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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노인시대를 어떻게 즐길 것인가?
코리아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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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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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수 / 재뉴질랜드 칼럼니스트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의 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는 한번뿐인 인생을 즐기면서 보내는데 중점을 둔 것 같다. 주석 내용을 보면 “안다는 것은 진리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좋아한다는 것은 좋아만 했지 완전히 얻지 못한 것이다. 즐긴다는 것은 완전히 얻어서 이를 즐기는 것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평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출산율이 증가하고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높아지자 세계인구도 급속도로 증가해왔다. 다만 한국의 경우 한국전쟁 여파로 그 추세는 10년 정도 늦게 나타났다. 그러나 1955년부터 1965년까지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라고 부를 정도로 출산율이 피크를 이루었고 의료기술의 발달과 생활여건의 향상으로 평균수명이 급속도로 연장되어 왔다. 1900년대 말에 이르러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삶의 질이 향상되었으나 결혼 여건은 악화되어 만혼, 결혼 포기, 저 출산, 출산 포기 현상으로 노인인구는 증가하고 있는데 젊은이들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현재 60대인데 그들이 더 노화하면 보살필 젊은이들이 더 부족하게 되고 젊은이든 노인이든 서로가 각자도생(各自圖生)해야 되는 추세로 전환되어간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8에도 못 미치는 세계 최하위인데 이런 추세라면 머지않아 한민족의 미래가 없어질 거라고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어렸을 때 주위에서 자식이 없는 가정을 두고 집안 문 닫았다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민족과 국가적 차원에서는 국가가, 민족이 문 닫았다는 소리를 들을 판이다.

노인에 대한 연령 구분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제기될만하다. 평균 수명이 60세 이하일 때와 80세가 넘는 현실에서 무엇을 근거로 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뉴질랜드의 경우 노후 연금이 지급되는 만 65세를 노인으로 취급하는데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정서적으로는 꼭 나이로 구분 짓는 것 보다는 개인의 건강 상태나 정신 상태, 행동양식, 사회적 활동 상태에 따라 달리 적용될 수도 있는 일이다. 만 54세를 넘기고 이민 왔을 때, 물론 직업이 없이 돌아다닐 때였다. 만나는 키위들은 대뜸 무슨 걷기(Walk)를 하느냐고 물었다. 알고 보니 무슨 일(Work)을 하느냐? 였다. 그들은 65세가 되어 은퇴(Retire)하는 것은 이해를 하는데 젊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놀고 있으면 이해를 못한다. 이민 오자마자 직업을 구할 수도 없는 일이고 탐색하는 기간도 필요한 것인데 대답이 구차하기도 해서 신문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고 임기응변을 털어놓기도 하였지만 창피한 마음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빨리 65세가 되면 떳떳이 은퇴한 상태라고 말하리라 다짐을 했다. 65세가 되자 리타이어(Retire) 했느냐 아니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묻기도 하였다. 스스로 아직 젊다고 자부하고 있는데 리타이어 했다고 말하기도 쑥스러워 리타이어(Re tyre)했지만 인생을 새로 재출발하기 위해서 타이어를 갈아 끼었노라고 농담으로 웃어넘기기도 하였다.

80세가 되면 스스럼없이 노인 대열에 합류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80세가 되어보니 주위에 나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즐비한데 노인이라고 끼어들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내 나이를 되돌아 볼 때 중년이라고 하기엔 염치가 없고 그렇다고 노인이라고 치부하기엔 스스로 용납할 수 없어 ‘8학년 꽃 중년’이라고 자칭해보았다. 9학년이 되면 어쩔 수없이 노인 그룹에 편입이 되겠지만 신노인(新老人)으로 설정하려고 한다. 앞으로 가까운 장래에 평균 수명이 90세가 넘고 100세 시대가 도래 할 터인데 100세부터 노인으로 취급되는 때에 대비할 일이다. 그리고 꽃 중년인 지금은 신노인으로 진입하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열심히 배우면서 살아가고 있다.

즐기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일이 있어야하고 아는 게 있어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부모님을 모시거나 자식들을 부양할 일로부터 해방이 되었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자유가 보장되었다면 신체적인 자유를 유지하면서 좋아할 일을 찾아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노년을 즐기면서 살 일이다. 혼자서 즐기는 데는 한계가 있고 더불어 사는 인간 사회인만큼 관계 속에서 어울려 즐거움을 창출하고 이를 사회에 전파함으로서 보람 있는 인생을 전개해 나간다면 얼마나 노년이 즐거운 일이겠는가?

   
 

지난 2월 오클랜드에서 설날 기념 경로잔치에 참여해보았다. 65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모임이었는데 큰 강당에 입추의 여지없이 어르신들이 모여들었다. 주최 측에서 준비한 프로그램과 푸짐한 식사, 선물꾸러미 등으로 일요일 한 때를 즐겼다. 그러나 한결 돋보였던 것은 80대 여성으로 구성된 무지개합창단원들의 라인댄스 공연이었다. 음악에 맞춰 일동이 정확한 스텝으로 몸동작을 통해 표현하는 공연이 흥을 돋우었다. 단원들은 노래, 춤, 장기 등 다양한 솜씨들을 자랑해왔지만 노인이라고 해서 젊은이들이 제공하는 것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연기를 통해 즐거움을 선사하고 본인 자신들도 희열을 느끼는 멋을 선보였다.

신노인은 진정한 자유인이다. 활동하는데 특별히 구속 받을 일이 없고, 경제적으로도 자유롭다. 사회적으로 책임을 진다거나 의무를 부여 받을 일도 없다. 자기 건강을 보살피어 주위의 도움 없이 활동 할 수 있으면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 자유를 배우고 참여하는 데 활용하여 한 번 뿐인 인생을 후회 없이 즐기면서 살아갈 일이다.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가 노년을 즐기는 9가지 지혜를 제시했는데 그 중 두 가지를 소개해본다.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겨라. 늙어가는 것을 불평하지 말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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