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석 / KAVC 상임이사 ]


지난 5월8일 유타 주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에서 3선의 현역 상원의원인 ‘밥 베넷(Bob Bennett)’이 낙선했다. 이어서 11일 실시된 웨스트버지니아의 연방하원 민주당 예비경선에선 28년 경력의 거물인 ‘앨런 몰러헌(Alan Mollohan)’ 현직 의원이 경쟁자인 마이크 올리베리오(Mike Oliverio)' 주 상원의원에 밀려 낙마했다. 플로리다 주의 현 주지사인 '찰리 크리스트(Chris Crist)' 주지사가 역시 ‘티파티(Tea Party)’로부터 낙인이 찍혀서 경선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5월18일 4개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예비선거 결과에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펜실베이니아 주의 대반란은 거의 광란에 가깝다. 지난해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서 오바마 대통령의 체면을 한껏 올려주었던 그래서 오바마의 200% 지지를 받는 상원의 30년 거물 ‘알렌 스팩터(Alen Specter)’의원이 날아갔다.

공화당의 무법천지인 켄터키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의 대표인 ‘미치 맥코넬(Mitch McConell)’이 점지한 켄터키 공화당 오야붕인 ‘트레이 그레이슨(Tray Grayson)’이 티파티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랜드 폴(Rand Paul)’에게 무참하게 무너졌다. 아칸소 주도 바람이 일었다. 민주당의 현직인‘블랜치 링컨(Blanche Lincoln)’상원의원이 노동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해 재선거를 치러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2010년 유권자들은 분명히 구토제를 먹었다. 습관적으로 중앙정치의 관행을 구현하는 기존의 정치인들을 연속적으로 부담 없이 토해내고 있다. 체제에 반기를 들고 현직을 사정없이 두들겨대기 시작한 예는 벌써 4년 전에 시작되었다.

이념으로 무장한 풀뿌리 사회운동가들의 집합체인 무브온(MOveOn)은 2006년 커네티컷 주의 '조 리버맨(Joe Lieberman)' 상원의원에게서 민주당의 지명을 박탈했었다. 리버맨 의원은 그 후에 무소속으로 당선되었다. 그런데 지금이 그때와 다른 점은 이러한 현상이 특별한 케이스나 어느 특정한 지역의 상황이 아니고 전국적인 현상을 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막을 수 없는 현실정치의 변화임이 확실하다.

재임자를 보호했던 예전의 정치세력이 맥을 못 추고 있다. 당파적인 언론매체 그리고 인터넷 사회조직 같은 신체제는 기존의 정치세력에 반기를 드는 신진 정치인들에게 홍보(선전)와 돈(재원)이라는 선거운동상의 두 가지 필수요소를 제공하고 있다. 정치권의 대반란을 주도하는 반체제 집단들은 이제 사실상 스스로의 지도부를 갖춘 체계적인 세력이 되었다. 계속해서 홈런과 안타를 날리고 있는 보수진영의 ‘티파티(Tea Party)'와 진보진영의 ’무브온(MoveOn)'과 같은 투명한 대중 조직이다.

2006년에 조 리버맨을 민주당에서 떨어뜨린 무브온은 “그 이후로 우리는 더욱더 수준이 높아만 갔다. 우리는 유권자들이 더 이상 자기가 속한 정당의 체계를 거치지 않고 누구를 지지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세상을 만들어 냈다”고 중간선거전에서 자신 있게 말하고 있다.

워싱턴의 구체제 인사들을 제외하곤 중간선거전의 이러한 흐름의 현상을 국민 모두가 반기는 것 같이 보인다. 유권자들이 그들의 자발성과 자립을 보이는 것이라는 논평이 대세다. 워싱턴만을 제외하면 일반 시민들 모두가 이 대대적인 집안청소에 대해서 원가 후련함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펜실베이니아의 ‘알렌 스팩터’는 자신을 살리려고 끝까지 공화당에 남겠다는 약속을 저버린 80세 기회주의의 마스코트였고, 유타 주의 베넷은 자신의 임기를 제한하겠다는 공적인 약속을 져 버렸다. 1982년에 당선된 멀로헌 의원은 사적금융거래의 혐의를 받았다. 도전자들은 작은 기부금을 얻어내기 위해서 더 이상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전국위원회를 기웃거리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인터넷이나 배고픈 풀뿌리 활동가들의 이메일 주소를 사용하면 된다.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동원하기 위해서 더 이상 당 조직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들에겐 ‘ MoveOn ' 과 ’Tea Party'가 있다.

2008년부터 많은 사람들이 큰 변화를 희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선거결과에도 그러한 희망이 반영되었다. 이번 중간선거는 변화가 원하는 만큼 빨리 진행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선거이며 동시에 그 변화가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선거이다. 중간선거 벌써 중반전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