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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학교의 의미와 과제(3)재외동포 한국어 교육의 의미
강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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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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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재외동포의 한국어 교육의 의미를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저는 민족정체성 등등의 철학적인 말씀은 드리지 않겠습니다. 작년 세미나에서 "한민족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민족교육의 방향"이란 제목으로 김신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께서 다양한 각도에서 말씀을 해주셨기 때문에, 아주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의미만 몇 가지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4. 재외동포 한국어 교육의 의미

1) 한국어는 이민자로 사는 우리 동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플러스알파다
학생들은 주중에는 현지 학교에 다니고 주말에 따로 한글학교에 오기 때문에 현지 아이들보다 부담이 큽니다. 주말에는 쉬면서 학교를 벗어나 다른 것들을 통해 창의성을 키울 기회를 갖는 게 바람직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그럴 시간에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주말에도 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타깝지만,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다른 장점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으로 위안을 합니다. 즉 '변화하는 미래에 대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세계가 지금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제의 중심이 점차로 동북아시아, 즉 일본, 한국, 무엇보다 중국으로 옮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이 아시아 언어 하나를 잘 하는 것은 애국심의 차원이 아닌 실용의 면에서 미래에 대한 준비나 투자가 될 것입니다.

현지 아이들이 쉽게 배우지 못하는 아시아 언어 하나를 우리 학생들은 한 걸음 앞서 배우고 있는 것이며, 한국어를 통해 일본어나 중국어를 배우기가 쉬어집니다. 유럽이 민주적 시민사회라고는 하나 이민자가 겪는 불이익은 여전히 많이 있고, 그런 것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학업을 마치고 직업전선에 뛰어 드는 나이에 아시아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이 불이익을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2) 각 지역에서 한글학교는 한국의 세계화와 민간 외교를 실천하고 있다.
이민자들은 이미 자신들이 체류하고 있는 국가에서 한국에서 부르짖는 세계화를 일상에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국가브랜드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마음에 드는 말은 아닙니다만, 아무튼 그 브랜드가치가 단지 잘 만들어진 영상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곧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이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에서 김연아 양이 금메달을 따자, 그것이 한국에 가져온 브랜드 가치가 얼마라는 계산을 하더군요. 요즈음은 모든 가치가 돈으로 계산이 되지 않으면 아예 평가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 못지않게 소위 국가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각 나라에서 조용히 교육을 하고 있는 한글학교와 그 구성원들 입니다. 현지 사회에 잘 적응하면서도 자신의 언어와 문화를 보존하는 한국사람, 예의 바르고 당당합니다.

'저들은 무엇을 가지고 있기에 이민자 중에서는 숫자도 얼마 안 되는 소수민족인데 저렇게 열심히 모국어 교육을 하는가!' 이것이 제가 독일에서 한국어 교육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때, 독일사람, 또는 다른 외국인들의 표정에서 읽어 내는 의미입니다. 유럽은 점차 이민자들의 다양한 언어가 사회를 분열하는 요소라기보다는 긍정적 다양성으로, 그것에서 전체 사회에 기여할 장점을 끌어낼 수 있음을 파악하기 시작했습니다.

국가에서 재정을 들여 수많은 외국어 교육을 따로 시키지 않아도 이민자 단체들이 알아서 스스로 하고 있으니, 좋은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의 모국어 교육이 현지 사회에 가져다주는 이익보다 더 큰 것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재외동포가 한국에 가져다주는 이익입니다. 한국은 영어 교육에 성과 없는 엄청난 투자를 계속하느니보다 재외동포의 한국어 교육을 확실하게 지원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3) 한글학교는 한국인 커뮤니티 존속의 기둥이다.
자녀들이 한국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 한인 커뮤니티의 결속력은 매우 허약해지며 한국과의 연대감도 약해질 것입니다.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그 문화를 배우는 것이며, 특히 어린 시절에 배우는 언어는 개인의 정서에 깊게 스며듭니다. 그 동안 한글학교는 많은 학생을 배출해 왔습니다. 그 중에는 한국어를 한국에서 성장한 청소년 못지않게 잘하는 졸업생도 있고, 그저 몇 마디 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졸업생도 있지만, 한글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는 이세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애정은 각별합니다.

그러나 한국어를 전혀 구사하지 못하는 2세, 3세들이 다수가 되어 버리면, 어떤 의미에서 한인사회라는 것이 존재하기 어려워 질 것입니다. 특히 유럽은 이민이 원칙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한국에서 새로 이민 올 가능성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세대의 한국어 교육은 한인사회의 존속을 결정하게 되므로, 이미 우리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어 교육을 장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글학교 졸업생들 중에 현지어, 영어 그리고 한국어라는 세 언어를 가지고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는 청년들을 자주 봅니다. 그들은 한 결같이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있고, 본인의 자녀에게도 가르치겠다고 합니다. 벌서 독일의 경우는 한인 3세들이 학교에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전 세계 한인 공동체가 이민 1세대가 주역이어서 한국어로 생각하고 말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한국어를 배우지 않은 2세나 3세가 다수가 되어 있을 때 어떤 상황이 전개될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과 같지 않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어로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 도움도 받고, 대화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놀랍고도 즐거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 20년 후쯤에, 유럽의 각국에서 태어나 성장한, 출신은 한국계지만 한국어를 구사할 수 없는 동포들이 대부분일 때, 이들이 서로 만난들 어떻게 마음을 움직이는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까? 영어로? 손짓 발짓으로?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한국어 교육은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고, 해결되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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