같다, 코걸이 혀걸이 한창 유행하던 시절, 귀걸이 몇 개를 더 한다 하여 엄마의 최고의 강권을 발하여 겨우 막긴 했는데,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배꼽걸이는 언제 했는지…

어느 날인가 딸아이 치어걸 연습에 데려다주던 날, 눈물 글썽이며 “꼭 유명한 배우 되어 아시안이라고 차별한 그들에게 뭔가를 보여줄꺼야!”하던 딸, 그러면서 당당히 홈커밍 퀸이 되었고… 두 아이가 학교 다니면서 겪은 인종차별은 이민 1세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가 없었던, 각자가 통과해야했던 이민생활이었다.

주인공 에버린 왕은 가정, 사업에 관한 모든 일들을 혼자 감당한다. 정신이상이 극치에 달할 때 고차원의 환상의 우주적인 표현들이 그려진다. 주인공의 개성과 경험들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초마다 몇십 가지의 얼굴들이 지나간다. 결국 딸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해피엔딩으로 끝나지만, 공상 판타지를 통한 표현은 이 영화의 강점이다.

영화에 나오는 가정이 내 가정으로 오버랩된다. 극장 안에 누구와 함께 들어왔는지 조차도 까맣게 잊은 채 마지막 음악이 출연진들의 이름과 함께 나올 때까지 쏙 빠져있다. 3세대가 겪는 문화적인 배경과 이민 1세 2세가 겪는 이민생활 이야기, 나를 대신하기에 충분했다.

영화가 끝나고 바로 일어나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에버린 왕의 힘들었던 세월들이, 그렇지만 극복하고 다시 행복하게 시작하는 그들의 가정에 큰 박수를 보냈다. 기쁨이 흐느낌으로 변하여 내 안에서 나와 함께 출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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