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철 / 재미칼럼니스트, 본지 편집위원 ]


한국의 언론들은 새해 벽두부터 한국 정치판의 일전을 예고하고 있다. 새롭게 점지된 장관들의 청문회가 곧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의도가 아닌 언론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자질을 두고 먼저 포문을 열었다. 신임 감사원장 내정자가 공직에서 물러난 후 7개월 동안 올린 수입이 7억 원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청문회에서는 지난 대선 때 최대 이슈로 등장했던 BBK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이라는 예보까지 하고 있다. 또 지경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는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린벨트 지역에 투자한 부동산으로 15배에 달하는 이득을 취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인지 야당에서는 감사원장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청문회 역시 쉽게 넘어가지 않을 태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청와대는 여유만만이다. 수입 7억 원 중 3억 원을 세금으로 납부했기 때문에 실질 수입은 4억 원에 불과하다며 별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식이다.

사실 내정자들의 이정도 흠집을 두고 겁낼 MB정부 관계자들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우선 부동산 투기 문제라면 청문회 때마다 등장해 온 고정메뉴가 아닌가. 어디 그뿐인가. 부동산 투기 의혹정도라면 별로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국민들 덕분에 대통령이 될 수도 있는 나라가 아닌가 말이다.

또 무엇보다도 경제를 중시하는 대통령이 아닌가. 공직자 부인이라면 내조차원에서 왕성한 경제 활동을 펼쳐온 이들의 모습이 오히려 가산점으로 작용하지 않았을는지 모를 일이다.

7개월 만에 7억 원을 벌었다는 문제 역시 얼마나 뛰어난 능력인가. 더구나 7억 원을 벌어 3억 원을 세금으로 납부할 정도의 양심(?)이라면 능력이나 모든 면에서 감사원장으로서 당연히 적격자라고 생각을 할 테니 말이다.

결국 이번 내정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 역시 일부 언론이나 야당들의 소망과는 달리 찻잔속의 미풍으로 끝날 소지가 다분하다는 생각이다.

여하튼 지난 3년간의 MB정권의 모습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지난 3년간의 모습을 지켜보며 기대치에 부응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을 별로 찾아 볼 수가 없다.

지난 대선 당시 MB를 지지했던 국민들조차도 실망하고 있다. 인사 정책을 비롯한 모든 MB의 정책이 국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배 째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심지어 기대를 걸었던 대북정책마저 천안함 사태, 연평도 포격 사건을 당하고도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보수 우파까지도 MB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지경이다.

사실 지난 3년간 MB정권에서 한 일중 4대강 사업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싶을 정도이다. 여당 단독으로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 시킨 것이 MB의 지지율을 높여주었을 리가 만무이다.

또 현재 진행형인 구제역 문제만 해도 그렇다. 매일 같이 살 처분이외에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 탓에 한숨만 짓고 있는 농민들이 부지기수이다. 심지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하는 농민까지 속출하는 판국이 아닌가. 그런데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이유가 민주당의 장외 투쟁 때문이라는 얼빠진 소리나 늘어놓고 있다.

농민 탓, 국민 탓을 하지 않고 있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한심하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야당 일각에서는 미국 쇠고기 전면 수입을 위한 조치로 현재 정부가 구제역에 대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관한다는 황당한 소리까지 하고 있을까 싶다.

여하튼 현재 MB 정권의 모습은 한마디로 사면초가이다. 전후좌우를 살펴보아도 모두가 악재뿐이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MB의 지지율이 50%를 넘어서고 있다면 뭔가 한참 잘못 되었다는 생각이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가 없듯이 언제까지 잘못된 여론 조사 기법으로 민심을 왜곡할 수가 있을지 지켜 볼 일이다.

아무튼 MB 정권도 이제는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항시 등산할 때보다는 하산 때가 더 어렵고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레임덕 역시 대통령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고 보면⋅⋅⋅