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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완화는 '버냉키의 도박'
LA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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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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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1.08 LA중앙일보 <경제 에세이> / 최운화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장 ]


(미국이) 제2의 양적완화를 쓴다고 한다. 영어로는 Quantitative Easing인데 QE의 약자로 표현되고 이번 제2의 양적완화는 QE2로 부르기도 한다.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푼다고 이해하면 된다.

경기부양정책은 크게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이 있다. 재정정책이란 정부가 사업을 벌이거나 세금을 줄여주거나 아니면 실업수당을 더 길게 해주는 식으로 직접 생산을 늘려 고용을 일으키고 소비자가 소비할 수 있는 돈을 주는 방법이다.

반면에 금융정책이란 소비자나 고용을 직접 겨냥하지 않고 시중에 돈을 많이 푸는 방법을 말한다. 이자율을 낮추는 방법과 은행들의 지불준비율을 낮추는 방법이 대표적인데 현대에 와서는 이자율 정책이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일본의 장기불황 시절에 이자율이 0%까지 떨어지고 나자 더 이상 이자율을 낮출 수가 없는 상태에서 나온 묘책이 양적완화인데 금융정책의 일환이다.

양적완화를 하면 시중에 돈이 많아지고 금리가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 그러면 돈 많고 이자가 낮으니 대출이 활성화되어 기업은 시설을 확장하고 소비자는 자동차나 냉장고 같은 큰 상품에 대한 소비를 늘리기 쉽다.

이자율이 낮으니 은행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쫓아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그러면 주식가격이 올라 돈을 벌었다고 생각해 소비를 더하는 소위 '부의 효과'도 생긴다. 달러가격이 떨어져 미국의 수출가격이 싸지면서 수출위주의 기업들의 매출이 증가한다. 이렇게 보면 기가 막히도록 좋은 정책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2008년 말부터 2010년 3월까지 시도된 1조7000억달러에 해당하는 제1차 양적완화는 미국의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했다. 양적완화를 최초로 시도했다는 일본 역시 아직까지 경기의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무엇이 잘못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양적완화로 돈이 늘어나고 이자율이 싸져도 개인이나 기업들이 돈을 빌리지 않는 것이다. 아니 개인의 경우는 못 빌리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개인들은 거품시절의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어 돈이 조금만 생겨도 빚갚기에 바쁘다. 기업들은 아직도 불안하기에 돈을 벌어도 현금으로 챙기고 있다. 은행들은 적자 메우기와 자본비율을 올려 사활의 덫에서 벗어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한마디로 돈은 있으나 아무도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양적완화가 성공하려면 돈을 늘리고 이자율만 낮춘다고 되지는 않는다. 돈을 쓰려는 투자와 소비심리가 살아나야한다. 경제의 기본원리다. 양적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지적하는 부분이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아직 돈을 못쓰기 때문에 경제가 안돌아 간다고 하면 지금 돈을 더 푸는 것은 인플레이션과 투기만 조장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거품의 후유증을 거품으로 막으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이미 양적완화의 화살은 당겨졌다. 금값이 튀고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신흥국가로 투기성 달러가 몰린다. 제2의 양적완화가 다시 전세계를 거품에 몰고 간다는 우려가 생긴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대공황과 일본 장기불황에 관한 전문가다. 미국의 금융위기 전에 일본의 장기불황에 대한 정책에 대해 여러 조언과 비판을 했었다. 너무 소극적 대처가 문제라고 했다.

제2의 양적완화는 어찌 보면 적극적 또는 선제공격적 대처라고 할 수 있다. 긍정과 부정의 시각이 엇갈린다. 그래서 '버냉키의 도박'이라는 말도 듣는다. 역사의 영웅이 될지 아니면 경제를 뒤엉키게 했다는 오명을 듣게될지의 승부수는 던져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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