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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제 징용 원혼들, 올 광복절엔 고국 돌아오나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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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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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생원에 보관된 한반도 출신 희생자들의 유골. [서일본신문 홈페이지 캡처]

〈부산일보〉의 자매지인 〈서일본신문〉에 의해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으로 일본의 탄광에서 일하다 숨진 뒤 납골당에 보관된 조선인 4명의 신원이 밝혀졌지만 유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서일본신문에 따르면 기타큐슈시 ‘영생원’에 안치된 조선인 85명의 유골을 시민단체가 앞장서서 유골함 속 종이나 사진 등을 조사한 결과 4명의 본적지가 밝혀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 중 2명은 유족까지 확인되면서 이들이 유골 반환을 원하고 있고, 일본에서도 인도적 차원에서 하루빨리 보내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한다.

2004년 합의 한·일관계 악화로 중단
인도적 조치 더이상 외면해선 안 돼

유골 봉환 문제는 2004년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기에 더욱 안타깝다.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출신 강제 동원 희생자의 유골 반환에 합의한 뒤 급물살을 탔다. 2008~2010년 강제 징용 노동자를 제외한 군인과 군속의 유골 수백 위가 4차례에 걸쳐 봉환되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2012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유골 반환과 관련한 양국 정부 간 교섭은 중단되고 말았다. 행정안전부 과거사업무지원단에 따르면 일본에서 발굴된 뒤 사찰이나 납골당에서 보관 중인 한반도 출신 징용·징병자의 유골은 2770위에 달한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2016년 ‘전몰자 유골 수집 추진법’을 제정해 유족의 DNA를 수집한 뒤 발굴한 유골과 대조 작업을 진행해 유골을 유족에게 찾아 주고 있지만 한반도 출신자는 대상에서 제외했다. 일본은 보관 중인 유골을 한국으로 봉환하는 일, 전사자 유골의 발굴·대조 작업에 한반도 출신자를 포함하는 문제 모두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어야 가능하다면서 책임을 한국에 미루고 있다. 이처럼 정부 간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사이 양국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일부 유골 봉환이 성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민간 차원에서 처리할 일은 아니다. 최소한의 인도적 차원의 조치마저 외면하면서 힘겨루기만 해 온 한·일 양국 정부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미국은 한국전쟁 발발 40년이 지난 1993년 28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북한 땅에서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벌였다.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싱가포르에서 만났을 때도 유해 송환 항목을 합의문에 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때마침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협의회도 지난 4일 출범했다. 정부는 일본과의 조속한 교섭을 통해 강제 징용 원혼들을 더 늦기 전에 고국으로 데려와야 할 것이다. 또한 아직 발굴이 안 된 유골들까지 찾아내서 봉환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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