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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선籍 동포>-②성향 둘러싼 논란한국정부.민단, "조선적=친북 인사"라며 총련과 동일시 / 전문가들 "총련과 무관한 조선적도 다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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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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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조선적 동포들의 성향에 대한 한국인들의 보편적 인식은 `친북'이다. 즉 북한의 지시를 받아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진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을 따르는 사람들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 정부 노선을 따르면서 총련과 적대관계에 있는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은 아예 조선적의 실체를 부정한다.

민단의 정진 단장은 최근 연합뉴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조선적 동포들에 대한 기자 질문에 "조선적은 없고 총련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 시각도 이에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적 동포들이 한국 입국을 위해 여행증명서를 받으려 할 때 일본 각지의 한국총영사관은 이들이 과거와 현재 총련과 어떤 관계를 가졌는지를 세밀히 살핀다.

오사카총영사관에서 조선적 동포 면담을 담당하는 손중기 영사는 "조선적은 총련 계열인냐"는 질문에 "조선적이 모두 총련은 아니지만, 총련 조직에서 일하는 사람은 100% 조선적"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면 조선적 가운데 총련과 무관한 사람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총련과 무관한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예로 보아 별로 없었다"면서 "영사관에서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 민단에 문의하거나 여러 기록을 찾아 확인한다"고 말했다.

`통일된 조국'에 대한 열망에 대해서도 손 영사는 "조선학교를 다녔거나 총련계 조직에 몸담았던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북한을 자신의 조국이라고 여기면서 말로만 대한민국도 내 조국이라고 말하는 것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했다.

총련에 비판적이고 북한에 대해서도 비우호적 견해를 가진 조선적 특정인을 거명하자 그는 "그분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가 현재 총련과 거리를 두고 있어도 과거 총련계 조직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고,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비판적일 수 있지만 북한 체제 자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총련과의 관계가 끊어진 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여러 차례 "남도 북도 내 조국이 아니다"라고 말해 왔더라도 여전히 총련계 인사로 분류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과거 조선적을 갖고 있다 한국 국적을 취득한 A씨는 "마치 인민재판이라도 벌여서 공개적으로 북한 체제를 비판하라는 것이냐"면서 "현재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포함해 과거 조선적이었던 이들은 일정 정도 북한과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가족 중 누군가가 총련 조직에 몸을 담았거나, 먼 친척 중 한 사람이 1960년대 북송선을 타고 가 북한에서 살고 있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A씨는 또 "조선적을 갖고 있거나 과거 조선적이었던 이들은 총련과 밀접하게 연관된 조선학교를 다닌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수학여행 등으로 한 두 차례 북한을 다녀왔을 것"이라면서 "어릴 적 우리말을 배우기 위해 조선학교를 다닌 것까지 다 문제 삼으면 조선적자들 가운데 친북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한국행 여행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자칫 간첩으로 취급받을 수도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을 듣는 경우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난해 4월 오사카주재 한국총영사관이 조선적 재일동포 정영환(29) 씨의 입국을 거부한 근거는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등에 중대한 침해를 야기할 우려가 있는 경우 여권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여권법 조항이었다.

하지만 가족 친지 중에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총련 또는 관련 단체에 몸담았거나, 당사자가 조선학교를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그를 총련과 관계가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총련은 사실상 거의 와해된 조직이며, 총련과 무관하게 조선적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진 교수는 "총련 중앙 및 지방의 핵심 요원들을 제외하면, 총련에서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북한의 노선을 추종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955년 출범했을 때와 비교해 현재 총련의 위상은 크게 위축됐고, 그에 따라 총련계로 분류되는 조선적 보유자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이는 총련 조직에 대한 재일동포 사회의 불신이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일본 언론의 반북 논조가 강해지고, 조선학교 학생들에 대한 이지메(집단따돌림) 등 재일동포들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지만 이런 가운데서도 총련은 북한 추종 노선을 견지했다.

재일동포 3세로 2004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B씨의 말은 더욱 시사적이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를 따라 남도 북도 아닌 `조선적'을 갖고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조선학교에서 `민족 교육'을 받고 자랐다"면서 "한국 국적을 취득하게 된 것은 한국에 대한 동경과 북한에 대한 실망 또는 배신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인 납치 사실을 시인한 뒤 재일동포 사회는 크게 동요했고, 이때 상당수 조선적 동포들이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한 때 총련에 몸담았던 동포 A씨는 "총련 중앙은 북한의 노선을 추종해서는 미래가 없다"면서 "총련 조직원들의 상당수가 나와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서도 "정말로 안타깝고 못마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선적=친북' 또는 `조선적=총련계'라는 인식이 여전히 불식되지 않으면서 한국 대학교에 합격하고도 입학을 포기하거나 한국에 오고 싶어하는 조선적 학생의 한국행이 좌절되는 안타까운 일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일부, 특히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권한 남용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지난 7월 "현행 여권법은 외교통상부 장관의 재량으로 여행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그 권한이 남용될 여지가 있고, 최근 외국 거주 동포의 입국 신청에 대해 국적전환 거부 등을 이유로 여행증명서 발급이 거부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현재 `1년 이내'로 돼 있는 외국거주 해외동포의 여행증명서 유효기간을 `3년 이내'로 정할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여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강 의원은 재일동포들이 가장 많은 제주도의 지역구 의원이다.


(서울=연합뉴스 / 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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