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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조선학교와 교과서 문제에 대한 소고 (1)
진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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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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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관 /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1. 시작하며

   
▲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1945년 재일동포들의 민족교육, ‘국어강습소’ 형태로 시작된 재일조선학교는(이하 조선학교) 80년에 이르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듬해 국어강습소들이 3년제 초등학원으로 발전하여 초등교육이 시작되었고, 10월에는 도쿄조선중학교가 창립되어 중등교육이 시작되었다.

아래의 표에서와 같이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조선학교는 150여 개교에 이르렀다. 그런데, 최근 90여 개교로 반감한 상황이며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 출처: (한국)교육부, 정인섭, 「재일교포의 법적지위」(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1996), p. 64에서 재인용. ** 1500명은 조총련측 통계에 의한 것임.

최근 총련 홈페이지에는 조선학교의 현황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과거에는 공개하고 있었다. 2013년 검색했을 당시에는 총 68개 교정에 98개교였다. 지금은 이보다 더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원인으로는 90년대부터 북한의 경제위기가 심각해지면서 ‘교육원조금 및 장학금’ 감소로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일본정부의 탄압 그리고 동포사회가 4세 5세로 이어지면서 민족성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올 4월에 168번째 ‘교육원조금 및 장학금’ 2억 5,118만엔이 보내졌는데 도합 491억 3,057만 390엔에 이르고 있다.

1957년 처음으로 2억 2,160만엔이 보내진 장학금은 1975년 37억 3,776만엔으로 가장 많았고, 이후 지속 감소하여 2000년대에는 년 2억엔 정도이다. 지난 2021년에 2억 1,906만엔, 2020년에는 2억 1,660만엔이었다. 이 금액은 과거의 50년대 보내진 2억엔 가량의 화폐가치와 비교한다면 매우 적은 금액으로 형식에 지나지 않는 수준이라 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조선학교는 어떤 교육과정을 통해 민족성을 지키고 학생들을 교육할 것인가에 대한 지속적인 변화를 꾀하였다. 그 이유는 변화하는 시대에 학생들에게 알맞은 교육을 해야 하며, 일본사회에서 살아가야하는 학생들에게 기초 지식을 알려주어야 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조선학교의 교과과정과 교과서 개편에 관한 내용을 언급하고자 한다.

2. 재일 조선학교에 대한 정책적 방향

   
▲ 출처: 재일조선인총련합회 홈페이지 참조. (http://www.chongryon.com/k/cr/link_3.html : 검색일 2013.7.14.).

조선학교의 현안 문제들은 매우 다양한 영역에 걸쳐있다. 언급한 바와 같이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학교유지 문제가 무엇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 당국의 입장과 총련 중앙의 입장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2-1. 김정은 총비서의 서한
지난 5월 28일 총련 제25차 전체대회에 보낸 김정은 총비서의 서한에서는 총련의 첫 번째 과업으로 “총련의 모든 활동을 동포제일주의로 지향시키고 일관시켜나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동포제일주의’는 “위대한 주체사상, 인민제일주의를 재일조선인운동실천에 구현한 사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총련은 마땅히 동포제일주의조직이 되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 과업으로는 “민주주의적 민족교육을 재일조선인운동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교육, 동포들이 자녀들을 마음놓고 맡길 수 있는 교육으로 강화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철두철미 자기 수령, 자기 조국, 자기 민족을 똑바로 알게 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새로운 교수방법, 다양한 과외교양방법들도 적극 창조하고 공유해나가도록 해야 하며, 한편으로는 각급 학생수를 결정적으로 늘이도록 해야 한다는 점과 조선대학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세 번째 과업으로는 “재일동포 사회의 민족성을 고수하기 위한 된바람을 일으켜나가가는 것”을 언급하고 있다. 특히 혈통과 언어를 강조하면서 “우리 말과 글을 즐겨쓰도록 하는 것이 민족성고수의 출발점, 애국의 첫걸음”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네 번째 과업으로는 “국가제일주의 시대에 부응하여 조국의 자주적통일과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 발전에 특색있게 이바지 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민족교육의 발전과 우리 말과 글을 사용하게 하는 것은 총련 과업의 중심 부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2-2. 총련 제25차 전체대회의 토론과 폐회사
이에 대해 총련은 전체대회를 통해 안건을 토의하고, 허종만 의장 폐회사를 통해 김정은 원수의 ‘강령적 서한’을 구현해 나갈 것을 언급하였다. 또한 토론에서는 조선대학교 한동성학장이 김정은 원수가 ‘장중보옥’이자 ‘세계 유일의 해외교포대학’을 “민족인재양성의 원종장으로서의 사명과 임무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이어 와카야마조선초중급학교 박지준교장은 김정은 원수의 서한에서 나타난 두 번째 과업의 내용을 강조하면서 “지식경제시대의 요구에 맞게 교육내용과 방법을 부단히 개선하여 학생들을 보다 유능한 애국애족인재로 키움으로써 민족교육의 우월성과 생활력을 더욱 힘있게 과시해 나가겠다”고 강조하였다.

즉 김정은 원수의 서한에 대한 ‘관성적인 반응’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4가지 과업이 총련 동포들에게 필요한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연간 지원 액수가 2억엔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볼 때 과하게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민족교육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철두철미 자기 수령, 조국, 민족을 알게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재일동포 사회에 적용될 수 있는 내용일지는 의문이다. 여전히 국기게양식과 국기 및 애국가에 대한 인식을 갖도록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했듯이 조선학교들 학생모집이 여의치 않은 것이 지금의 현실이며 다양하게 발전방안들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3. 재일 조선학교의 현안 쟁점

3-1. 다양한 쟁점들
올 해 기타오사카(北大阪)초중급학교의 사례를 보면, 초급부 1학년에 10명이 입학하게된 것이 14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2019년도에는 초급부 6학년 학급을 만들지 못했고 이후 중급학교는 휴교조치가 취해진 바 있다.

결국 학부모들이 방문사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를 전개하였고, 특히 <토요보육>이 2020년도부터 시행되면서 관심이 증가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로써 최근 3년간 초급학교 학생들이 2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이와 같이 학생수 감소로 인한 휴교와 폐교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개선되는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좋은 환경에서 수업이 전개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코로나로 인한 정보교실 최신화 작업, 냉난방 부재 해결, 운동장 인조잔디사업 등 다양한 사업들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이 외에도 고교무상화, 즉 12년간 방치되어 온 보조금 재교부문제는 풀어나가야 할 중대한 문제이다. 코로나펜데믹으로 인해 2년간 중단했던 요구를 올 3월 도쿄도를 방문해 요청을 재개한 바 있다.

3-2.《2중모범학교》의 사례
올 1월 22~23일 양일에는 2021(학)년도 교육연구모임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는 모범교수자, 모범학교 상이 수여되었다. 여기서 6개 학교기 2중(두 번째) 모범학교로 선정된 학교들의 분야별 분류를 보면 조선학교가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이해될 것으로 생각된다.

《종합2중모범학교》에는 이쿠노(生野)초급학교, 《공부를 잘하는 2중모범학교》에 도쿄제3초급학교, 《우리 말을 잘 배우고 늘 쓰는 2중모범학교》에는 도쿄(東京)제5초중급학교, 니시고베(西神戶)초급학교, 이타미(伊丹)초급학교, 《학교 사랑하는 운동을 잘하는 2중모범학교》에 이바라키(茨木)초중고급학교가 선발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북한 당국의 방향, 즉 김정은 총비서의 서한에서 나탄나 것처럼, 수령, 조국, 민족을 우선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 주체사상(또는 김일성-김정일주의)과는 어떤 연관이 있을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공부 잘하는 모범학교》가 이에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 살펴봤지만, 이와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공부를 잘하는 2중모범학교》에 선정된 도쿄제3초급학교의 경험을 보면, ‘교육의 ICT화’가 핵심이다. 2020년에 새교사로 이전하였고 고학년 학생들에게 ‘판형콤퓨터’(태블릿PC) 1인 1대씩 준비가 되어 수업을 진행했다.

각 교실에 대형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갖추고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한 ‘ICT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효과적인 방법을 연구하였다고 한다.

결국 교과서 내용만이 아니라 태블릿을 통한 개인적 조사(서치)를 통해 새로운 지식들을 반영하여 자발적으로 발제도 진행된 점이 특징적이다. 이 외에도 학생들과 개인적 일들에 대한 《담화》(일종의 상담)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공유하여 학교생활의 의욕을 향상시킨 것도 주요 이유로 꼽고 있다.

그러나 《종합2중모범학교》 인 이쿠노(生野)초급학교는 다소 다른 점을 볼 수 있었다. 2021년도가 30주년이기도 하여 2017년에 5개년계획을 수립하고 해마다 분야별 모범학교를 수여받아 최종적으로 종합모범학교에 선정되도록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그리고 이 학교는 오사카에서 동포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고 총련 오사카본부가 있는 이쿠노구(生野区)에 위치하고 있으며, 과거 히가시오사카(東大阪) 제1, 제3, 제5초급학교가 통합된 학교이다. 따라서 학교 규모가 인근의 제4초급학교 보다 크며, 시설면서도 투자가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이 학교는 지역마다 ‘꼬마분회장’(총련의 말단조직을 분회라고 한다)을 두고 지역동포와 교류하는 기회를 가져나갔다. 그리고 교사들은 회고록(항일무장투쟁에 대한 회고를 의미)을 깊이 체득하기 위해 영화 [조선의 별] 감상과 해설 발표 모임을 진행했다. 조선예술영화 ‘조선의 별’은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사를 그린 내용으로 1980년, 82년, 87년에 걸쳐 10부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또한 《충정의 만페지독서운동》과 문학작품창작활동도 전개했다.

이와 같은 이쿠노초급학교의 사례를 보면, 북한 내부에서 전개되는 당의 활동과 매우 유사한 형식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는 여타 2중모범학교들과는 많은 차이를 가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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