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돈 / 인천대 법학부 교수]

3. 신설할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의 기능과 역할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가 수행하여야 할 기능은 기본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수립한 정책을 잘 집행해야 할 것이다. 재외동포정책 수립을 위해서는 전세계 재외동포가 각각 다른 상황과 현실에 있고, 그들의 활동형태도 다양하다는 특수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현재 여러 부처에 산재되어 있는 재외동포 업무를 종합화 체계화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게다가 새로운 정책도 개발하여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에게는 전문성, 유연성, 효율성, 독립성, 대표성 등이 확보되어야 한다.

여기서 새로이 개발하여야 할 정책으로는 현재의 재외동포 문제와 직접 관련된 것도 있지만 그 범위를 넓혀 복합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들도 있다. 예를 들면 최근 중대한 국가적 문제로 대두된 인구감소 또는 국민의 수의 감소의 문제와 관련하여서이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방안의 하나로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외국인동포의 한국국적 회복과 이중국적의 제한적 허용, 재외동포(F-4) 체류자격의 적극적 활용 또는 확대 등 재외동포의 한국에의 귀환이나 교류를 증대하는 것도 연구해 볼 만하다.

또 하나의 예로는 주로 결혼이민자를 통해 형성되는 다문화가족과 관련한 것인데, 결혼시점에 이들의 한쪽은 우리 국민이고 다른 한쪽은 외국인이며, 그 자녀는 <국적법>에 의하여 국민이면서 또 동포이다. 이들 자녀가 한국 내에 있으면 내국인이 되고, 이들이 엄마의 나라로 가게 되면 재외동포가 된다. 그리고 이들 결혼이민자들도 다수가 재외동포이며, 또 대부분이 결혼 후 <국적법>에 따라 간이귀화를 통하여 한국국적을 취득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국적을 취득한 결혼이민자가 해외에 있을 때는 혈통상의 재외동포는 아니지만 국적상 재외국민이다. 따라서 다문화가족은 재외동포와 상당한 접점이 있다. 따라서 다문화가족문제도 재외동포와 관련한 새로운 정책 개발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를 신설한다고 할 때 여러 부처에 산재해 있는 재외동포 정책과 업무를 총괄하고, 종합적·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기 위해서는 그 소속 및 직급도 중요한 사항이다.

먼저 소속은 <정부조직법>에 의하면 중앙행정기관은 대통령소속으로 할 수도 있고, 국무총리소속으로 할 수도 있고, 장관소속으로 할 수도 있다. 대통령소속으로 할 경우는 ‘위원회’와 ‘부’로, 국무총리소속으로 할 경우는 ‘위원회’ 또는 ‘처’로, 장관소속으로 할 경우는 ‘청’으로 신설하는 것이 가능하다. 전술한 바의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재외동포처는 국무총리소속으로, 재외동포청은 외교부장관소속으로, 국경이주관리청과 이민청은 법무부장관소속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전담기구의 장의 직급은 장관급으로 할 수도 차관급으로 할 수도 있고, 그 이하로 할 수도 있다. 장관급으로 할 경우는 대통령소속의 ‘부’와 ‘위원회’와 국무총리소속의 ‘처’와 ‘위원회’로 하는 것과 차관급으로 할 경우는 국무총리소속의 ‘처’와 ‘위원회’가 가능하며, ‘청’으로 할 경우는 무조건 차관급 밑이다.

이처럼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를 신설할 경우 그 소속과 직급도 중요한 문제인데, 다음에는 전담기구는 어떠한 위상을 가져야 바람직한가를 <정부조직법>을 중심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4. 신설할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의 바람직한 위상

(1) 정부조직법상 중앙행정기관의 구조(정부조직법 제2조, 제5조)

중앙행정기관인 정부조직을 신설하거나 개편하기 위해서는 개별법을 병행다든 안하든 막론하고 반드시 <정부조직법>의 개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조직법>상 중앙행정기관은 독임제기관과 합의제기관의 두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독임제기관에는 ‘부’, ‘처’, ‘청’이 있다. ‘부’는 대통령소속으로 장관이 장이다. ‘처’는 국무총리소속으로 처장이 장이고 그 직급은 장관급인 경우도 있고 차관급인 경우도 있다. ‘청’은 장관소속으로 청장이 장이고 그 직급은 차관 밑이다. 반면 합의제기관에는 ‘위원회’가 있는데, 이는 대령령소속과 국무총리소속이 있고, 위원장은 장관급도 있고 차관급도 있다.

이와 관련된 <정부조직법> 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2조(중앙행정기관의 설치와 조직 등) ① 중앙행정기관의 설치와 직무범위는 법률로 정한다.
② 중앙행정기관은 이 법에 따라 설치된 부·처·청과 다음 각 호의 행정기관으로 하되, 중앙행정기관은 이 법 및 다음 각 호의 법률에 따르지 아니하고는 설치할 수 없다.
(다음 각 호: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금융위원회, 개인정보 보호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제5조(합의제행정기관의 설치) 행정기관에는 그 소관 사무의 일부를 독립하여 수행할 필요가 있는 때에는 법률로 정하는 바에 따라 행정위원회 등 합의제행정기관을 둘 수 있다.

따라서 <정부조직법>상 가능한 재외동포정책 전담기구는 재외동포부(가칭), 재외동포처(가칭), 재외동포청(가칭)/이민청(가칭), 재외동포위원회(가칭) 등 4가지이다. 이 중 재외동포부만 법률안에서나 논의에서 제시된 바가 없다. 그리고 전술한 바와 같이 그 장의 직급이 장관급이냐 차관급이냐도 중요하다. 그 이유를 <정부조직법>의 관련 규정을 통하여 검토해 보기로 한다.

(2) 정부조직법상의 중앙행정기관의 위계와 권한

1) 대통령
<정부조직법>상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으로 그 정점에 있고, 행정감독권을 가진다.

제11조(대통령의 행정감독권) ①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
②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2) 국무총리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감독권을 가진다.

제18조(국무총리의 행정감독권) ①국무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각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한다.
②국무총리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명령이나 처분이 위법 또는 부당하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를 중지 또는 취소할 수 있다

3) 행정각부(장관)
장관이 장인 행정각부에 대한 <정부조직법>의 규정례는 다음과 같다.

제26조(행정각부) ① 대통령의 통할하에 다음의 행정 각부를 둔다.
1. 기획재정부
2. 교육부
3. 과학기술정보통신부
4. 외교부
5. 통일부
6. 법무부
7. 국방부
8. 행정안전부
…(중략)…
18. 중소벤처기업부
② 행정각부에 장관 1명과 차관 1명을 두되, 장관은 국무위원으로 보하고, 차관은 정무직으로 한다.(후략)
③ 장관은 소관 사무에 관하여 지방행정의 장을 지휘·감독한다.

그러면 <정부조직법>상 행정각부의 장인 장관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먼저 장관(그리고 차관 또는 차장)은 청장에 대하여 직집지휘권이 있다.

제7조(행정기관의 장의 직무권한) ① 각 행정기관의 장(즉, 장관)은 소관사무를 통할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② 차관 또는 차장은 그 기관의 장을 보좌하여 소관사무를 처리하고 소속공무원을 지휘·감독하며, ...(후략)
④ 제1항(즉, 장관)과 제2항(즉, 차관 또는 차장)의 경우에 소속청에 대하여는 중요정책수립에 관하여 그 청의 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

또 장관은 국무총리에의 사무조정요청권을 가지고 있다.

제7조 ⑤ 부·처의 장은 그 소관사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국무총리에게 소관사무와 관련되는 다른 행정기관의 사무에 대한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장관은 국무회의 의안제출권과 국무회의 소집요구권을 가지고 있다.

제12조 ③ 국무위원(즉, 장관)은 정무직으로 하며 의장(즉, 대통령)에게 의안을 제출하고 국무회의의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4) 처(처장)
<정부조직법>상 ‘처’는 4개가 있는데, 그 중 국가보훈처의 규정례는 다음과 같다.

제3장 국무총리
제22조의2(국가보훈처) ①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에 대한 보훈, 제대군인의 보상·보호 및 보훈선양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국가보훈처를 둔다.
② 국가보훈처에 처장 1명과 차장 1명을 두되, 처장과 차장은 정무직으로 한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처’의 현황은 아래와 같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처’는 국무총리소속이고, 현재 모두 4개의 처가 있다. 그 중 국가보훈처장은 장관급인데, 이와 관련해서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격상하려는 법률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이다. 나머지 인사혁신처, 법제처, 식품의약안전처의 장은 차관급 처장이다. 이렇게 처장은 장관급 처장과 차관급 처장이 있다.

처장의 권한은 다음과 같다. 처장은 국무총리에의 사무조정요청권이 있다.

제7조 ⑤ 부·처의장은 그 소관사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국무총리에게 소관사무와 관련되는 다른 행정기관의 사무에 대한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

그리고 처장은 국무회의 출석발언권과 국무총리에의 의안제출건의권이 있다.

제13조(국무회의의 출석권 및 의안제출) ① 국무조정실장·국가보훈처장·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식품의약품안전처장 그 밖에 법률로 정하는 공무원은 필요한 경우 국무회의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다.
② 제1항에 규정된 공무원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국무총리에게 의안의 제출을 건의할 수 있다.

처장의 권한을 장관의 권한과 비교해 보면 처장은 국무회의 소집요구권이 없다.

5) 청(청장)
청장을 장으로 하는 ‘청’의 규정례로 법무부의 경우를 본다.

제32조(법무부) ① 법무부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② 검사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소속으로 검찰청을 둔다.
③ 검찰청의 조직·직무범위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

현행 <정부조직법>상 행정각부와 그 소속청의 현황은 아래와 같다.

그리고 <정부조직법>상 청장의 권한은 없고, 반대로 청장은 소속 장관, 차관, 차장의 직접 지휘를 받을 의무가 있다.

제7조(행정기관의 장의 직무권한) ④ 제1항과 제2항의 경우에 소속청에 대하여는 중요정책수립에 관하여 그 청의 장을 직접 지휘할 수 있다.

<정부조직법>상의 장관 또는 차관의 청장에 대한 직접지휘권이 추상적인데, 문화체육관광부령인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소속 청장에 대한 지휘에 관한 규칙>을 통하여 그 구체적인 내용을 짐작해보고자 한다. 물론 행정각부의 담당 사무가 모두 다르므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청장에 대한 직접지휘권의 경우와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나 이를 통하여 그 구체적인 내용을 개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휘권을 성문규정을 두어 정형화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고 그때그때 구두나 공문으로 발동할 수 있을 것이며, 그 지휘권의 내용이 이 문화체육관광부의 그것보다 약할 수도 있고 강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