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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민간 외교의 탄생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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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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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 워싱턴 특파원

세계적 인기를 얻은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아시아계 대상 혐오 범죄 대응’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 백악관 북쪽 출입구 부근에 모여든 BTS의 팬 ‘아미’들은 한국인처럼 생긴 사람만 지나가도 환호하며 “BTS, BTS”를 연호했다. BTS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기 전 브리핑룸에 들를 것이란 사실이 미리 알려지면서 정례 브리핑엔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취재진이 참석했다. BTS는 바이든 대통령뿐만 아니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도 만났다.

   
▲ 지난 5월 31일(현지 시각) 백악관을 방문한 BTS 멤버들이 조 바이든(왼쪽에서 넷째) 미국 대통령과‘손가락 하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BTS는 바이든 대통령과 35분간 환담하며 아시아계를 향한 혐오 범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BTS 트위터

이런 장면들을 보며 BTS의 방문 엿새 전인 지난달 25일 워싱턴 DC의 주요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아시아연구센터에서 ‘한국과 아시아의 새 지정학’을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가 떠올랐다. 사회를 맡은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글로벌 리더 국가”를 지향하겠다고 밝힌 데 주목하면서, 과거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코리아” 정책과 무엇이 달라질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졌다.

   
▲ 김진명 워싱턴특파원

답변에 나선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 한·미 정책국장은 “사상 처음으로 한국 민간 분야에서 예전에 없던 방식으로 미국 대통령에게 직접 접근하게 된 개인들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안내를 받아 평택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과도 따로 만났던 일을 거론했다. 스나이더 국장은 “이것이 한국 외교에 있어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잠재적인 새 도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이 부회장, 정 회장이나 BTS 멤버들과 만난 것은 한국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는 그만한 투자를 미국에 했고, BTS의 인기를 빌려야 전달될 메시지가 있기에 백악관은 이런 만남을 성사시켰을 것이다. 백악관이 삼성을 반도체 공급망 회의에 꼬박꼬박 부르는 것도 같은 선상에 있는 일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인과 K팝 멤버들이 잇따라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장면은 분명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이다. 정부와 정부의 관계와는 다른 차원의 네트워크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대목은 이를 어떻게 ‘한국 외교의 잠재적인 새 도구’로 만들어야 하는가일 것이다. 그저 한국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다고 뿌듯한 감정을 느끼고 지나칠 일도 아니지만, 정부 못지않게 많은 제약 속에 움직이는 기업들을 들러리처럼 이용할 일도 아니다. 악화하는 국제사회 환경과 경제 여건 속에서 정부와 민간이 어떻게 힘을 합해야 힘들게 쌓아 올린 한국의 위상을 미래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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