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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한인 마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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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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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수 / 논설위원

   
 

15년 전 파리 특파원 시절 자주 간 한인 마트가 있었다. 구매액의 5%를 적립해 주는 것이 그 가게의 장점이었다. 적립 카드 가득 스탬프가 찍혀 써 먹으러 갔더니 가게가 사라지고 없었다. 파리 교민이래야 6000명 남짓이라 수익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2년 전 파리에 들렀더니 한인 마트가 환골탈태해 있었다. 가게가 훨씬 커지고, 상품 구색도 더할 나위 없이 다양했다. 손님 반 이상이 현지인 청년이어서 더 놀랐다.

2022년 12월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하던 한국 여행객들이 폭설에 갇혀 차가 꼼짝달싹 못 하게 됐다. 삽이라도 빌리려 인근 주택 문을 두드렸다가 ‘입 호강 행운’을 누리게 됐다. 치과 의사인 집주인이 K푸드 마니아라서 냉장고에 한식 식재료가 가득했던 것. 맛술, 고추장, 참기름, 고춧가루까지 있었다. 솜씨 좋은 여성 여행객이 제육볶음, 닭볶음탕 등 오리지널 한식을 척척 만들어 집주인과 손님 모두 K푸드 파티를 즐겼다.

미국 소도시 가정집 냉장고에 한국 식재료가 가득했던 건 한인 마트가 대형 유통 체인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미국 최대 한인 마트인 H마트는 1982년 뉴욕 퀸스에서 80평 식료품 가게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미국 전역에 96점포를 거느리고, 연매출 20억달러를 올린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K라면 신드롬’의 산실로 H마트를 지목하며 “H마트 같은 아시아계 식료품점이 문화 현상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보도했다.

한인 마트의 성장엔 K팝, K드라마 등 한류 문화가 한몫을 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떡볶이, 김밥, 컵라면 등 한국 식료품이 세계인의 눈길을 끌면서 팔도도시락, 신라면, 비비고 만두, 불닭볶음면 등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됐다. CJ제일제당은 만두 해외 매출만 1조원이 넘고, 한국 라면은 월 1억달러 이상 불티나게 수출된다. CJ제일제당, 농심, 대상 등 한국 대표 식료품 기업들의 해외 매출 비율이 30~50%에 이른다.

한인 마트가 자리 잡기 어려운 신흥국에선 편의점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등에 한국 편의점이 1000곳 이상 진출해 K푸드와 한국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다. 외국에서 살아 보면 한인 마트가 한인 사회의 구심점이자 K푸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미국 H마트처럼 전국적 체인망을 가진 한인 마트가 등장하면 좋겠다. 한식 식재료 조달이 쉬워지면 한식당이 늘고, 한식 수요 기반이 넓어져 한식 세계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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